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끊기고 반한감정까지..캄보디아 교민들 "생계 위협할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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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들은 지금 속에 천불이 날 지경이에요. 여행업과 숙박업에 종사하는 교민들도 그렇고 사업하는 교민들도 반한 감정 때문에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어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거주 중인 오현준(47)씨는 21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교민들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20대로 추정되는 한국 남성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며 캄보디아 이주민과 실랑이를 벌이고 위협을 가하는 영상이 현지인들 사이에 퍼지면서 '반한 감정이 들끓기 직전'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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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취소되고 식당은 매출 70% 감소
인종차별 폭행 영상 확산…"반한 감정 들끓어"
"묵묵히 생업을 이어가는 교민 생각해주길" 호소
[이데일리 김현재 기자] “교민들은 지금 속에 천불이 날 지경이에요. 여행업과 숙박업에 종사하는 교민들도 그렇고 사업하는 교민들도 반한 감정 때문에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어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거주 중인 오현준(47)씨는 21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오씨는 프놈펜에서 미용실과 식당 창업을 준비하던 중 캄보디아 한국인 연쇄 감금·폭행 사태가 발생하자 “예정됐던 투자 약정이 이번 사태로 연기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투자 의향이 있던 사람들도 캄보디아 입국을 하지 못해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결국 오씨는 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단 귀국하기로 했다.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한국인 연쇄 감금·폭행 사태의 파장이 커지자 교민들의 한숨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캄보디아 전체가 ‘범죄 국가’라는 낙인이 찍히면서 생계가 위태로워진 교민들이 속출하고 있는데 정작 자신들은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업종은 매출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게 현지 전언이다. 시아누크빌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는 “그간 해외 선교팀과 봉사활동단, 한국인 카지노 손님이 식당의 주 고객층이었는데 이들이 시아누크빌을 찾지 않아 매출이 지난달 대비 70%가량 줄었다”며 “식당을 운영하면서 범죄 조직원으로 오해받을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앙코르와트 등 유적지가 위치해 관광지로 유명한 시엠립주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A씨는 “다음 달부터 성수기라 평소 같으면 예약이 꽉 차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다 취소됐다”며 “정부에서 교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외교부가 캄보디아 보코산 일부 지역을 ‘여행금지’ 구역으로 지정하고 여행경보를 상향하자 현지에서 발이 묶인 교민도 있었다. 캄보디아 보코산에서 딸기 농사를 짓는 장지용(56)씨는 지난 15일 농장에서 수확한 딸기를 배달하러 프놈펜에 방문했다. 그러던 중 외교부의 여행 경보 4단계 발령 소식을 들었고 보코산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현행 여권법상 한국 국적자는 ‘예외적 여권’ 없이 여행금지 지역에 방문하거나 체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교부의 조치로 보코산으로 다시 돌아가긴 했지만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캄보디아 현지인 사이에서는 ‘범죄 조직에 소속된 중국인과 한국인이 문제인데 캄보디아만 피해를 본다’는 여론도 생겨나고 있다. 교민들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20대로 추정되는 한국 남성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며 캄보디아 이주민과 실랑이를 벌이고 위협을 가하는 영상이 현지인들 사이에 퍼지면서 ‘반한 감정이 들끓기 직전’이라고 말한다. 이창훈 인산코퍼레이션 대표는 “지금 현지인들 사이에 반한 감정이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 교민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한국인에 대한 불만이 직·간접적으로 표출되고 있다”고 했다.
교민들은 일부 국내 언론보도가 캄보디아 치안 상황을 과장하고 공포를 심어주고 있다고 호소했다. 캄보디아에서 23년째 거주 중인 김대윤 재캄보디아한인회 부회장은 “교민들 중 이번 사태를 계기로 범죄단지에 대해 처음 알게 된 사람들이 많고 억류된 청년들을 도와준 사람들도 많다”며 “캄보디아에서 묵묵히 생업을 이어가는 교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재외국민안전대책단은 지난 18일 프놈펜의 한 사무실에서 재외동포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홍기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실제 대표단이 돌아본 캄보디아 프놈펜의 치안 상황은 특별히 다른 지역보다 위험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며 “1만여 캄보디아 거주 동포들도 정부의 보호가 필요한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재 (presen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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