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실수요자를 위한 보완책도 시급하다
‘세번째 부동산 대책’ 내놓자 지인 연락 쇄도
보증금 상승·대출도 막혀 ‘매매 계획’ 수포로
풍선효과 피하기 힘들어 보여… 보완책 바람

새 정부가 출범 4개월만에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지난 15일. 친구들뿐 아니라 연락이 뜸했던 지인들에게서 조차 연락이 왔다. 이제 어떻게 해야 되느냐는 골자의 질문들이 대뜸 나왔고 주어는 빠졌지만 이들이 무엇을 묻고자 하는지는 너무나 쉽게 알아들었다.
일례로 용인시 수지구에 사는 한 지인은 “전세 재계약 날짜가 아직 4개월이나 남았는데 집 주인이 보증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벌써 연락이 왔다”며 “당장 집을 사야 하는 거냐”고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로 집주인이 향후 어떻게 될지 몰라 미안하지만 이번엔 좀 많이 올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4년째 이 집에서 살고 있는 지인은 몇년 더 살고 싶은 마음에 보증금이 어느 정도 상향될 것은 예상했는데 더 올릴 것이라는 말에 눈앞이 깜깜해졌다고 한다.
전세로 살고 있는 한 친구도 이참에 집을 사려고 계획했다가 전면 수정해야할 처지에 빠졌다. 수원 영통구가 예상 밖으로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가능한 대출이 대폭 줄어서다. 6년 전 둘째 아이 출산으로 전용 59㎡의 구축 아파트를 팔고 84㎡의 전세로 옮긴 친구는 그간 지출을 최대한 줄여 이번에 74㎡ 정도의 집을 사려 했다가 계획했던 계산이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이외에도 여러 차례의 전화가 왔지만 이전과 달리 얘기만 들어줄 뿐 어떠한 대안도 주지 못했다. 과천과 성남 분당구 정도는 규제지역으로 묶일 것으로 내다봤지만 수원·용인·하남·안양 등 한강 이남 벨트 대부분을 규제할지는 사실 내다보지 못해서다. 예상보다 더 확대된 규제 지역 지정에 이들은 하나같이 말했다. 주거 사다리를 걷어차였다고 말이다.
현재 상황으로 보면 10·15 대책 이후 규제지역의 주택 거래는 상당히 오랜 기간 동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소수의 현금부자 외에 집을 사기 위해서는 대출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형편들인데 은행 문은 더욱 닫혔다.
규제 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6·27 부동산 대책과 같이 15억원 이하의 경우 최대 6억원이다. 물론 15억원 초과 경우 2억~4억원으로 강화됐는데 경기도 내에서 주거 사다리를 고려한 이들에게는 먼 이야기다. 가장 큰 문제는 담보인정비율(LTV)이 기존 70%에서 40%로 낮아졌다는 점이다. 6억원의 아파트의 경우 기존에는 최대 4억2천만원을 대출 받을 수 있었지만 현재는 2억4천만원에 불과하다. 1억8천만원의 현금을 대출이 아닌 다른 곳에서 끌어와야 한다. 부모에게 기댈 수 있는 금수저들이 아니고선 일반 직장인들에게는 매우 큰 액수다.
물론 생애 최초 구입자와 신혼부부의 경우 예외지만 그렇다고 녹록한 것은 아니다. 디딤돌 대출은 주택 평가액 5억원 이하만 대출이 가능하다. 규제지역에서 5억원 이하 아파트는 엄청 오래된 구축이거나 교통 등 인프라가 취약한 곳, 아니면 매우 작은 면적이 대다수일 것이다.
주거 사다리만을 위해 둥지를 떠나 비규제지역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형편의 실수요자들이 늘 수밖에 없다. 풍선효과를 피하기 힘든 이유다. 우리는 앞서 문 정부 시절에 이를 학습한 바 있다. 이번 정부는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도내 12곳을 규제지역으로 묶었지만 화성 동탄을 비롯해 안산, 시흥 등은 이미 아파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그야말로 ‘핫’하다. 안양 만안, 용인 기흥, 구리, 남양주, 부천, 인천 송도 등도 대체지역으로 거론된다. 풍선효과가 여기저기서 삽시간에 발생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규제도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연속된 규제를 내놓았던 문 정부 시절을 생각하면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에 당정이 실수요자들의 불만 높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 부동산을 잡기 위해 더 센 규제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주거 사다리를 이을 수 있는 대책 말이다. 실수요자를 위한 보완책을 기다려 본다.
/황준성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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