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진짜?…트럼프 “인도,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줄이겠다 해”
이번엔 정상 간 통화 사실은 인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통화했다며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줄일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에도 비슷한 발언을 했지만, 인도 쪽에선 매번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인도 힌두교도의 최대 축제 ‘디왈리’ 축하 행사에서 “오늘 모디 인도 총리와 통화했다. 예전에도 언급한 적 있다”면서 “그(모디 총리)는 러시아산 원유를 많이 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디는 나만큼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길 바란다”면서 “그래서 그들(인도인들)은 원유 수입을 훨씬 줄였으며, 계속 줄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에도 “모디 총리와 통화에서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확약을 받았다”고 밝혔었다. 그러자 인도 외무부는 양국 간 정상 대화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에둘러 부인했다. 8월 초에도 비슷한 주장이 오고 갔다. ‘인도가 더는 러시아로부터 석유를 구매하지 않는다고 들었다’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에 인도 정부는 ‘바뀐 것은 없다’고 대응했다.
이번엔 인도 쪽에서 통화 사실만은 부인하지 않았다는 게 다른 점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 발언 뒤 모디 총리가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렸는데, 러시아산 원유 언급은 하지 않은 채 “전화 통화와 따뜻한 디왈리 인사에 감사드린다”며 양국 정상 간 통화는 인정했다.
인도 언론들은 “모디 총리가 숨긴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폭로했다”며 이 소식을 크게 다루고 있다.
인도 야당의 자이람 라메쉬 의원은 “마침내 모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인정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을 약속받았다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이 인도 정책을 발표한 건 최근 6일 동안 4번째 있는 일”이라고 비꼬았다. 인도 국내에선 미국과의 무리한 협상 과정에서 미국 농산물 수입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는 농민들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으며, 모디 총리는 1년 안에 여러 지방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양국 정상 간 통화는 미국과 인도가 관세 협상을 둘러싸고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산 원유 구입을 놓고 인도를 비난하며 8월 말부터 인도산 수입품에 50%의 고율 관세를 물리고 있다. 22일 블룸버그통신은 인도 현지 언론을 인용해 “양국이 무역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고 있으며, 인도 관세율을 15~16%로 낮추는 데 합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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