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들] 병장 월급 깎으면 간부 지원 늘어날까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991년, 병장 월급이 처음으로 1만원을 넘어섰다.
3년 전인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병장 월급이 7천500원이었으니, 꽤 파격적인 인상이었다.
세월이 흘러서도 경조사 봉투의 두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병장 월급만큼은 25년 전의 200배인 200만원을 넘어섰다.
과연 병장 월급 200만원이 간부 지원 기피의 원인일까? 병사 급여는 월급이라기보다 의무 복무에 대한 격려금에 가깝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병사월급 인상에 여론 부정적…간부 이탈 원인 지적
군 기피는 미래 불확실성 탓, 복지시스템 근본 재설계를
(서울=연합뉴스) 김재현 선임기자 = 1991년, 병장 월급이 처음으로 1만원을 넘어섰다. 3년 전인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병장 월급이 7천500원이었으니, 꽤 파격적인 인상이었다. 지금처럼 결혼식 축의금이 5만원, 부의금이 10만원이던 시절이었다. 누구 말대로 1원 한 장 받지 않고, 남자로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3년의 청춘을 나라에 바쳤던 것이다.

부모의 빽을 동원하거나 부동시·디스크·정신질환 환자로 속여 병역 면제를 받은 신의 아들들을 부러워하면서 인고의 세월을 견뎌야 했다. 밤낮 없이 구타의 공포에 떨고, 돈도 빽도 없는 처지를 한탄하면서도 그 적은 월급을 꼬박 모아 부모님께 부쳐드리던 병사들이 적지 않았다. 군에 가서야 비로소 철든 아들의 효심이 담긴 돈이었다.
세월이 흘러서도 경조사 봉투의 두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병장 월급만큼은 25년 전의 200배인 200만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세금을 주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이 변화를 마냥 반기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러다 나라 곳간이 거덜난다"는 걱정부터 "군대 편해졌는데 왜 그리 큰돈을 주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언론도 병사 월급 인상에 대체로 부정적이다. 부사관이나 소위보다 높아 초급 간부 지원율이 떨어지고 이탈이 심화하고 있다는 식이다. 최근엔 육사 생도의 약 3분의 1가량이 자퇴하거나 임관을 포기했다는 통계가 공개되자, 그 원인 중 하나로 병사 월급 인상이 거론되기도 했다.

과연 병장 월급 200만원이 간부 지원 기피의 원인일까? 병사 급여는 월급이라기보다 의무 복무에 대한 격려금에 가깝다. 어차피 군에 가야 하는 사람과 군에 인생을 건 직업 군인의 처지를 같은 기준으로 본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진짜 문제는 돈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간부의 군 복무가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에 있다.
특히 육군은 간부로 쌓은 경력이 제대 후 사회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병과가 거의 없다. 해병대는 '몇 기냐'는 인맥과 '영원한 해병'이라는 자부심이라도 있지만, 육군은 기술적 전문성이 부족해 소령이나 중사로 진급하지 못하면 곧 실업의 문턱에 선다.
게다가 요즘은 단톡방을 만들어 아들의 안전을 비는 '헬리콥터 엄마'와 '마편(마음의 편지)'으로 간부 진급을 가로막는 철없는 병사들을 감싸야 하는 현실까지 겹쳤다. 하사에서 원사, 소위에서 대장까지, 전투 준비보다 사고 예방이 더 중요한 과업이 된 행정 군대 속에서 간부는 군복 입은 보이스카우트를 돌보는 보호자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폭설에도 빈틈없는 경계작전 (서울=연합뉴스) 강원 지역에 많은 눈이 내린 12일 오전 을지부대 장병들이 최전방에서 빈틈없는 경계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2023.12.12 [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2/yonhap/20251022080219980rnze.jpg)
군을 청년이 선호하는 직장으로 바꿀 수 있는 해법은 간단하다. 급여 인상도 중요하지만, 제대 이후의 삶을 재설계해주는 게 필요하다.
장기 복무자에게는 수도권 아파트 특별공급 등 주거 안정과 양육 지원은 물론이고 수도권 근무 기회 확대, 다양한 보직 경험, 복무 후 취업·창업 연계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그런 노력은 하지 않고 단순히 간부 월급만 올리면 될 거라고 생각한다면 상황을 더욱 꼬이게 할 뿐이다.
이제 군은 더 이상 '까라면 까야' 하는 곳이 아닐뿐더러 나라를 지킨다는 사명감만으론 지속될 수 없는 직역이 됐다. 장교와 부사관이 '나도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하는 군, 그것이 강한 군대의 출발점이다.
jahn@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현역가왕3' 우승 홍지윤 "암투병 팬 위해 도전…상금은 기부" | 연합뉴스
- 유명 뮤지컬 배우, 성폭력 혐의로 경찰 조사 후 검찰 송치 | 연합뉴스
- '화장실 몰카' 장학관, 적발 당시 몸에 소형카메라 3개 더 지녀 | 연합뉴스
- "최소 175명 숨진 이란 학교 공격, 미군 표적 오류 탓" | 연합뉴스
- 최불암 측, 건강 이상설에 "재활 치료 중…곧 퇴원 예정" | 연합뉴스
- 왜 안나오나 했더니…이란 새 지도자 모즈타바도 공습 첫날 부상 | 연합뉴스
- [WBC] "우린 8강 확정" 미국 감독, 이탈리아에 패하고 "실언했다" | 연합뉴스
- 월300만원 수당에 식품도 지원됐는데…20개월 딸 영양결핍 사망 | 연합뉴스
- 임실서 일가족 3명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경찰 수사(종합) | 연합뉴스
- 검찰, '손흥민에 임신협박' 일당 2심도 징역형 구형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