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사저처럼 꾸미려 백악관 부수는 트럼프… "역사 파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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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을 부수기 시작했다.
미국 언론은 △제대로 된 검토·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데다 △기존 백악관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다는 당초 트럼프 대통령 공약이 지켜지지 않았고 △자신의 돈에 민간 기부금을 보태 공사비를 조달하겠다던 대통령 약속도 이행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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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례 증·개축” vs “전례 없는 대개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을 부수기 시작했다. 플로리다주(州) 사저처럼 꾸미기 위해서다. 역사적인 공공물을 사유물처럼 다루고 함부로 망가뜨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자 백악관은 정면 반박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전날 동편 입구 제거와 함께 착수된 백악관 이스트윙(동관) 철거 공사가 이날 더 많은 부분을 허물며 강행됐다고 현장 사진과 관계자 두 명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지시인 해당 공사는 999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새 대형 연회 공간의 조성에 필요한 사전 작업이다. 증축되는 연회장은 전체 면적이 5,110㎡(약 1,550평)인 백악관의 두 배에 가까운 8,360㎡(약 2,530평) 규모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비용으로는 약 2억5,000만 달러(약 3,600억 원)가 투입된다고 한다.
미국 언론은 △제대로 된 검토·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데다 △기존 백악관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다는 당초 트럼프 대통령 공약이 지켜지지 않았고 △자신의 돈에 민간 기부금을 보태 공사비를 조달하겠다던 대통령 약속도 이행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발끈했다.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언론 보도를 “만들어진 분노”로 규정하며 “이성을 잃은 좌파들과 그들의 ‘가짜 뉴스’ 동맹들”이 트집을 잡는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미국 대통령들은 당시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백악관을 개보수하고 확장하고 현대화해 왔다”며 역대 대통령들의 증·개축 사례를 늘어놓았다.

그러나 역사·건축학자들은 국가 수도의 역사적 건물을 자기 취향대로 바꾸려는 시도가 정도를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미국 대통령사(史) 전문가인 마사 조인트 쿠마 미 토슨대 교수는 WP에 “변화는 되돌릴 수 없다. 그들은 역사를 영원히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6~2018년 백악관 역사협회의 수석 역사가를 지낸 에드 렌젤은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힐에 “잔디밭에 깃대를 세우고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를 (금색으로) 장식하고 (잔디 대신 석재를 깔아) 로즈가든을 바꾼 것은 유별난 게 아니지만 이 정도 대규모 연회장 건설은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모델은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사저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새 연회장 내부 디자인은 트럼프 소유 개인 리조트 마러라고의 그랜드 볼룸을 본떴다”고 평했다. 로즈가든은 마러라고의 야외 테라스를 흉내 낸 공간으로 탈바꿈했다고 AP통신이 분석했다.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들어 부동산 개발업자 시절을 떠올리며 수도 전체를 자신의 미학에 맞게 개조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 왔다”고 전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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