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내각, 경쟁세력 포용해 ‘당 단결형 인사’ 연출
측근 중용·여성 각료 2명 그쳐…논공행상·강경노선 ‘보수내각’ 윤곽
![21일 도쿄에서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가 새 내각 구성원들과 함께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AP]](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2/ned/20251022095651811mqez.jpg)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일본 집권 자민당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가 21일 일본의 제104대 총리로 선출됐다. 다카이치 신임 총리는 이날 오후 열린 임시국회 중의원(하원) 본회의에서 진행된 총리 지명선거 1차 투표에서 전체 465표 중 237표를 얻어 과반(233표)을 넘겼다. 일본이 내각제를 도입한 1885년 이후 첫 여성 총리로, 전임 이시바 시게루(68) 총리의 뒤를 이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노선을 계승한 강경 보수파로, 한국에서는 ‘여자 아베’로 불린다. 의원 시절부터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내각은 자민당 인사들로 꾸려졌으며, 새 연정 파트너인 일본유신회(日本維新の会)는 내각(국무회의)에는 참여하지 않고 외부 협력 형태로 지원한다.
눈에 띄는 점은 총재 선거에서 경쟁했던 인사들을 주요 요직에 중용한 것이다. 결선 투표에서 맞붙은 고이즈미 신지로(44) 전 농림수산상이 방위상으로, 3위를 기록한 하야시 요시마사(64) 전 관방장관은 총무상으로 임명됐다. 결선에서 다카이치를 지지한 모테기 도시미쓰(70) 전 간사장은 외무상으로 발탁됐고, 정권의 2인자로 불리는 관방장관에는 기하라 미노루(56) 전 방위상이 기용됐다.
기하라는 방위상 재임 당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한·중 양국의 반발을 산 인물로, 이번 인선은 내각의 보수 색채를 더욱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시바 전 총리 측근이자 미·일 간 관세 협상을 담당했던 아카자와 료세이(64) 전 경제재생상을 경제산업상으로 임명한 것은 미국과의 관계 유지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 개각에서 ‘전 세대 총력 결집’을 기조로 내세우며 총재 선거 경쟁자들을 내각에 포함시켰다”며 “자신의 선거 캠프 출신 5명을 등용해 ‘논공행상’의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국회에서 선출된 직후 “여성 대표 비율을 아이슬란드·핀란드·노르웨이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 내각 구성원 19명 중 여성은 2명에 그쳤다. 사쓰키 가타야마가 일본 최초의 여성 재무상으로, 오노다 기미가 경제안전보장상으로 각각 임명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회의 평등을 중시한다”며 “차관·정무관 인사에서 추가 여성 발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달 초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을 잡았으나, 1999년부터 자민당과 연정을 이어온 중도 보수 성향의 공명당이 이탈하면서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강경 보수 성향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 연정 파트너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면서 총리직에 오를 수 있었다.
‘여자 아베’로 불리는 다카이치 총리는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정치적 계승자로 평가받는다. 강경 보수 노선과 정치자금 문제를 둘러싸고 공명당의 반발을 샀지만, 유신회와 손잡으며 돌파구를 마련했다. 유신회는 각료직을 고사했지만 엔도 다카시 중의원 의원이 총리 보좌관으로 임명돼 양당 간 가교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또 “자민당 내 파벌이 해체된 상황에서 각 총재선 캠프의 핵심 인사를 포용하는 것은 당 전체의 일체감을 보여주는 상징적 행보”라고 평가했다.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의 측근인 아카자와 료세이를 경제산업상으로 기용하면서 전임 정권과의 연속성도 일정 부분 유지했다는 분석이다.
내각 출범 후 다카이치 총리는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권의 기본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한편 그는 과거 한국과 중국을 겨냥한 강경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2022년 한 극우단체 강연에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중간에 멈추거나 어정쩡하게 하니까 상대(한국)가 기어오른다”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새 연정 출범으로 일본 정치의 우경화가 한층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날(20일) 자민당과 유신회가 서명한 연정 합의문에는 ▷평화헌법 9조 개정 논의 착수 ▷긴급사태 조항 신설 ▷스파이 방지법 제정 ▷방위장비 수출 규제 완화 등 양당이 공유하는 강경한 안보·개헌 정책이 대거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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