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 없는 오컬트…'구원자', 본 적 없는 색다른 매력의 공포[스한:현장](종합)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기적과 저주의 경계에서 인간의 욕망을 탐구하는 영화 '구원자'가 베일을 벗었다.
영화 '구원자'가 22일 서울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 언론시사회를 열고 작품의 미스터리한 세계관을 공개했다. 이날 현장에는 신준 감독을 비롯해 김병철, 송지효, 김히어라가 참석했다.
'구원자'는 축복의 땅 오복리로 이사 온 부부 영범과 선희에게 기적 같은 일이 연이어 일어나지만, 그 모든 것이 누군가의 불행의 대가임을 깨닫게 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오컬트다. 영화는 기적과 저주를 맞바꾸는 인간의 욕망과 죄의식을 흥미롭게 그렸다.
연출을 맡은 신준 감독은 "기적에 대한 갈망, 그리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몸부림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라 생각했다"며 "기적과 저주를 상이나 벌이 아닌 등가교환으로 설정한 점이 흥미로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원자'는 구마나 퇴마가 등장하지 않는다. 기적을 간절히 원하는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이고, 그들의 내면을 다층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전작 영화 '용순'으로 섬세한 감정선과 따뜻한 시선의 연출력을 인정받은 신준 감독은 오컬트 장르로 방향을 튼 이유에 대해 "사실 이런 장르가 제 취향이다. '구원자'는 기적과 저주라는 소재를 통해 가족이라는 단위의 욕망과 불안을 들여다본 작품이다. 8년 만에 공식석상에 섰는데, 이 작품이 제게도 하나의 기적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김병철은 가족의 재활을 위해 오복리로 이사 온 가장 '영범' 역을 맡았다. 가족에게 온 기적을 지키기 위해 고뇌한다. 그는 "작년 겨울부터 촬영을 시작해 1년 만에 관객을 만나게 됐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며 "기적과 저주가 교환된다는 설정이 흥미로웠다. 이유는 모르지만 불행을 느낄 때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 지점을 오컬트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라 매력적이었다"고 전했다.
송지효와 부부로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서는 "아름다운 연기자라고 알고 있었고 실제 만나서 아름다운 외모에 깜짝 놀랐다. 소통하기 좋았고 스태프들과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드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더라. 선희 연기도 잘 해내셔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송지효는 "어색함이 없는 게 신기할 정도로 실제 남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배님과의 교감이 처음부터 잘 됐다. 개인적으로 잘 맞았던 것 같다"고 화답했다.
송지효는 '영범'의 아내 '선희'를 연기한다.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잃어가며 신앙으로 고통을 견디는 인물이다. 그는 "사고로 눈이 안 보이는 인물이라 실제 돋보기 안경을 쓰고 연기했다. 감독님이 여러 레퍼런스를 주셨는데, 오히려 안경 때문에 레퍼런스 보다 더 안 보였다. 그게 선희 역을 연기하는데 큰 몫을 했던 것 같다. 오히려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비주얼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땐 '춘서' 캐릭터가 더 끌렸다. 너무 입체적이고 잃는 과정이 처절했다. 하지만 감독님이 선희 역을 제안하셨고, 선희 또한 얻었다가 잃는 과정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춘서' 역의 김히어라는 홀로 아들을 키우며 살아가는 인물로, 어느 날 갑자기 아들이 걷지 못하게 되면서 절망에 빠지는 모정을 그렸다. 그는 "오컬트라는 장르를 좋아한다"면서 "거기에 미스터리가 들어간 장르다. 한 명 한 명을 들여다보면 악역이 없다. 누려야 할 건강, 시력 등을 얻기 위해 구원을 바라며 섬뜩함을 주는 것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춘서 역할이 탐구할 만한 역할이라고 생각해서 꼭 연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2년 전 불거졌던 학폭 논란에 대해서는 "전에 소속사를 통해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심려를 끼친 부분이 있었지만 당사자들과 만나 오해를 잘 풀었고, 각자의 삶을 응원하고 있다. 활동하지 못한 기간을 억울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 또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기적처럼 좋은 영화를 만나 감사하다. 이후 활동에서는 내면을 더 성찰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준 감독은 세 배우를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세 분의 출연작을 거의 다 봤을 정도로 팬이었다. 김병철 배우는 어떤 인물이든 설득력 있게 표현하고, 송지효 배우는 눈빛 하나로 감정을 전달한다. 김히어라 배우는 시나리오를 쓰면서부터 함께하고 싶었다. 단조로운 인물이 아닌, 배우의 해석으로 새로운 결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촬영 현장은 영하 25도까지 떨어지는 혹한 속에서 진행됐다. 신 감독은 "배우들이 내색하지 않고 분위기를 띄워줘 감사했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연기에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송지효는 "너무 추워서 난로에 붙어 있었는데, 조명감독님이 '그거 난로 아니고 조명'이라고 하시더라. 플라시보 효과였던 것 같다"고 웃으며 당시를 회상했다.
첫 상업영화에 도전한 김히어라는 "첫 촬영을 갔을 때 긴장했는데 선배님들이 가족처럼 맞아줬다. 송지효 선배가 '너 왜 이제 왔어, 이거 좀 먹어' 하시더라"며 "컷이 끝나면 웃으면서 대화를 나누는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한편, '구원자'는 오는 11월 5일 개봉한다.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eyoree@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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