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생물자원] ‘K-생물다양성 데몬 헌터스’를 꿈꾸며

노희경 2025. 10. 2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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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희경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활용부장

"K팝 데몬 헌터스", 일명 케데헌 열풍이 여전히 지구촌을 달구고 있다. 아이부터 성인까지 전 연령층을 매료시킨 케데헌은 넷플릭스 최다 시청 기록을 갈아치웠고, 주제가도 빌보드 최상위권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전 세계에 우리나라와 문화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끌어올리고 있는 좋은 콘텐츠의 힘이라 하겠다.

'혼문'은 케데헌의 핵심 모티브이다. 악령들이 지상으로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주인공 헌트릭스 삼총사의 노래와 팬들의 감동으로 만들어내는 보호막이다. 인간들의 고뇌와 갈등으로 혼문이 파괴된 틈을 타고 악령들이 나왔지만, 삼총사가 결국 악령들을 봉인하는 황금 혼문을 완성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가상 세계인 영화 바깥 현실 지구에도 '혼문'이 있다. 우리 현재와 미래의 삶을 크게 좌우하는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의 문제이다. 지금 한반도에서도 과도한 에너지 사용, 무분별한 개발 등으로 혼문이 열리고 있다. 기후변화의 열기가 혼문의 틈으로 유입되고, 호우와 가뭄 같은 이상 기후가 따라오고 있다. 많은 외래종, 특히 곤충들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한반도 생태계가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은 덤이다.

혼문을 지키고 완성해야 하는 헌트릭스 삼총사를 현실 지구에서도 찾을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해본다. 국제사회부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과 시민 등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답일 것이다.

기후변화로 생물다양성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우리 일상생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분매개 등 수많은 생물이 생태계와 인간에게 제공하던 서비스가 사라져가고 있다. 이런 기능들을 인간이 만든 기계로 대체하려면 높은 비용과 에너지가 필요하고, 이는 또다시 기후변화를 가속할 것이다.

이와 반대로 생물다양성 보전과 증진으로 기후변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주변에서 생물다양성을 악화시키는 '데몬'들을 찾아 없애는 작은 행동들이 중요하다. 일상생활에서 에너지 소비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노력은 거대한 기후변화에 대항하는 혼문을 완성하는 작은 퍼즐들이다.

 우리 생물자원의 가치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다. 2007년 개관한 국립생물자원관은 바로 이러한 역할을 지향해왔다. 우리나라의 생물종을 발굴하고 가치와 활용법을 찾아내며, 국민에게 생물다양성을 증진하는 방법을 전파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일례로 보도블록 틈 등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 잡초로나 취급받았던 방동사니에서 항염, 미백효과를 발견하여 민간사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고부가가치 화장품을 개발해 냈다. 소의 분변에서 이산화탄소를 먹고 유용 물질로 바꾸는 아세토젠균을 발견해 생물학적 온실가스 전환 기술의 핵심 소재 개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매년 30여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아오는 생생채움 전시관을 운영하며, '생물다양성 교실'과 '교사 등 현장종사자 역량강화교육'을 통해 어린이들이 미래 K-생물다양성 데몬 헌터스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앞으로도 생물다양성 혼문을 완성하는 좋은 콘텐츠를 개발하고 시민들이 마음을 모아 실천하도록 지원하는 헌트릭스로서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모든 시민이 지구의 헌트릭스가 되어 함께 혼문을 완성하는 날을 꿈꾸어본다.

/노희경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활용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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