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700조 원이 몰린다… 미국 증시가 장기 상승하는 이유

하은정 기자 2025. 10. 22.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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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k 계좌 통해 매년 막대한 자금이 증시 유입
미국인 은퇴자금 대부분이 증시에 묶여 부양 필수

올해 국내 증시가 급등하면서 주변에서 큰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해까지 유행했던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말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미국 주식보다 매력적인 투자처는 많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미국 주식은 미국인의 은퇴 생활을 담보로 잡고 있기에 구조적으로 장기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진짜 그럴까? 

은퇴자금이 움직이는 구조, 401k의 힘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증시 우상향의 배경에는 1982년부터 시행된 401k라고 불리는 퇴직연금 제도가 있다. 미국 국세법상 401조 k항에 퇴직연금 조항이 있기에 통상 401k라고 불린다. 이 401k는 오늘날 전 세계 퇴직연금 제도의 모태가 되었다. 원리는 우리나라 퇴직연금과 같다. 직장으로부터 받은 월급 가운데 일부를 퇴직연금 계좌에 넣어놓으면 이는 현재 소득이 아니라고 간주하고 해당 금액만큼은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은 2024년 기준으로 연간 최대 22,500달러까지 납입이 가능하며, 50세 이상이라면 추가로 7,500달러를 더해 최대 30,000달러까지 가능하다. 여기에 미국의 경우 직장인이 급여의 얼마를 401k 계좌에 넣으면 회사에서 어느 정도 금액을 추가로 보조해주는 제도와 문화가 보편적이라 실질 납입 금액은 더 많다. 401k 계좌에 넣은 자금은 개인이 직접 운용하지 않고 유명 금융사들이 제시한 투자 옵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면 금융사에서 알아서 운용한다. 중도 인출은 어렵지만 이렇게 수십 년간 꾸준히 굴린 자금을 노년에 인출해 은퇴 후 생활비 자금으로 쓰는 구조다.

올해 1분기 기준 401k 계좌에 가입한 미국인 수는 약 7,000만 명이고 운용자산은 약 8조7,000억 달러(한화 약 1경2,000조 원)다. 이는 공무원 대상 401k인 TSP(Thrift Savings Plan)를 제외한 수치이며 TSP까지 합치면 약 12.2조 달러(한화 약 1경7,000조 원)에 달한다.

매년 700조 원이 증시로, 미국의 '돈의 순환'

401k 계좌에 넣은 자금은 대부분 미국 주식시장에 유입되고 있다. 매년 약 5,000억 달러(약 700조 원)가 401k를 통해 미국 증시에 들어오고 있으며 현재 401k 계좌 자산의 약 86%가 미국 주식에 투자되고 있다. 그 결과 미국 증시는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미국 대표 시장지수인 S&P500은 지난 30년간 연평균 8~1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전 미국인들의 은퇴자산 대부분이 미국 주식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구조가 이렇기에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은퇴자금이 묶여 있는 미국 주식을 부양해야 할 정치적·경제적 의무를 지게 된다. 만약 미국 증시가 부진하다면 그들은 국가 재정 확장을 통해서라도 증시를 부양하려고 한다.

주가 부양은 '국민 노후'의 문제

미국인들의 노후가 달려 있기에 기업인들도 주가 부양에 소홀할 수 없다. 횡령이나 분식회계를 할 경우 평생 감옥에서 보내야 할 정도로 처벌이 강하다. 이런 문화는 미국 기업의 주가 부양 노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기업들이 중복상장, 이른바 '쪼개기 상장'을 하거나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중복상장은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렵고 경영진들은 주가에 자신의 고용이 달려 있기에 자사주 소각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미국이 단기간에 무너지지 않는 한, 미국 증시는 장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개별 종목 투자는 개인마다 성패가 엇갈릴 수 있지만 S&P500 등 시장지수에 대한 장기 투자는 구조적으로 우상향하기 때문에 단기 투자가 아니라면 손실을 볼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CREDIT INFO

취재 육종심(경제 전문기자, 프리랜서)

하은정 기자 hah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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