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택시요금 인상 첫날 시민들 "요금 오르는 속도에 놀라요"

강주비 2025. 10. 2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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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4천300원→4천800원…거리 단축·심야 할증 세분화
"전보다 1천~2천원 더 나와…"택시 줄이고 버스 더 이용"
광주 택시요금이 인상된 첫날인 22일 오전 10시께 광주 서구 광주종합버스터미널 택시승강장에 '빈 차' 표시등을 띄운 택시들이 늘어서 있다. 강주비 기자

"얼마 전까진 9천원에 간 거리가 1만원이 넘었어요. 부담돼서 이제 택시 이용을 줄여야 할 것 같아요."

광주 택시요금이 인상된 첫날인 22일 오전 10시께 광주 서구 광주종합버스터미널 택시승강장. 승객 대신 '빈 차' 표시등을 띄운 택시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었다. 짐이 많은 몇몇을 제외하면 대부분 승강장을 지나쳐 바로 옆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이용 시민들은 "요금 인상이 체감된다"며 하나같이 부담을 호소했다.

광주시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광주 택시 기본요금은 기존 2㎞당 4천300원에서 1.7㎞당 4천800원으로 약 12% 인상됐다. 거리요금은 134m당 100원에서 132m당 100원으로 조정됐고, 심야할증은 기존 자정∼오전 4시 일괄 20%에서 ▲오후 11시∼자정 20% ▲자정∼오전 2시 30% ▲오전 2시∼오전 4시 20%로 세분화됐다.

이번 광주 택시요금 인상은 2023년 기본요금을 3천300원에서 4천300원으로 올린 이후 2년 만이다.

시민들은 5천원에 육박하는 기본요금에 볼멘소리를 냈다.

자주 택시를 타고 출근한다는 20대 최모씨는 "이른 시간대라 막히지도 않았는데 이전보다 1천원 이상 더 나왔다"며 "기사님께 '요금이 많이 올랐다'고 하니 '다른 지역 평균 수준에 맞춘 것일 뿐'이라고 하더라. 부담되는 시민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듯한 말이었다"고 밝혔다.

터미널 근처에서 만난 김세윤(34)씨는 "요금 인상 소식은 들었지만 오늘부터인 줄은 몰랐다"며 "평소 8천~9천원이던 요금이 1만원을 넘겼다. 체감 폭이 크다"고 한숨 쉬었다.
광주 택시요금이 인상된 첫날인 22일 오전 10시께 광주 서구 광주종합버스터미널 택시승강장에 '빈 차' 표시등을 띄운 택시들이 늘어서 있다. 강주비 기자

일부 시민들은 물가 상승에 따른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수용하면서도 이용을 줄이겠다고 했다.

서구 농성동에 사는 정수현(41)씨는 "요금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물가 인상률을 고려하면 이해는 된다"며 "그래도 이제 가까운 거리도 5천원 이상 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꼭 필요할 때만 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직장인 강모(27)씨는 "평소 택시를 자주 타는 편인데, 요금이 오른다고 해서 며칠 전부터 버스를 타고 다닌다"며 "교통비가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택시 요금 인상이 큰 부담이다"고 했다.

운전석에 앉은 기사들의 표정은 복잡했다. 특히 법인택시 기사들은 사납금 인상을 우려했다.

13년차 택시기사 이모(65)씨는 "물가가 다 올라 사실상 최소한의 인상"이라며 "요금이 오르면 손님이 줄까 걱정도 되고, 월급이 많이 오르는 것도 아니어서 여전히 생계유지가 어렵다"고 말했다.

개인택시를 모는 김모(61)씨는 "오늘부터 요금이 인상됐다고 손님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실랑이는 없었지만, 반가워하지도 않는다"며 "불가피한 인상인 만큼 시민들의 양해를 바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법인택시 기사 박모씨는 "요금이 오른 만큼 사납금도 오를 것 같다. 월 사납금이 570만원 정도인데 한 달 200만원 남짓 가져간다"며 "심지어 요금 인상으로 일시적으로라도 손님이 줄면 생활이 막막해진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광주 지역 법인택시 종사자는 2천587명으로, 전체 택시 종사자(7천368명)의 32%다.

택시업계는 이번 인상이 기사 처우 안정과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23일 오후 2시에는 북구 일곡동 교통문화연수원 대강당에서 개인·법인택시 기사 400여명이 모여 '광주택시 친절 결의대회'를 연다. 선진 교통문화 정착과 시민에게 신뢰받는 친절 서비스 실천을 다짐하기 위한 자리다.

권동규 광주택시운송사업조합 총무국장은 "6년 동안 요금이 동결돼 기사들이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다가 2년 전 겨우 기본요금을 올렸다. 기본거리도 다른 지역은 이미 1.7㎞ 수준으로 맞춘 지 오랜데, 광주는 이번에야 단축했다"며 "요금 인상분이 기사 처우 안정과 서비스 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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