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3교대 근무제 개편 두고 안팎서 우려...시민에게 피해 전가되나
야간 이틀 연속 근무 등 피로도 누적 불가피 지적
“피로도 증가 탓 현장 대응 문제 클 것” 목소리도

경남을 제외한 일부 지역 지구대·파출소에서 시범 운영 중인 4~5조 3교대 근무가 시민 삶에 악영향을 줄 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새 근무체계 문제를 둘러싼 내부 잡음이 이는 상황에서 개편이 강행되면 치안 공백이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경찰이 문제가 된 3교대 근무체계 시범 운영에 본격 시동을 건 시점은 지난 13일이다. 경찰은 이날부터 전국 지구대·파출소 8곳에 한해 근무제 개편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전국 확대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시범 사업은 12월 7일까지 계획됐다. 이번 대상에서 경남지역 지구대나 파출소는 포함되지 않았다.
전국 시범 사업 참여 기관 8곳 중 4곳(경기 용인동부경찰서 백암파출소, 제주 서귀포경찰서 표선파출소, 서울 구로경찰서 구일지구대, 인천남동경찰서 정각지구대)은 4조 3교대다. 나머지 4곳(서울 강남경찰서 압구정파출소, 부산 연제 토곡지구대, 대구 강북경찰서 강북지구대, 광주 북부경찰서 건국지구대)은 5조 3교대다. 현재 경찰 대부분은 주간(오전 7시~오후 7시)과 야간(오후 7시~오전 7시) 각 12시간씩 나눠 일하는 구조인 4조 2교대 체계를 따르고 있다.
4조 3교대는 △주간(오전 7시~오후 3시) △오후(오후 3시~11시) △야간(오후 11시~오전 7시) 순으로 업무 형태가 짜여있다. 기존 4조 2교대와 비교하면 하루 근무시간이 4시간 적다. 다만 휴일은 80일 정도 줄어든다. '주간~주간~오후~오후~야간~야간~비번~휴무' 순서로 업무 일정이 이어진다. 반면 5조 3교대는 '주간~오후~야간~휴무~비번' 순으로 운영된다. 근무시간 조정에 따른 임금 삭감이 불가피하다.
새 근무체계를 놓고는 안팎에서 우려 목소리가 높다. 특히 경찰 내부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민 안전에 직접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야간근무를 이틀 연속으로 서는 날이 계속되면, 그에 따른 피로도 누적으로 현장 대응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폭력 사건이나 범죄자 추격 상황에서 신속 대응이 어려워지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경남지역 경찰관 ㄱ 씨는 "연속 야간근무로 정신이 혼미한 경찰에게 적극적인 범죄 대응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라며 "경찰청은 업무 효율성 향상을 앞세우지만, 근무제 개편을 시범 운영하고 나서 신고처리 지연·순찰 공백·민원 대기 증가 등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일부 근무체계 개편 시범 운영 기관 중에서는 신고처리 지연, 야간순찰 인원 축소, 치안 공백 등과 같은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며 "신고 3건 중 1건이 대기 후 처리되는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와 함께 교대제 개편은 경찰관 개인 건강과 노동·가정·생계가 걸린 문제이자 시민 안전과 직결되는 일이므로, 인력 충원 없이 진행되는 시간 분할형 교대제는 철회돼야 한다는 말도 강조했다.
ㄱ 씨는 "야간노동 강도, 휴식 질, 인력 충원 등 구조적 개선 없는 시간조정은 단순한 통계 착시에 불과하다"며 "경찰 휴식이 곧 시민 안전이며, 피로한 경찰은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관 ㄴ 씨는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쪽은 행정 경찰이 아니라 지구대, 파출소에서 일하는 동료들"이라면서 "가뜩이나 지역 경찰 인력이 부족한데, 충원은커녕 인건비를 줄이려고 근무제 개편을 시도하다니 말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근무체계 개편에 반발하는 인사들은 21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경찰의 날 기념식을 찾아 항의성 단체행동을 했다. 여기에는 15명 정도가 참석했다. 일부는 검은 마스크를 쓰고 함께했다. 이들은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에게 전달하고자 서한문을 준비했다. 하지만 경호를 맡은 경찰에 제지당해 직접 전달하지 못했다.
이 자리에 동참한 류근창 마산동부경찰서 삼계파출소장(경감)은 "경찰청이 문제 제기에도 소통하지 않고 있다"며 "내부적으로도 이런데 사기가 꺾인 현장 경찰이 국민과 어떻게 잘 소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경찰청은 이런 목소리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지역경찰운영과 관계자는 "담당자가 회의 참석 중이라 답변을 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석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