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대 AI’ SKT의 AI 사내회사, 개발자들에게 지방 대리점 관리 제안

김강한 기자 2025. 10. 2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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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개발자에 대리점 관리 등 직무 전환 제안
해킹 보상 지출 늘자 인건비 감축 나선 듯
SKT의 AI 경쟁력 훼손 우려도
<YONHAP PHOTO-4278> 타운홀 미팅하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서울=연합뉴스) SK텔레콤은 유영상 CEO가 주관하는 전 구성원 대상 타운홀 미팅을 열고 전사 AI 역량을 결집해 속도감 있는 AI 혁신 추진을 위한 AI CIC를 출범시킨다고 25일 발표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이날 전 구성원 대상 타운홀 미팅에서 AI 사업 혁신을 위한 AI CIC 출범을 발표하고 있다. 2025.9.25 [SK텔레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2025-09-25 15:59:41/<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SK텔레콤이 만든 사내 AI(인공지능) 전문 회사가 일부 AI 개발자들에게 지역 본부에서 대리점 관리와 영업직 발령을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개발자들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어 사실상 희망 퇴직 신청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통신 업계에선 “AI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발표하고 국가대표 AI에 선발되고도 개발자들을 내보내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 “해킹 피해 보상으로 늘어나는 비용 지출을 인건비 감축으로 상쇄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개발자들에게 지방 대리점 관리 제안해

22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지난달 설립한 AI 전문 사내 회사 ‘AI CIC’는 5년 차 이상 개발자, 기획, 마케팅 등 모든 직군을 대상으로 특별 퇴직 프로그램을 공고했다. 이달 말 시행 예정으로 4년 치 연봉을 보장하는 조건이다. AI CIC는 SK텔레콤 내부에 있는 에이닷 서비스, 기업 대상 에이닷 비즈 서비스, AI 데이터센터 사업, 글로벌 AI 제휴 투자 등 각종 AI 담당 조직과 부서를 통합해 지난달 출범한 사내 회사로 인사와 예산 등을 별도로 운영한다. 소속 직원은 1000여 명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일부 AI 개발자들에게 희망 퇴직과 지방 발령이라는 두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면서 “AI 개발자들이 지방에 내려가서 맡을 업무는 지방 대리점을 관리하거나 인프라를 유지 보수하는 업무”라고 말했다. 퇴직 신청은 21일 접수 마감됐다.

통신 업계는 개발자들이 직무 전환을 제안받은 업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일부는 퇴사할 것으로 전망한다. AI CIC는 이번 특별 퇴직 프로그램을 추석 연휴 직전 공지해 직원들이 이직할 곳을 알아볼 시간도 얼마 주지 않아 내부에서 일부 불만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통신 업계 관계자는 “연령대나 처한 상황에 따라서 각자 이번 퇴직 프로그램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안다”면서 “연령이 낮아 이직이 상대적으로 쉬운 직원들은 보상안을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AI 경쟁력 훼손할 수도

통신 업계에선 SK텔레콤이 희망 퇴직에 나선 데는 해킹 사건에 따른 피해 보상으로 지출이 커지자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본다. SK텔레콤은 해킹 이후 5000억원대 고객 보상 프로그램과 해지 위약금 전액 면제라는 통신 업계 초유의 보상안을 시행했다. 증권사들은 이 회사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급감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개발 인력을 내보내는 결정이 장기적으로 회사의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직 가능성이 높은 젊고 능력 있는 개발자들이 보상을 받고 퇴직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AI 개발을 위해서는 데이터, GPU(그래픽 처리 장치), 개발자라는 3요소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시장에서는 AI 개발 인력 한 사람이 아쉬운데 이들을 비용 감소를 위해 내보내는 것은 제살 깎아 먹는 일”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국가대표 AI 5팀에 선발됐다. 과기부는 1차 평가를 통해 올해 말 한 팀을 탈락시키고 이후 6개월마다 한 팀씩 떨어뜨려 2027년 초 최종 두 팀을 선정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직원마다 각자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모두 불만을 나타내는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보상을 받고 다른 직장에서 일을 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강압적으로 인력을 내보내거나 인건비 감축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고 AI 조직이 비대해진 측면이 있어서 전환 배치를 통해 줄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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