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위해 몸 망가져도 버틴다"…난임 시술 여성, 신체·정신 한계 직면

현영희 기자 2025. 10. 22.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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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난임 부부를 위한 정부의 시술 지원이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정작 반복적인 시술 과정에서 여성이 겪는 신체적·정신적 고통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며 이에 대한 관리 대책이 시급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수행한 '난임 시술 건강영향평가 및 지원제도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는 난임 시술이 여성과 자녀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한 결과, 여성들이 시술 과정에서 난소과자극증후군(OHSS), 자궁 외 임신, 다태 임신 등 단기 합병증 위험에 노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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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우리나라에서 난임 부부를 위한 정부의 시술 지원이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정작 반복적인 시술 과정에서 여성이 겪는 신체적·정신적 고통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며 이에 대한 관리 대책이 시급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수행한 '난임 시술 건강영향평가 및 지원제도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는 난임 시술이 여성과 자녀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한 결과, 여성들이 시술 과정에서 난소과자극증후군(OHSS), 자궁 외 임신, 다태 임신 등 단기 합병증 위험에 노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다태 임신은 산모의 임신중독증이나 임신성 당뇨병 위험을 높이고 조산과 저체중아 출산으로 이어져 신생아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기적으로는 반복적인 호르몬 투여가 경계성 난소 종양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시술로 태어난 아동 역시 자연 임신으로 태어난 아동에 비해 조산, 저체중, 선천성 기형 등의 위험이 다소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다만 암이나 심혈관계 질환 등 장기적인 건강 영향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어려워, 추가적인 장기 추적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시술 과정에서 여성이 겪는 정신적 고통이었다. 연구진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술 후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느낀다는 응답은 시술 전보다 약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시술 횟수가 많아지고 기간이 길어질수록 정신 건강은 더욱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층 면접에서는 반복되는 시술 실패로 인한 좌절감과 죄책감, 사회적 고립감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았고, 일부 여성은 자살 충동까지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러한 심각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심리상담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전체의 8.3%에 그쳐, 정서적 지원 체계가 매우 부족한 현실이 드러났다.

이 같은 문제는 난임 인구와 시술 건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현실과 맞물려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국내 난임 진단자는 2020년 22만8천여 명에서 2023년 30만400여 명으로 4년 새 31.4% 증가했으며, 남성 난임 진단자도 지난해 처음으로 10만 명을 넘어섰다. 시술 건수 또한 2022년 기준 연 20만 건을 돌파했고, 체외수정으로 생성되는 배아 수는 연간 78만 개를 넘어섰다.

정부는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난임 시술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지원 횟수는 기존 '부부당 25회'에서 '출산당 25회'로 늘렸고, 45세 이상 여성의 본인 부담률은 50%에서 30%로 낮췄다. 하지만 시술 성공률은 연령에 따라 크게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기준 체외수정 임신율은 평균 36.9%였지만, 45세 이상에서는 4.5%에 그쳤다. 낮은 성공률은 결국 시술의 반복으로 이어지며 여성의 신체적·정신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진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난임 시술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태아 임신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단일 배아 이식 원칙을 강화하고, 시술 부작용을 관리할 수 있는 체계적인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시술 여성과 자녀의 중장기적 건강을 추적할 수 있는 관리 시스템을 마련하고, 난임 및 임산부를 위한 심리상담센터를 확대·내실화하는 등 정서적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난임 시술이 단순히 출산을 위한 의료지원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시술에 참여하는 여성의 신체적·정신적 건강권을 포괄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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