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9조로 키운 울산의 괴물 신인, 석유화학 구조조정 태풍 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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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12개 크기의 땅에 거대한 철골 구조물이 빽빽하게 들어서고 있었다.
에쓰오일이 9조 2,580억 원을 들여 만드는 석유화학 복합 시설, '샤힌 프로젝트' 완성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최근 10년 동안 14조 원 이상 투자해 석유화학으로 사업 분야를 넓히는 에쓰오일에 이 프로젝트는 정유·석유화학 수직 계열화 체제를 진화시킬 기회"라며 "공정 단순화, 에너지 효율 극대화, 탄소 배출 저감 측면에서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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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력 상당...공정률 1년 새 85%까지 끌어올려
정유 노하우+신기술로 기존 공정보다 생산성 ↑
본격 가동 앞두고 시작된 석화 구조조정 바람에
산단 내 경쟁업체에는 시련...공동 컨설팅 받기로

축구장 12개 크기의 땅에 거대한 철골 구조물이 빽빽하게 들어서고 있었다. 에쓰오일이 9조 2,580억 원을 들여 만드는 석유화학 복합 시설, '샤힌 프로젝트' 완성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샤힌은 아랍어로 '매'를 뜻한다. 에펠탑 14개를 세울 철근과 서울~부산을 10회 왕복하는 전선을 쏟아부어 1년 만에 공정률을 23%에서 85%까지 끌어올렸다. 시장 경쟁력을 갖춘 에틸렌을 연 180만 톤(t)씩 생산하는 '괴물 신인'의 탄생이 다가왔다.
석화업계 괴물 신인 '샤힌 프로젝트'

22일 에쓰오일에 따르면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의 정유사업 노하우와 기술을 결합한 신세대 석화 시설이다. 원유에서 뽑아낸 나프타 등 원료를 바깥에서 가져와 나프타분해설비(NCC)로 에틸렌 등 기초 유분을 만드는 일반 석화 공정과 달리 이곳에서는 원유 처리부터 원료, 기초유분, 이를 가공한 폴리에틸렌(플라스틱 등 다양한 합성 소재 생산에 사용되는 제품) 생산도 이뤄진다.
여기에 세계 최초로 'TC2C(Thermal Crude-To-Chemicals)' 공정을 들여 생산성을 높였다. 이는 에쓰오일의 최대 주주인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 원유에서 곧바로 석화 원료를 뽑아낼 수 있다. 그래서 같은 양의 기름을 넣어도 원료를 서너 배 많이 뽑아낸다. 즉 원료 수급에서부터 시장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것. 여기에 탄소 배출 저감은 덤이다.

이 원료를 받아 기초유분을 만드는 '스팀 크래커'도 10기나 돼 생산량도 상당하다. 2026년 6월 기계적 완공 이후 시운전을 거쳐 본격 가동되면 연간 에틸렌 180만 톤, 프로필렌 77만 톤, 부타디엔 20만 톤, 벤젠 28만 톤 등을 만들 전망이다. 특히 대부분 에틸렌은 자체 가공해 폴리에틸렌 132만 톤을 생산한다. 남은 기초유분은 울산 국가산업단지 내 다운스트림 업체에 원료로 주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물류비나 배송 지연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최근 10년 동안 14조 원 이상 투자해 석유화학으로 사업 분야를 넓히는 에쓰오일에 이 프로젝트는 정유·석유화학 수직 계열화 체제를 진화시킬 기회"라며 "공정 단순화, 에너지 효율 극대화, 탄소 배출 저감 측면에서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9조 들인 설비 출격 앞두고 시작된 구조조정... 여파 없을까

그러나 괴물 신인의 출격이 순탄치만은 않다. 석유화학 업종 경쟁력 향상을 위한 국내 석유화학 구조조정이 한창 논의 중이라서다. 업계는 에틸렌 공급 과잉 해소를 위해 국내 NCC의 에틸렌 생산 가능 물량을 270만~370만 톤가량 줄이는 데 합의했고 정부는 연말까지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찾으라며 노력이 부족하면 지원도 없다는 엄포도 놨다.
울산 산단 내 NCC 보유 업체인 대한유화, SK지오센트릭으로서는 걱정이 많다. 구조조정이 산단 별로 이뤄지는데 그러면 샤힌 프로젝트에 밀려 자사 설비가 조정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샤힌 프로젝트에서 만들어질 에틸렌이 현재 울산 산단 전체 에틸렌 생산량(176만 톤)보다 많다.
일부에선 샤힌 프로젝트도 에틸렌 생산량을 줄이는 등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의 목적이 단순한 생산 시설 감축이 아닌 경쟁력 강화인데 샤힌 프로젝트만큼 경쟁력을 갖춘 설비에 제동을 거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에쓰오일은 대한유화, SK지오센트릭과 '울산 석화단지 사업 재편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외부 컨설팅을 받기로 합의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12월까지 정부에 제출할 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울산=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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