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의 ‘줄타기’…미국 이어 중국서도 새 조립라인 가동

이정연 기자 2025. 10. 2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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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중국 상무부에서 왕원타오(사진 오른쪽) 중국 상무부장(장관)과 기욤 포리 에어버스 최고경영자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 누리집 갈무리

유럽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가 미국과 중국에서 며칠 간격으로 새 조립라인 가동에 들어갔다. 미-중 무역 갈등 속에 최대 항공기 수요국인 양국 사이에서 ‘균형 잡기’에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22일 중국 상무부는 왕원타오 상무부장(장관)이 전날 기욤 포리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대중국 협력 사안을 두고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에어버스는 조립라인을 운영하던 중국 톈진에 제2 라인을 설치해 이날 문을 열었다. 왕 부장은 “에어버스가 톈진 제2 조립라인의 가동을 계기로 중국과 협력을 한층 강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기에 포리 최고경영자는 “에어버스는 앞으로도 중국 시장을 개척하고, 중국과 유럽연합 간 경제·무역 협력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답했다.

에어버스는 지난 14일엔 미국 앨라배마 모빌에서 두번째 조립라인을 공개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프랑스·독일·스페인이 공동 출자한 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는 베스트셀러인 A320neo 계열 항공기의 생산 능력을 2027년까지 월 75대로 늘리기 위해 미국과 중국에 조립라인을 확대했다.

에어버스는 이번 톈진 조립라인 개소식을 수백명 귀빈이 참석했던 과거와 달리 조용하게 치른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에어버스의 조용한 행보는 최근 미-중 무역전쟁 영향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모빌과 톈진에서 잇달아 열린 두 개의 개소식 모두 미-중 간 복잡한 무역 환경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신중하게 설계됐다”고 말했다.

에어버스가 미국과 중국에 모두 조립라인을 운영하는 건 최대 수요처 공략에는 득이지만, 양국 무역 긴장과 그에 따른 제재는 독이 될 수 있다. 에어버스가 중국에서 항공기 생산을 하려면 미국에서 생산된 부품을 들여와야 한다. 미국이 항공기 부품 수출 통제에 나서면 에어버스의 중국 생산은 차질을 빚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실제로 지난 20일(현지시각) 미국 항공기 부품의 중국 수출 제한을 무역협상 카드로 쓸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쪽에 치우쳤다간 큰 시장을 잃을 위험도 있다. 에어버스는 중국에 항공기 500대를 판매하기 위한 협상을 하고 있다. 미국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도 중국과 500대 규모의 계약을 추진하고 있지만, 미-중 무역 긴장 탓에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심스러운 에어버스지만, 중국은 미국을 겨냥한 발언을 거침없이 이어갔다. 왕원타오 부장은 포리 최고경영자에게 “현재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국제 경제무역 질서에 충격을 가하면서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뚜렷하게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에어버스가 중국 내에서 겪는 문제와 우려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도록 노력하고, 함께 글로벌 생산과 공급망의 안정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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