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균형발전, 대한민국과 제주에 묻다

김인성 2025. 10. 2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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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실험, 대한민국의 미래] ③ 해외 주요 국가들의 균형발전 정책 사례

1. 들어가며

이번 회차에는 해외 주요 국가들의 균형발전 정책사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과 제주특별자치도에 시사하는 점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2. 주요 선진국과의 수도권 집중도 비교: 대한민국의 위치

우리나라 수도권 인구 비중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습니다. 국민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살고 있습니다. 중앙집권 전통이 강하다는 프랑스(19.2%)의 2.6배에 달합니다.

수도권 인구비중이 역사적 최고수치 기준으로 보면, 주요 선진국의 수도권으로의 인구집중 현상은 완화되었고 대한민국만 최고 수치를 갱신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주요 선진국들은 수도권 인구 집중을 어떻게 바라봤으며 어떤 정책들을 펼쳐왔을까요

3. 주요 선진국들의 수도권 쏠림현상에 대한 문제의식과 추진정책

주요 선진국들은 수도권 인구집중화를 국가성장과 사회통합에 부정적으로 보았습니다.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저해하고 지방의 낙후 등 사회적 격차를 심화시키며, 교통혼잡, 환경오염, 지가 상승, 주거환경 악화 등 삶의 질이 떨어져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한다고 보았습니다. 

수도권 인구쏠림을 막기 위해 선진국들이 그동안 추진했던 정책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① 법제도적 기반마련과 전담조직 운영 등 장기적·일관성 있는 정책추진1) : 프랑스는 60년 이상, 영국은 80년 가까이 국토균형발전 정책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억제2)와 육성3)의 균형: 수도권 규제만으로는 불충분하며, 지방의 매력도를 높이는 적극적 육성책을 병행해왔습니다. 

공공기관 및 수도기능 분산4): 정부기관, 공공기관, 대학 등 지방이전을 공공부문이 선도하여 지방 활성화를 도모하였습니다. 

시대에 맞는 정책 전환과 광역화 전략: 1990년대 이후 글로벌 경쟁 환경 대응을 위해 규제완화와 프랑스의 메트로폴 등 광역 경제권 구축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왔습니다. 

⑤ 지방분권과 재정조정5): 중앙집권을 완화하고 지방의 지방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여왔습니다.  

최근 선진국들의 고민과 정책 동향: 효율성 vs 형평성을 넘어 '통합적 접근'으로

선진국들의 균형발전정책은 효율성(Efficiency)과 형평성(Equity) 사이에서 긴장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성장거점 전략은 효율성을 우선시하고, 재분배 정책은 형평성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분법을 넘어 효율성과 형평성을 동시에 달성하는 '통합적 접근(Integrated Approach)'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핵심개념들(프로세스:계획-추진-협력·성과, 사회통합)을 간략히 소개해드립니다. 

① 장소기반 정책(Place-Based Policy): 각 지역의 고유 자산, 잠재력, 제약조건 기반 맞춤형 전략을 상향식 거버넌스(지역 주민, 기업, 시민사회가 정책 설계에 참여)로 수립·추진  ·단순히 경제성장만이 아니라 보편적 기본서비스 제공, 기후 중립 달성, 디지털 전환, 인구 고령화 대응 등 다층적 목표를 통합합니다.

② 스마트 전문화 전략(Smart Specialization Strategy, S3): 지역이 자신의 강점 산업에 선택과 집중하여 경쟁력을 확보하되, 지역 간 협력과 연계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전략입니다.
 ·기업가적 발견 과정(Entrepreneurial Discovery Process, EDP): 민간 부문이 혁신 기회를 발굴하고 정부는 지원합니다. 
 ·6단계: 분석 → 거버넌스 → 비전 → 우선순위 → 실행 → 모니터링

③ 영역별 응집정책(Territorial Cohesion Policy): EU가 추구하는 이 정책은 경제적 효율성과 사회적 형평성,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통합적 접근입니다.
 ·3차원: 수평(지역 간 협력) + 수직(중앙-지방) + 영역(도시-농촌)

④ 보편적 기본서비스(Universal Basic Services, UBS): 소득 재분배가 아닌 서비스 접근성 보장으로 불평등을 완화하자는 정책입니다.
 ·7대 범주: 보건의료·교육·주거·교통·민주주의·음식·정보

4. 외국의 경험과 사례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앞서 국내외 균형발전정책에 대한 논의를 바탕으로 대한민국과 제주에게 시사하는 바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1) 균형발전정책은 초당파적이고 장기적·일관성을 견지해야 합니다. 

