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동산거래 규제 때마다 휘청이는 경기도 재정

정부가 부동산 거래를 규제할 때마다 경기도 재정이 휘청인다. 부동산 거래가 급감하면 경기도의 주 세원인 취득세 징수를 직격하기 때문이다. 김동연 지사는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정부의 ‘제1동반자’를 표방하면서 정부의 10·15 부동산대책을 적극 옹호했다. 그 대가로 도 세수 증발에 대비해야 할 책임을 떠안았다. 지역화폐 등 정부의 현금성 복지정책이 확대되면 부담은 더 커진다.
도내 12곳이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 지역에 포함된 10·15 대책으로 당장 거래량 감소는 현실이 됐다. 일각에서는 서울시 전역이 묶였으니, 경기도에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지만 극히 일부 지역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10월 들어 도내에서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곳은 2개 단지뿐이다. 가을 성수기도 옛말이다. 부동산 업계는 이달 도내 공급 물량을 1만8천295가구로 예상했지만, 11월로 넘어갈 공산이 커졌다. 까다로워진 청약 조건에 건설사들도 서민들도 셈법이 복잡해진 탓이다.
그 결과 경기도 세수는 올해 최악으로 예상된다. 21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8월 말까지의 도세 징수액은 10조4천665억원이다. 전년 동기(10조4천182억원)에 비하면 소폭 늘었지만 세수 상황이 좋던 2021년(결산 기준·16조7천987억원)에 비하면 매우 저조하다. 도세 징수액 중 취득세 비중은 50%가 넘는다. 부동산 열풍이 한창이던 2021년에는 취득세가 65%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거래 절벽이라는 ‘악재’가 맞물려 감액 추경을 편성해야 할 판이다. 감액 추경을 편성하게 되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재임 때인 2013년 3천억원을 줄인 이후 처음이다.
경기도는 지난 2022년에도 부동산 거래 급감으로 세수에 비상이 걸렸다. 당시 도는 특별징수대책까지 내놓으며 신축 건물·상속재산·구조변경 등 세원 발굴에 혈안이 됐고 긴축에 나섰다. 이번 대책으로 더 악화된 재정결핍이 발생할 수 있다. 김 지사의 역점사업도 지체될 수 있다. 기본소득·민생회복 쿠폰 등 이재명 정부의 현금성 정책도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21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도 재정 연관성이 현안으로 지적됐다. 취득세는 부동산 정책에 따라 변동 폭이 커 의존도가 높을수록 재정은 위태롭다. 도의 재정 구멍을 지방채 발행에 의존할 일은 더더욱 아니다. 도의 자주 재원을 위한 안정적인 세수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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