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원이면 갔었는데 이제는 1만원이 넘어요”
2년 만의 요금 인상에 큰 부담
“심야시간 등 인상폭 커 놀라”
법인택시는 사납금 인상 우려
“경영난 해소·시민편익 위한 것”

"이제 기본요금이 4800원이래요." "출근비가 만 원이 다 돼버렸네."
22일 오전 8시, 광주송정역 앞 택시승강장. 출근길 시민들이 택시를 잡기 위해 긴 줄을 서 있었다. 평소처럼 택시 문이 닫히고 미터기가 눌리는 순간, 승객들은 본인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직장인 최서현(30) 씨는 출근 시간대 송정역에서 시청까지 약 7㎞를 이동했다.
최 씨는 "며칠 전엔 8500원이었는데 오늘은 9300원이 찍혔다. 차 막히면 금세 만 원이다"며 "기본요금이 올라 택시 타기가 망설여지지만, 기차 시간 등 그동안 연계해 온 대중교통 이용 시간이 있어서 버스로 바꿔타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광주광역시 택시요금이 2년 만에 2㎞당 4300원에서 1.7㎞당 4800원으로 오른 첫날, 시민들은 인상된 요금을 곧바로 체감하고 있었다.
퇴근길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같은 날 광천터미널 앞에서 만난 직장인 박미경(29) 씨는 "심야엔 요금이 더 올라 1만3000원 넘게 나온 적도 있다"며 "대중교통이 끊긴 늦은 시간엔 택시 말고는 방법이 없는데, 요금이 오르니 마음이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정으로 중형택시 기준 기본요금은 500원 오르고, 주행 거리요금은 100원당 134m에서 132m로 단축됐다. 심야할증과 시계 외 할증도 세분화됐다.
심야할증은 기존 '0시~오전 4시 일괄 20%'에서 '오후 11시~자정 20%, 자정~오전 2시 30%, 오전 2~4시 20%'로 세분됐다.
시계 외 할증은 담양·장성·함평·나주 등 인접 시·군 운행 시 35%에서 40%로 상향됐고, 심야와 시계 외가 겹치면 최대 50%까지 적용된다.
모범·대형택시 기본요금도 2㎞ 5100원에서 1.7㎞ 5400원으로 인상됐으며, 오후 11시~오전 4시 20%의 심야할증이 신설됐다.
이번 인상 배경에는 그동안 비교적 낮은 수준이었던 광주 지역 요금이 작용했다. 타 지역 기본요금은 서울 4800원(1.6㎞), 인천 4800원(1.6㎞), 부산 4800원(2㎞), 대구 4500원(1.7㎞), 대전 4300원(1.8㎞) 등이다.
그동안 광주 지역 택시요금이 타 지역에 비해 낮은 편이었던 만큼, 이번 인상이 현실화 수준이라는 게 택시업계의 주된 반응이다.
하지만 일부 법인택시 기사들은 사납금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광주 지역 법인택시 사납금은 하루 평균 19만 원으로, 25일분을 납부해야 해 월 사납금만 470여만 원에 달한다. 미달 시 부족분은 기사가 부담해야 한다.
법인택시 기사 최모 씨는 "기본요금이 오르면 초반엔 손님이 줄고, 짧은 거리에는 택시를 더 안 탄다"며 "어젯밤엔 술에 취한 손님들이 '왜 요금이 더 비싸졌냐'며 폭언을 하는 일도 벌써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도 사납금 맞추기가 벅찬 상황인데, 요금이 오르면 회사에서 사납금을 올릴 게 뻔하다"며 "사납금을 맞추려면 장시간 근무와 노동강도가 더 세질 것 같아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주시는 용역과 공청회 등을 거쳐 인상안을 마련했으며, 지난달 29일 물가대책위원회에서 최종 확정했다. 시는 이번 택시요금 조정이 택시업계의 경영난 해소와 시민 교통편익 보장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입장이다. 또한 인상에 따른 현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필요시 보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