지역, 우리의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당파성과 성과 조급주의에서 비롯된 속도전이 아니라, 이념과 당파성으로 방해받지 않고 상향식 거버넌스로 마련된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2) 균형발전 과제를 해결하는 데는 규제와 규제완화, 지방의 자생력 강화와 광역화 전략이 조화롭게 탄력적으로 운영되어야 합니다.

지역의 유·불리한 여건, 제약조건 등을 감안한 균형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획일화된 정책은 주민들의 호응을 받지 못할 것입니다.

3) 균형발전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공공부문의 선도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모든 지역에 동등한 기회 제공, 공간적 형평성 추구 등을 위해서는 공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즉, 제도를 설계하고 규제 및 규제완화의 탄력적 적용, 민간 창의성 촉진 및 민간 연계·생태계 구축 등을 주권을 위임받은 공공부문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4) 지역의 자율성이 강화되고 책임성이 강화되기 위해서는 지역의 자기결정권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재정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정부사무를 이관받는 것을 넘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 공통이 아닌 특수한 기준이 필요하다면, 이를 만들어 추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재정이 수반되지 않는 계획은 반쪽에 불과합니다. 국세 이양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도민의 세금인 예산지출을 효율화하는 방안, 지방세수를 늘리는 방안, 국고보조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이 있습니다.

5)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모든 정책은 도민의 공감대와 수용성을 바탕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인구감소 시대에, 앞으로 생기는 모든 현안을 예전처럼 공무원 인력, 예산, 조직을 늘리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을 것입니다. 도민들께서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정책, 전문가 및 기업인 등 현장이 반영된 설득력 있는 정책이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6) 앞으로 지역적·사회적·소득적 격차를 완화 및 해소하기 위해서는 주민으로써 보편적 기본서비스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균형발전 정책을 면밀히 설계하고 추진하다고 하지만 정책의 사각지대는 항상 발생합니다. 동등한 기회보장과 공간적 형평성 차원에서 보건의료·교육·주거·교통·민주주의·음식·정보 등 삶의 기본권리에 대해서 보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소결론: 균형발전 정책은 지속가능발전 사회를 지향합니다.

앞서 논의를 바탕으로 보면, 균형발전 정책은 그 이론과 정책수단들이 진화되어 왔습니다. 이에 앞으로 균형발전의 목표는 지속가능한 사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속가능발전 이론6)은 "지역사회가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찾을 때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합니다.

5. 나오며

이번 회차에서는 해외 주요국의 균형발전 정책을 살펴보았습니다. 선진국들은 수도권 집중을 방치하면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한다고 보고, 수십년에 걸쳐 일관된 정책을 이어왔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서울수도권 인구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대한민국의 절박한 위기상황임을 규정하고 5극 3특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음 회차에서는 5극 3특은 어떤 정책이고, 제주는 무엇을 성찰하고 준비해야하는 지에 대한 고민을 순차적으로 독자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1) 프랑스: 1963년 국토정비균형개발청(DATAR) 설립, 영국: 1947년 「도시농촌계획법」 제정, 일본: 1956년 「수도권정비법」 제정 등

2) 프랑스: 파리권 공장·사무실·공공청사 설립 허가제 운영, 영국: 그린벨트 지정을 통한 개발제한구역 설정(1947년), 일본: 공장등제한법(1959~2002년)으로 도쿄 23구 내 공장·대학 신증설 금지

3) 영국: 그린벨트 외곽에 밀턴 케인즈 등 32개 신도시 건설(1946~1970년), 프랑스: 파리 주변 5개 신도시 및 지방 균형도시(métropole d'équilibre) 8개 지정, 일본: 도쿄 주변 쓰쿠바 등 학술연구도시 건설

