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연구개발·산업 '3박자'…울산 "제조AI 혁신 최적지"
투자 발표 두 달 만에 착공속도전
1년 걸리는 인허가 5개월에 끝내
美동부 '데이터센터 앨리' 모델
"이번 데이터센터 유치는
울산 산업 패러다임 전환점"

"대한민국 제조 인공지능(AI) 혁신은 울산에서 시작된다."
지난 8월 말 울산 남구 미포국가산업단지.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국가산단 내 3만6000㎡ 용지에 7조원을 투자해 건립하는 총 100MW급 국내 최대 규모 '울산 AI 데이터센터' 공사 현장에서 기공식이 열렸다.
AI 데이터센터는 지난 6월 말 이재명 대통령이 울산을 찾아 데이터센터 출범을 공식화한 지 불과 2개월 만에 첫 삽을 떴다. 사업을 발표하자마자 착공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 속도전 뒤에는 울산시의 치밀한 투자 유치 전략이 있었다.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지난해 1월 미국에서 처음으로 논의됐다. AWS와 협상의 관건은 데이터센터의 조기 착공 여부였다. 경쟁 상대인 호주와 말레이시아 주요 도시보다 나은 투자 환경도 제시해야 했다.
울산시는 즉각 투자 유치 전담팀을 구성해 구체적인 인허가 로드맵과 행정 지원 방안을 제시하면서 본격적인 투자 유치에 나섰다. 투자 결정 이후 올해 1월 건축허가와 각종 사전영향평가를 접수하고 5개월 만에 마무리했다. 보통 1년 넘게 걸리는 인허가 기간을 절반으로 줄였다.
이러한 지원은 투자자 요청에 따라 비밀리에 진행됐다. 데이터센터 투자가 발표될 당시 센터 착공을 위한 사전 작업은 이미 모두 끝난 상태였다.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해 주차장 설치 기준도 지난 4월 시설면적 200㎡당 1대에서 400㎡당 1대로 개선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 측과 만나 투자 환경에 관해 설명했고 구글과 오라클 등 세계적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 활동도 계속할 것"이라며 "울산은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수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데이터센터 운영의 최적지"라고 말했다.
이번 데이터센터 구축을 계기로 제조업 중심 도시 울산에서도 AI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울산시는 AI 산업을 자동차·조선·석유화학·비철금속에 이은 미래 주력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 8월 말 울산 AI 데이터센터 기공식에서 'AI 수도 선포식'을 같이 열었다. 시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넘어 제조·물류·에너지·해양 등 제조업 중심 산업 전반에 AI를 접목해 산업의 전환과 혁신을 가속할 방침이다.
특히 울산은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개발한 AI 기술을 산업 현장에서 설계부터 운영까지 실증할 수 있는 국내 몇 안 되는 도시다. 제조업에 특화된 AI를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갖춘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조 AI 혁신'을 일으킬 최적지로 보고 있다.
이미 AI는 울산 지역 산업 현장에서 품질 검사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로보틱스와 결합해 생산 효율을 개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에서는 AI 기술을 활용해 정유 공정 내부 온도와 특정 구간 유량 등 공정 주요 변수를 예측해 품질을 유지하고 생산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이 결과 디젤 품질 예측 오차를 75%나 줄여 품질 경쟁력을 향상했다.
울산시는 AI 산업의 뿌리인 데이터센터가 본격 가동하면 AWS 인력 유치, 국내외 AI 기업 투자 유입, 지역 산업의 디지털 전환(DX), 고급 AI 인력 양성 등 경제적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했다.
울산시는 데이터센터 건설 과정에서 1일 최대 1120개 일자리와 완공 후 144명의 AI 관련 고급 인력 고용 창출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취득세와 재산세 등 지방세수 확대와 3년마다 실시되는 서버 교체 등으로 지속적인 투자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울산시는 AI 수도 선언에 따른 후속 조치로 지난 9월 '유-넥스트 인공지능 협의회'를 출범했다. AI 분야 산·학·연·관이 참여해 AI 산업 발전을 위한 현안을 논의하고 실행 방안을 모색하는 기구다. 협의회는 AI 데이터센터와 연계한 국가 AI 컴퓨팅센터 유치, 제조현장 AI 실증·확산, 지역 기업 AI 역량 강화, 전 주기 인재 양성 등을 핵심 과제로 추진한다.
울산시 조직도에 AI 업무를 전담하는 '인공지능 수도 추진본부'도 내년 1월 신설해 행정적 지원에 나선다. 인공지능산업전략과와 미래첨단도시과 등 2개 과로 구성된 본부는 AI 관련 정책 총괄, 산업 육성, 인재 양성, 기반 조성 등 업무를 맡아 추진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미국 동부지역 최대 데이터센터 밀집 지역인 버지니아주 '데이터센터 앨리'는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이 데이터센터를 설립하자 이를 기반으로 기업 본사와 연구개발센터를 유치했고 그 결과 인구가 17%나 증가했다"며 "울산시도 AI 데이터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AI 기업과 연구개발센터 집적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이번 데이터센터 유치는 단순한 공장이 아닌 울산의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환점"이라며 "울산을 아시아·태평양 AI 데이터산업 거점으로 키워 미래 100년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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