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교육대 피해자, 40여년 만에 국가 배상 판결 승소

1980년대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불법 구금과 강제노역 등 인권침해를 당한 피해자가 40여년 만에 국가로부터 배상을 받게 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72단독 김나나 판사는 A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는 원고에게 9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1980년 계엄 포고령에 따라 경찰에 체포돼 삼청교육대에서 ‘순화 교육’을 받았으며, 이듬해 1월 보호감호 2년 처분을 받아 수용됐다가 같은 해 8월 출소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2억 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정부 측은 “A씨가 손해배상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었음에도 3년의 소멸시효가 지난 뒤 소송을 제기했다”며 청구권 소멸을 주장했다. 특히 2018∼2019년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삼청교육 피해 관련 판결을 내렸을 당시 소송이 가능했음에도 이를 행사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법률 전문가가 아닌 일반 국민이 해당 판례를 즉시 파악해 소송을 제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감호자들이 국가기관에 의해 불법으로 구금돼 강제 순화 교육과 노역을 강요당하며 보호감호 처분을 받은 것은 명백한 인권침해”라며 “이로 인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재판부는 “당시 공무원들에 의해 조직적이고 의도적으로 중대한 인권침해 행위가 자행된 만큼, 유사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억제·예방적 의미를 위자료 산정에 반영했다”며 “불법행위 이후 물가와 화폐가치 변동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은 삼청교육 피해자들이 오랜 세월 묻혀 있던 인권침해의 책임을 국가로부터 인정받은 또 하나의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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