4) 프랑스: 1992년 파리권 공무원 7천여 명 지방 이전, 독일: 통일 후 베를린-본 간 연방부처 분할 배치, 일본: 1988년 수도기능 이전 논의 시작

5) 프랑스: 1982년, 2003년, 2015년 지방분권 개혁 단행, 독일: 연방과 주 간 수직적·수평적 재정조정제도 운영, 영국: 지역개발청(RDA) 및 지방기업파트너십(LEPs) 운영

6) 1987년 브룬트란트 위원회가 제시한 개념으로, "미래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킬 능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현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발전"을 의미함. 이는 단순히 환경보호를 넘어 경제·사회·환경의 통합적 접근을 강조함.
*핵심 원칙
① 세대 간 형평성(Intergenerational Equity): 현세대의 이익을 위해 미래 세대의 자원을 고갈시켜서는 안 됨
② 세대 내 형평성(Intragenerational Equity): 동시대 내에서도 지역 간, 계층 간 격차를 줄여야 함
③ 경제-사회-환경 통합(Triple Bottom Line): 경제성장, 사회적 형평, 환경 보호를 동시 달성함
④ 지역 주도성(Local Ownership): 중앙정부 주도가 아닌, 지역사회가 스스로 발전 경로를 설계함

참고문헌

국내문헌

국회입법조사처(2013), 「수도권규제 관련 해외 정책 동향과 향후 과제」, Report 192.
국회입법조사처(2013), 「수도권규제 관련 해외 정책 동향과 향후 과제」
국토교통부(2013), "일본의 수도권정책". 정책정보.
국토교통부(2013), "영국의 수도권정책". 정책정보.
이진희, 이만형(2019),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지역균형발전 정책 레버리지 탐색", 「한국산학기술학회 논문지」, 20(12), 60-70
전성만, 정현민(2023), "국가균형발전정책의 성과와 한계에 관한 연구", 「한국지방행정학보」, 20(1), 73-104
윤광재(2024), "프랑스 지역균형발전정책과 지역적 통합전략에 대한 연구". 「한국지방행정학보」, 38(2): 3-26. 
한국지방행정연구원(2022), 『지역혁신 기반 균형발전정책의 새로운 전략 방향 모색』

국외문헌

WCED (World Commission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 (1987), Our Common Future (Brundtland Report), Oxford University Press
Barca, F. (2009), "An Agenda for a Reformed Cohesion Policy: A Place-Based Approach to Meeting European Union Challenges and Expectations", Independent Report, European Commission
Foray, D., & McCann, P. (2015), "Smart Specialization and European Regional Development Policy", Oxford Handbook of Local and Regional Economic Development, pp.458-476
Idczak, P., Musiałkowska, I., & Kociuba, D. (2024), "The origins of the EU Cohesion Policy: From regional economic development to the place-based approach", EU Cohesion Policy, Edward Elgar Publishing

김인성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거쳐 14년간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서 정책연구위원과 행정자치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의안 검토보고서 1300여 건과 4400여 건의 의정활동 지원을 수행한 입법·정책 전문가다. 단순한 안건 검토를 넘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 설계와 갈등 조정에 주력하며, 제도개선과 주민체감형 정책 실현을 이끌어 왔다. 행정학 박사로 현재는 제주대에서 강의(행정학)를 하고 있다.

김인성에게 제주는 단순한 근무지가 아니라 사명과 헌신의 현장이다. 그는 제주에서 축적된 자치특례와 혁신 경험을 국가 균형성장 전략인 '5극3특 분권형 균형발전 모델'로 확산시키며, 지역과 국가 발전을 함께 견인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그의 철학은 분명하다. "도민과 지역, 그리고 국가 발전을 위해 가장 좋은 해법을 찾고, 일이 되게 하는 균형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신념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제주를 넘어 대한민국의 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의 미래를 설계하는 정책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저서 -  「특별지방행정기관 지방기관의 운용실태와 전략방안」 한국학술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