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 도전할 ‘K괴물합금’ 탄생…1650도까지 견디는 쇠붙이의 정체는
제트엔진 소재 자립 신호탄
“쇳물 불순물 극한까지 제거
세계3곳만 생산, 고난도 기술”
납기기간도 30주로 대폭 줄여
러시아·우크라 전쟁이 되레 기회
공급망 재편 틈타 공격적 투자
텍사스공장 내년 완공 미국 공략

이곳에서 만들어진 특수합금은 우주항공기 엔진, 발전용 가스터빈, 방산 무기체계의 핵심 부품 소재 등으로 활용된다. 특히 최근 개발한 특수합금의 일종인 ‘초내열합금’은 항공기 제트엔진의 터빈 입구 온도인 1650도를 안정적으로 견디는 내열성을 갖췄다.
용해 작업을 책임지는 김인용 팀장은 “초내열합금은 100t의 소재를 투입해도 작업 과정에서 실패를 거쳐 최종 제품이 20t도 채 나오지 않을 만큼 귀한 소재”라며 “세계에서 3개 회사만 만들 수 있는 고난도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올해 1월 1650도급 초내열합금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8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항공 엔진 부품용 900도급 초내열합금 시제품을 공급해 초기 성능 평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국내에서 초내열합금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성공한 건 세아창원특수강이 최초로 소재 주권 확보의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8월 18일자 A1·15면 보도

특수합금은 극한 환경에서의 안전성을 위해 불순물이 섞이지 않는 ‘고청정성’도 중요하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청정도를 높이기 위해 고도의 진공 설비에서 쇳물을 정제하고 있다. 오상훈 팀장은 “산소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 진공 환경에서 니켈·코발트 합금을 용해한 뒤 전기슬래그 재용해로 등을 거쳐 불순물을 극한까지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단조 공장에서는 2200t급 압축력을 갖춘 프레스 설비가 거대한 쇠뭉치들을 두들기고 있었다. 단조는 금속을 가열한 후 망치나 프레스로 강하게 두드리거나 압축해 원하는 형태로 만드는 공정이다.
공장 한쪽에는 이렇게 만들어진 K9 자주포·K2 전차에 장착되는 12m급 포신(대포의 총열)이 냉각 작업에 투입되고 있었다. 세아창원특수강이 국내 우주항공 소재 개발 선두에 선 것은 1966년 설립(전 삼미종합특수강) 후 60여 년간 방산 소재를 개발해온 이 회사의 DNA 덕분이다.
![우주항공·방산소재로 사용되는 특수합금 소재 청정도를 올리기 위해 불순물을 걸러내는 전기슬래그 재용해 공정이 진행 중이다. [세아창원특수강]](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2/mk/20251022073009592zyzy.png)
글로벌 ‘고인물’들이 100여 년간 독점해온 이 시장에 세아창원특수강이 진입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최근 연이은 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있다.
채 소장은 “에어버스, 보잉 같은 항공기 생산 기업부터 부품·소재 기업들까지 견고한 생산 밸류체인이 형성돼 있어 진입이 거의 불가능했다”면서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패권 경쟁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균열이 생기며 우리에게 기회가 왔다”고 설명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총 2130억원을 투자해 미국 텍사스에 특수합금 전용 생산법인 ‘세아슈퍼알로이테크놀로지(SST)’를 건설 중이다. 창원공장이 고난도 신소재 개발과 초도 양산을 담당하는 연구개발(R&D) 및 기술 허브 역할을 한다면 SST는 세계 최대 우주항공·방산 산업 메카인 북미에서 글로벌 고객사 발굴과 현지 핵심 공급망 진입을 위한 최전방 기지 역할을 맡게 된다.
한국우주항공산업협회에 따르면 우주항공 소재 시장은 2022년 44조원에서 2032년 102조원 규모로 약 13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아창원특수강은 R&D 투자를 2022년 184억원에서 지난해 326억원으로 약 77% 확대하며 우주항공·방산 특수합금 소재 국산화에 앞장서왔다. 향후 3년간 창원공장과 미국 SST 생산설비에 4000억원 이상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채 소장은 “국내 항공 부품 산업은 핵심 소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은 긴 납기와 원가 부담 등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특수합금 소재 국산화는 국내 부품 업체들의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입찰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순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원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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