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인 척 속여 김포에 착륙시켜라"... 호평 쏟아진 '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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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이 '평양공항'으로 바뀌고 태극기 대신 인공기가 걸린다.
일본 극좌 공산주의 단체 적군파 요원 9명이 도쿄에서 납치한 일본 여객기를 이중 납치해 평양이 아닌 김포공항에 착륙시키려는 기발한 작전의 일부다.
평양으로 향하던 여객기는 한국 관제사와 교신 끝에 김포공항에 착륙하지만 금세 뭔가 수상한 낌새를 눈치챈다.
공산주의라는 허구의 이상향을 꿈꾸는 적군파 요원과 이들을 속여 김포공항에 착륙시켜야 하는 공군 중위 서고명(홍경) 모두 진실과 거짓 사이의 흐릿한 공간에 있는 인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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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한당' '킹메이커' 등 변성현 감독
설경구 홍경 류승범 등 연기 돋보여

김포공항이 ‘평양공항’으로 바뀌고 태극기 대신 인공기가 걸린다. 공항 활주로에는 북한군복을 입은 남성들과 꽃다발을 든 여성들이 운집해 있다. 일본 극좌 공산주의 단체 적군파 요원 9명이 도쿄에서 납치한 일본 여객기를 이중 납치해 평양이 아닌 김포공항에 착륙시키려는 기발한 작전의 일부다. 평양으로 향하던 여객기는 한국 관제사와 교신 끝에 김포공항에 착륙하지만 금세 뭔가 수상한 낌새를 눈치챈다.
영화보다 영화 같은 이 이야기는 1970년 3월 도쿄 하네다공항과 김포공항 사이에서 실제 벌어진요도호 납치사건이다. 지난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한국영화 ‘굿뉴스’는 이 사건을 토대로 제작됐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킹메이커’ ‘길복순’ 등으로 주목받은 변성현 감독이 연출했다.
2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변 감독은 “도입부에 명언을 하나 만들고 그것이 거짓으로 끝나는 구성과 권위주의·관료주의에 대한 비판 같은 주제를 먼저 생각했는데 요도호 납치사건이 거기에 잘 맞겠다 싶어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고 말했다.

‘진실은 간혹 달의 뒷면에 존재한다. 그렇다고 앞면이 거짓은 아니다.’ 영화는 정체불명의 해결사 이아무개(설경구)가 읊는 트루먼 셰이디라는 인물의 명언으로 시작한다. 물론 정체불명의 인물이다. 역설적인 제목은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이 얼마든지 거짓일 수 있고, 진실과 거짓의 경계도 종종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모호할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공산주의라는 허구의 이상향을 꿈꾸는 적군파 요원과 이들을 속여 김포공항에 착륙시켜야 하는 공군 중위 서고명(홍경) 모두 진실과 거짓 사이의 흐릿한 공간에 있는 인물들이다. 변 감독은 “뉴스를 들으며 느꼈던 지겨움과 짜증, 탈이념 시대의 이념 대립 같은 것에 대한 냉소를 블랙 코미디로 풀면 재밌겠다 싶었다”고 했다.
변 감독은 실제 사건을 토대로 하되 장난기 넘치는 상상력을 가미하고 블랙코미디로서 풍자적 요소를 강화해 독특한 소동극을 만들어냈다. 위급한 상황 속에서 충돌하는 여러 인물들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전개, 독특한 캐릭터들의 앙상블, 재치 넘치는 리드미컬한 편집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2시간 18분이라는 다소 긴 상영시간에도 지루할 틈 없이 서사를 펼치는 연출에 공개 후 ‘역대 넷플릭스 한국영화 중 최고작’ ‘변성현 영화 중 가장 재미있는 작품’이라는 호평이 이어진다. 변 감독도 “평소 친분이 별로 없는 영화인들에게 ‘영화 잘 봤다’는 연락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 있다. 약간 삐딱하면서도 야심으로 가득찬 청년 고명과 의뭉스러운 아무개, 권력지향적이면서도 능청스럽고 유머러스한 중앙정보부장 상현(류승범), 여객기 납치범(가사마츠 쇼, 야마모토 나이루 외) 등의 연기는 영화의 몰입을 강화한다. 변 감독은 홍경에 대해 “또래 배우 중 가장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고 치켜세웠다. 일정상 출연을 고사한 류승범에겐 매달리다시피 해서 캐스팅하기도 했다. 일본 출연진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배우들과 대사 하나, 반응 하나 물어보며 촬영”한 결과다.

변 감독은 ‘굿뉴스’에 대해 자신의 능력치를 100%에 가깝게 쏟아부은 영화라고 했다. “지금까지 영화 중 가장 열심히 했어요. 코미디는 평소 두려워했던 장르라서 더욱 그랬습니다. 배우, 스태프와 조금이라도 더 이야기하려 했고 한 번에 오케이할 만한 촬영도 의심하면서 더 찍었죠. 빵빵 터지는 웃음보다는 피식 웃으면서도 마지막엔 내가 이렇게 웃어도 되나 싶은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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