전남도, D-day 잡힌 인공태양 유치 총력전 돌입
나주혁신도시 켄텍·한전·에너지밸리 강점
전북·포항 등 경쟁…11월 말 후보지 결정

전라남도가 미래 청정에너지의 상징인 '인공태양(핵융합에너지) 연구시설' 유치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당장 11월 말 최종 후보지 선정을 앞둔 가운데 전남도는 나주를 전면에 내세워 '대한민국 에너지 대동맥'의 중심지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상용 원자로 건설의 발판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핵융합 발전은 바닷물 속 수소 원자핵을 융합시켜 태양처럼 빛과 열을 내는 원리를 이용하는 기술이다. 수소 1g으로 석유 8톤에 맞먹는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으며, 탄소 배출이 거의 없어 기후위기 시대의 '궁극의 친환경 에너지'로 꼽힌다. 전 세계는 핵융합 상용화를 놓고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한국은 KSTAR(한국형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와 ITER(국제핵융합실험로) 참여를 통해 세계 선두권 연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KFE)은 2040년대 상용화를 목표로 '데모 원자로(실증로)' 설계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인공태양 연구시설은 차세대 기술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며, 향후 상용 원자로 건설의 발판이 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총 사업비 1조2천억 원 규모의 국가 핵융합 연구 거점 건설을 추진하며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제4차 핵융합에너지 진흥계획'과 '핵융합 실현 가속화 전략'에 따라 내달 13일까지 각 지자체의 유치계획서를 제출받을 예정이다. 이어 유치계획서 심사와 현장조사, 발표평가를 거쳐 11월 말 최종 후보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나주 에너지벨리' 최적지
현재 전북도와 경북 포항시가 경쟁자로 나서면서 세 지역 간 유치전은 점차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포항은 동남권 연구 인프라, 전북은 새만금 재생에너지 클러스터를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전남도는 풍부한 에너지 인프라, 안정적 지반, 확장 가능한 부지를 근거로 '국가 에너지 수도'의 타이틀을 자신하고 있다.
전남도에 따르면 나주는 이미 한국전력공사 본사와 에너지공대(켄텍), 600여 전력·에너지 기업이 집적된 '혁신도시 에너지밸리'를 갖고 있다. 여기에 해상풍력, 수소, AI 데이터센터, RE100 신도시 등이 잇달아 추진되면서, 인공태양 연구시설 입지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평이 나온다.
전남도는 2021년부터 여러 차례 용역과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며 발 빠르게 준비해왔다. 2024년에는 전국 최초로 인공태양 유치 전담 TF를 구성했고, 도-한전-켄텍-나주시 간 실무협의체도 운영 중이다. 올해에는 '전남 인공태양 포럼'과 '기업 간담회'를 잇달아 열어 산·학·연 협력 생태계를 확장하며 중앙정부와의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나주시는 2022년부터 한국에너지공대와 함께 인공태양 8대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초전도 도체 시험설비 구축사업'을 선점하는 등 중장기적 기반을 닦아왔다. 또 올해 나주영산강축제에서는 시민 대상 '인공태양 체험부스'를 운영하며 미래 세대의 과학 인식 제고에도 힘을 쏟았다.
유치계획서 제출을 코앞에 앞둔 가운데 나주시는 지난 20일 강상구 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 추진단(TF)'을 꾸려 6개 반 체제로 운영하며 매일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전 시민을 대상으로 유치 필요성을 알리고 지지 서명운동도 병행해 범시민 공감대를 확산할 계획이다.
서명운동은 읍면동 순회, 국제농업박람회 참여, 사회단체 결의대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하며 시민의 지지와 열망을 하나로 모아 정부에 강력한 유치 의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인공태양 유치는 나주의 미래 100년 먹거리를 결정할 중대 과제"라며 "에너지 수도로 도약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남도, '청정에너지 벨트 완성'
전남도는 이번 유치를 계기로 '핵융합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향후 인공태양 연구시설이 들어서면 K-핵융합 관련 중소기업 육성, 소재·부품 산업 확대, 국제공동연구기관 유치를 통한 고급 연구인력 양성 등 다양한 산업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도는 연구·실증·사업화를 잇는 '전남형 청정에너지 벨트' 완성을 목표로, 해상풍력·수소산업과 함께 인공태양 프로젝트를 3대 전략 축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2050 탄소중립 실현과 에너지 대전환 시대의 기반은 전남이 이끌어갈 것"이라며 "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는 단순한 지역 유치가 아니라 국가 미래 에너지 안보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형주 기자 hispen@namdonews.com
나주/김경일 기자 mygo123456@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