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 5대 강국의 꿈, ADEX 현장을 가다

이영호 기자 2025. 10. 22. 15:0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5개국 600개 기업이 모인 항공우주 축제
올해 첫 참여 우주항공청, 대한민국 우주산업 위상 알려
사천시, ‘사천관’ 운영해 우주항공기업 수출 지원
KAI, 방산 3사와 손잡고 KF-21 수출 경쟁력 강화
우주항공청은 서울 ADEX 2025에서 우주항공관을 운영한다. /이영호 기자

지난 2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KINTEX) 제2전시장. 입구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각국 언어가 뒤섞인 소음 속에서 비즈니스맨들과 밀리터리 마니아들이 줄지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주 서울공항에서 열린 에어쇼가 끝나고, '서울 국제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 2025'(서울 ADEX 2025)가 무대를 킨텍스로 옮긴 것. 주중임에도 전시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자 거대한 발사체 모형이 시선을 압도했다. 신기술관 옆, 올해 처음 참가한 우주항공청 부스다. 다음 달 4차 발사가 예정된 누리호 모형 주변으로 각종 위성 모델들이 진열돼 있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도 함께 자리를 꾸몄다.

윤영빈 우주청장은 "우리 청이 경남 사천에서 문을 연 이후 국민과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우주역량을 선보이는 첫 무대"라며 "정부·연구기관·산업계가 함께 미래 세대가 체감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세계 5대 우주강국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가운데)이 20일 서울 ADEX 2025에 참가한 기업을 방문했다. /우주항공청

부스 한쪽에선 우주항공 공공기술 소개서 홍보와 중소기업 혁신기술개발 지원제도(SBIR) 참여 기업 세미나가 열려 기업인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우주청은 영국 산업부·우주청 대표단과 만나 우주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브라질 국영기업 알라다(ALADA)와도 만나 한국 기업 이노스페이스의 첫 상업 발사 지원 방안을 협의했다.
사천시는 우주항공수도 경남 사천을 홍보하고자 '사천관'을 운영했다. /이영호 기자

사천시, 지역기업 맞춤형 수출 상담 지원

우주항공청 부스에서 조금 떨어진 곳, 100㎡ 규모의 '사천관'이 눈에 띄었다. 미래항공, 씨엔리, 아스트, 율곡, 카프마이크로, 한국비철, 한국항공서비스(KAEMS) 등 지역 우주항공기업 7곳이 한데 모였다. 부스 곳곳에서 영어 등 여러 언어로 진행되는 상담 소리가 들렸다. 사천시 관계자들이 국외 바이어들과 열띤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사천시는 기업 맞춤형 수출 상담을 지원하며 지역 산업의 국외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독립 부스에는 사천시 관내 GV엔지니어링(연합정밀), 한국복합소재(한국카본), 에어로매스터,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KAI 등 5개 기업이 참여해 각 사의 핵심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박동식 사천시장이 국외 바이어 등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있다. /이영호 기자

박동식 사천시장은 국내외 기업 부스를 돌며 사천지역 기업들을 소개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이날 오전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개막식에 함께한 그는, 오후 내내 전시장을 누비며 사천 기업들의 수출 판로 확대를 위해 발품을 팔았다.

특히 KAEMS와 S3 Aero Defense의 업무협약 체결식에 참석한 박 시장은 "이번 협력이 사천 항공정비(MRO) 산업의 고도화와 산업 생태계 확장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기업과 협력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우주항공산업 중심도시 도약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사천을 찾아 "사천은 군용기와 부품 제조 중심으로, 인천은 국외 복합 MRO 중심으로 특화해 두 도시를 세계적인 MRO 산업 거점으로 키우겠다"고 약속했었다.
박동식 사천시장(가운데)이 한국항공서비스(KAEMS)와 S3 Aero Defense의 업무협약 체결식에 참석했다. /이영호 기자

양사는 △공압 터빈 스타터(Air Turbine Starter) 정비기술 이전 △정비용 공구·자재 공급 △정비능력 개발·인증 획득을 추진하기로 했다. 공압 터빈 스타터는 항공기 엔진 시동에 필수적인 핵심 부품으로, 이번 협약을 통해 KAEMS는 국내 최초의 전문 수리 시설을 확보하게 된다.

"고부가가치 항공부품 정비 산업으로 영역을 넓혀 나갈 것입니다. 공압 분야 정비 능력 확충을 통해 외화 지출과 국방비 절감에도 기여하겠습니다." 배기홍 KAEMS 대표의 설명이다. 2018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자회사로 설립된 이 회사는 정부 지정 항공정비 전문업체다. 이번 협약으로 고부가가치 정비 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게 됐다.

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과 KF-21 수출 모색

전시장 중 상대적으로 큰 면적을 차지한 KAI 부스는 마치 미래 전장을 연상케 했다. 육·해·공 각 군 특성에 맞춘 차세대 공중전투체계가 시뮬레이션으로 구현돼 있었다. 인공지능(AI) 파일럿이 탑재된 시뮬레이터 앞에는 체험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긴 줄이 이어졌다.

KAI 부스에선 굵직한 협약식이 연이어 열렸다. 먼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등 국내 주요 방산기업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차세대 전투기 KF-21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손을 잡아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 협약을 통해 4개사는 △글로벌 수준의 원가 경쟁력 확보와 절감 방안 공유 △공동 수출 마케팅과 산업협력 △기술·시장정보 공유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KAI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LIG넥스원과 함께 KF-21의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영호 기자

KF-21은 한국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4.5세대 전투기로, 첫 수출이 성사되면 국가 항공방위 산업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KAI는 국산화율을 높이는 동시에 주요 협력사와의 공조를 강화해 수출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엔진과 동력장치, 한화시스템은 항전장비·레이더·전자전, LIG넥스원은 유도무기와 전자장비 분야를 담당한다. KAI는 3사의 전문성을 결합해 KF-21의 글로벌 경쟁력과 수출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KAI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KF-21의 첫 국외 수출 교두보를 마련하는 의미가 있다"며 "항공방위산업 경쟁력 강화와 공급망 혁신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항공우주 선도기업 에어버스(AIRBUS)와의 협약식도 진행됐다. 양사는 △특수임무 항공기 △고속중형기동헬기 △KF-21·FA-50 공중급유 비행시험 △군 위성통신 역량 강화 등 다양한 항공우주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할 예정이다.

또한, KAI는 LG전자와 차세대 항공 시뮬레이터 영상시스템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기반 항공 시뮬레이터 영상시스템 개발을 위해 기술 교류와 공동연구를 추진한다.
KF-21 모형 /이영호 기자

35개국 600여 개 기업과 기관이 모여 만들어낸 서울 ADEX 2025는 단순한 전시회를 넘어 대한민국 우주항공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특히 '우주항공수도' 사천에 있는 우주항공청과 사천시, 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경남 기업들은 올해 ADEX에서 우주항공도시의 위상과 존재감을 알리고,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활발한 활동으로 성과를 올렸다.

/이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