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불법 동남아 구인’ 텔레그램방 90여 개 확인…“여전히 활개”
감금됐다 탈출한 피해자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실상은 상상보다 더 참혹하고 끔찍했습니다. 대부분 온라인에서 구인 글을 접하고 캄보디아까지 갔다고 진술하고 있는데요, 익명성이 상대적으로 보장된 '텔레그램' 이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었습니다. KBS가 보안업체 'S2W'에 의뢰해 지난 2023년부터 현재까지 텔레그램 내 현황을 파악해봤습니다.

■키워드 '캄보디아, 고수익, 출국장...'… 텔레그램 채널 90여 개 확인

언론 보도로 알려진 주요 범죄 단지가 위치한 지역과 고수익, 알바, 숙식, 합숙, 숙박 지원 등 다양한 키워드를 조합해 AI 기반 빅데이터 플랫폼 '자비스'를 이용해 분석했습니다.

2025년부터 급증한 관련 텔레그램 그룹 방.
현재 한국인 대상 채널은 93개 정도 운영 중인 것으로 KBS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방마다 평균적으로 4천명 정도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참여 인원이 가장 많은 채널은 참여 인원이 만 9천 명을 넘겼습니다.
캄보디아 구인 관련해 메시지를 가장 많이 작성한 주체는 '홍보 대행 업자'로 보입니다. 올해 초 3월부터 두 달 동안 11개 텔레그램 그룹에서 5천 개 넘는 글을 작성해 뿌리기도 했습니다.
■범죄 조직에서 '직접' 찾다 규모 커지자, 홍보 업체 '동원' 추정

해를 거듭할수록 양상은 달라졌습니다.
2023년 텔레그램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구글 상위 노출 기술자 모십니다 ' '증권투자사무실 직원 구합니다. 연락해 주세요' 등 업체에서 직접 특정 업무를 수행할 직원을 찾는 듯한 글을 올렸습니다.
이듬해부터는 자금 세탁이나 사기, 피싱 등에 악용할 목적으로 대포 통장들이 사용되는데 대놓고 '출국장* 매입' 등 대포 통장을 매입하겠다는 글이 올라오고, 홍보업체들이 작성한 형식이 비슷한 구인 글이 늘어납니다.
그러다 올해부터 위 실제 모집 내용과 같이 홍보 전문업자들이 전면에 나서 대규모 모집에 나서는 양상이었습니다.
S2W 상품개발센터 윤창훈 소장은 " '봇'이라 부르는 자동화 프로그램을 활용해 무차별적으로 메시지를 발송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S2W는 이런 글들이 2023년 1만 건이었지만, 2025년 6만 건으로 급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출국장
대포 통장에 사용되는 은어 중 하나입니다. 해외 범죄 자금 흐름을 관리하기 위해 사용되는 계좌를 주로 일컫는 말이고 본인 명의의 계좌를, 대가를 받고 제삼자에게 빌려주거나 판매하는 '개인장', 가상자산을 사고파는 데 쓰이는 대포 계좌를 의미하는 '빗썸장' 등도 있습니다.
■ '고수익' 실상은? '취업 사기'에 '피싱·대포 통장' 범죄 가담!
이런 글이 공통으로 내세우는 업무 강도나 복지 수준은 최고 수준입니다. 당연히 피해자들을 유도하기 위한 '술수' 일 뿐입니다. 믿으면 안 되겠죠.
고수익인데, 누구나 할 수 있고 출국 항공권에 호텔 숙박까지 지원해 준다고 홍보합니다. 원할 때 언제든지 귀국이 가능하다고도 합니다. 물론, 일부는 직접적으로 로맨스스캠이나 대포통장 범죄와 관련된 업무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런 글에 혹해 캄보디아 등으로 출국했다가 고문에 가까운 폭행, 감금을 당하고 범죄에 가담하게 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귀국했다고 하더라도 본인의 신분증, 계좌 등 사실상 모든 정보가 범죄 조직에 넘어간 상황이기 때문에 텔레그램 내 비밀 대화방에서는 신상을 공유하며 피해자들을 협박하고 있다는 보도를 저희도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서상덕 S2W 대표는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캄보디아 취업 사기뿐만 아니라 불법 도박, 마약 거래 등 엄청난 범죄나 사기성 광고들이 한국인 대상으로 배포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범죄 조직의 몸집이 커지며 역할 분담도 치밀해졌습니다. 서 대표는 "분석 결과, 이 생태계는 범죄 조직과 사기성 광고글 배포 문자 마케팅 업체, 각종 범죄성 자금세탁 용도의 사설 코인 거래소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법상 운영에 문제없는 업체들이 음성적으로 이런 사업을 병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위험천만한 '동남아 구인 광고'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도 적극 대응에 나섰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청년들을 유인하는 구인 광고를 삭제하라고 지시하는 등 신속한 조치를 요구했고, 정부 차원의 후속 조치가 한창입니다.
실제, 이런 구인 글을 게시하는 것으로 유명한 한 인터넷 카페는 글을 삭제하겠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런 과정들이 강도 높게, 빠르게 진행된다고 해서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높은 급여' , '출국 지원' 등의 말에 혹하는 수요층이 있는 한, 익명성 등을 보장된 다른 플랫폼에서 '돈 되는 일' 이라며 청년들을 언제든 유인할 겁니다.
고수익이 보장된 해외 취업을 꿈꿨거나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며 안일하게 본인 통장 등을 빌려주는 일에 뛰어들었던 청년들이 피해자이자 동시에 가해자가 되거나, 돌아오지 못하는 비극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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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호 기자 (yellowcar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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