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뻥튀기 논란’ 국가 재활용률, 26년 만에 손본다

정부가 국가 재활용률 통계를 26년 만에 손보기로 했다. 재활용률을 산정할 때 ‘물질 재활용’만 인정하는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는 폐플라스틱 등과 같은 쓰레기를 불에 태워 에너지로 쓰는 ‘열적 재활용’까지 포함해 왔다. 이를 놓고 “한국의 재활용률 수치가 부풀려졌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는데,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21일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기후부는 최근 시멘트·제지 공장 등에서 유연탄 같은 화석연료 대신 쓰레기를 태워 스팀이나 전기를 생산하는 ‘열적 재활용’을 총재활용률 산정에서 제외하는 검토에 착수했다. 우리나라는 1996년 재활용률을 집계하기 시작했고, 1999년부터 폐기물관리법에서 재활용 정의에 ‘열적 재활용’까지 포함해 왔다. 이에 시멘트·제지 공장 등이 유연탄 등 화석연료 대신 쓰레기를 태워 연료로 쓰면 이를 재활용으로 인정해줬다.
다만 기후부 관계자는 “방침은 정해졌지만, 법 개정이 필요할 뿐 아니라 산업계 이해관계 등이 얽혀있는 만큼 모든 작업이 끝나려면 적어도 3년은 소요될 것”이라며 “2030년까지 완료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열적 재활용’이 제외되면 국내 생활 폐기물, 특히 플라스틱 재활용률이 10%포인트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2023년 기준 국내 생활 폐기물 총재활용률은 58.7%, 이 중 열적 재활용은 12.5%를 차지했다. 생활 폐기물 중 폐합성수지(폐플라스틱)의 총재활용률은 47.3%, 이 중 열적 재활용은 10.5%였다. 새로 바뀌는 기준을 적용하면 한국의 생활 폐기물 총재활용률은 46.2%, 폐플라스틱은 36.8%가 된다.
그럼에도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국제 사회의 탈(脫)플라스틱 흐름이 강화되면서 ‘열적 재활용’이 포함된 재활용률을 사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통상 재활용이란 자원 순환 관점에서 다 쓴 플라스틱·비닐·유리 등을 가공·처리해 다시 쓰는 ‘물질 재활용’을 뜻한다. 유럽연합(EU)은 물질 재활용이 어려운 쓰레기를 태워 60% 이상 열에너지를 뽑아내면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주지만, 이를 ‘재활용’으로 분류하진 않는다. 미국 역시 쓰레기를 단순 소각·매립하지 않고 에너지 회수를 한 기업에 세금 혜택을 주지만, 이를 ‘재활용’으로 보지 않는다.
반면 한국은 그동안 시멘트나 제지 공장에 폐플라스틱 등 불에 타는 쓰레기를 ‘땔감’으로 보내면 재활용 실적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품이 많이 드는 물질 재활용을 굳이 할 필요가 없었다.박홍배 의원은 “정부가 국제 기준에 맞는 재활용의 정의를 바로 세워야 국민의 분리배출 노력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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