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서의 외신 다이제스트] 일본, ‘여성 리더 시대’ 문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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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보수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4) 자민당 총재가 일본 헌정 사상 첫 여성 총리로 선출되면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로써 주요 7개국(G7) 가운데 대통령이나 총리 등 여성 국가 지도자를 배출하지 못한 나라는 미국만 남게 됐다.
유엔 여성기구(UN Women)의 통계에 따르면 2024년 6월 기준, 유엔 회원국 193개국 중 현직 여성 국가 원수(대통령 또는 총리)가 있는 나라는 27개국이다.
다카이치 총리의 등장은 보수적인 일본 정치계에서 여성 리더십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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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보수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4) 자민당 총재가 일본 헌정 사상 첫 여성 총리로 선출되면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로써 주요 7개국(G7) 가운데 대통령이나 총리 등 여성 국가 지도자를 배출하지 못한 나라는 미국만 남게 됐다.
유엔 여성기구(UN Women)의 통계에 따르면 2024년 6월 기준, 유엔 회원국 193개국 중 현직 여성 국가 원수(대통령 또는 총리)가 있는 나라는 27개국이다. 대표적 인물로는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48),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63)이 있다. 두 사람 모두 강력한 리더십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초의 여성 지도자는 남아시아의 섬나라에서 나왔다. 1960년 영연방 자치령이던 실론(현 스리랑카)의 시리마보 반다라나이케 총리다. 1959년 남편 솔로몬 반다라나이케 총리가 암살되자 정치 일선에 나섰다. 이듬해 5월 남편이 창당한 자유당의 총재로 선출됐고, 같은 해 7월 총선에서 승리해 세계 첫 여성 총리로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반다라나이케는 이후에도 1970~1977년, 1994~2000년 등 세 차례에 걸쳐 총리직을 맡으며 스리랑카 정치사에 굵은 족적을 남겼다.

세계 두 번째 여성 지도자는 인디라 간디다. 인도 초대 총리였던 자와할랄 네루의 딸인 인디라 간디는 1966년 총리직에 오른 뒤 두 차례에 걸쳐 16년 동안 집권했다. 1969년에는 이스라엘에서 골다 메이어가 총리직에 올랐다. 메이어는 이스라엘 건국의 주역으로 원조 ‘철의 여인’으로 불린다.
1974년에는 아르헨티나의 이사벨 페론이 대통령이 됐다. 남편인 후안 도밍고 페론 대통령이 사망하자, 부통령이었던 이사벨 페론은 대통령직을 자동 승계했다. 1975년에는 아프리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여성 지도자가 탄생했다. 엘리자베스 도미티엔 총리다. 1979년 민주주의 원조국 영국에서 여성 총리가 탄생했다.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마거릿 대처다.
1990년대 이후 여성 지도자는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앙겔라 메르켈은 2005년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됐고 2021년까지 약 16년간 장기 집권하며 유럽의 안정과 통합을 상징하는 리더로 평가받았다. 한국에서도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됐지만 불행히도 탄핵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2010년은 여성 리더십이 꽃핀 해였다. 호주, 코스타리카, 키르기스스탄, 슬로바키아, 트리니다드토바고 5개국에서 잇따라 여성 국가 지도자가 탄생해, 가장 많은 여성 정상이 배출된 해로 기록됐다.
미국은 여성 지도자를 배출하지 못한 나라다. 2016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에게 패배했고, 2024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역시 ‘유리 천장’을 깨지 못한 채 트럼프의 승리를 지켜봐야 했다. 민주주의 상징 국가이자 ‘기회의 나라’를 자처하는 미국이 아직도 여성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다카이치는 지난 21일 임시국회에서 총리로 선출된 뒤 곧바로 우익 인사들이 포진된 내각 명단을 확정, 국정 운영의 닻을 올렸다 . 그는 경제 재건과 안보 강화 등을 국정 운영의 방향으로 제시했다. 다카이치가 총리로 취임하면서 그의 남편인 야마모토 다쿠(73) 전 중의원 의원은 일본 최초의 퍼스트 젠틀맨이 됐다.
다카이치 총리의 등장은 보수적인 일본 정치계에서 여성 리더십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동시에, 일본 사회가 여성의 정치 참여를 제도적으로 어떻게 지원할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계기도 이끌어냈다. 이는 일본 사회가 전통적 성별 구도를 넘어서 세계적 변화의 흐름 속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이제 글로벌 정치 무대에서 여성의 존재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일본의 여성 총리 등장은 그 흐름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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