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대포통장만 넘겨도 태형… 사기 처벌 대폭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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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격한 법 집행으로 유명한 싱가포르가 급증하는 온라인 사기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태형을 사기 범죄까지 확대한다.
21일 공영 CNA방송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 내무부는 사기 범죄자에 대한 태형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형법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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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증·대포통장 넘겨도 '최대 24대'
"사기 피해와 싸우는 게 최우선 과제"

엄격한 법 집행으로 유명한 싱가포르가 급증하는 온라인 사기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태형을 사기 범죄까지 확대한다. 단순 가담자나 자금 운반책은 물론, 대포통장과 신분증을 빌려준 조력자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된다. 사기의 구조적 고리를 하부부터 끊어내겠다는 의지다.
21일 공영 CNA방송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 내무부는 사기 범죄자에 대한 태형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형법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개정안은 사기 조직 주범은 물론, 하부 조직원이나 신규 조직원 모집에 가담한 사람도 유죄 판결 시 최소 6대에서 최대 24대의 태형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단순 조력자에 대한 처벌도 대폭 강화된다. 자신의 신분증이나 은행 계좌, 싱패스(정부 사이트 로그인용 개인정보), 유심칩 등을 사기 조직에 돈을 받고 넘기거나 빌려준 경우에도 법원의 판단에 따라 최대 12대의 태형이 선고될 수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그간 성범죄와 마약 밀매, 부정부패 등을 저지르면 태형이 적용됐다. 사기 가담 혐의로는 최대 징역 10년 또는 벌금형만 부과됐는데, 앞으로는 온라인 사기에도 물리적 체벌이 가중되는 셈이다.

싱가포르 정부의 조치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사기 피해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대응 신호로 해석된다. 현지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는 “2019년 이후 현재까지 보이스피싱, 투자 사기 등 온라인 사기 범죄 누적 피해액이 34억 싱가포르달러(약 3조7,000억 원)를 넘어섰다”며 “특히 지난해 한 해 동안만 11억 싱가포르달러(약 1조2,000억 원), 올해 들어 8월까지 6억 싱가포르달러(약 6,600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현지 정부가 이번 법 개정안을 소개하면서 ‘사기 피해와 싸우는 게 국가의 최우선 과제’라고 언급할 정도다. 이에 범죄 확산 시작점이 되는 운반책부터 잡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사기 가담자에 대한 태형 도입 논의는 올해 초부터 본격화됐다. 쑨 쉐링 내무장관은 당시 국회에서 “사기범이 야기하는 심각한 피해를 고려해 특정 경우에는 사형까지 선고하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CNA는 전했다.
싱가포르는 영국 식민지 시절 도입된 태형 제도를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는 ‘비인도적 처벌’이라며 철폐를 요구해왔지만, 정부는 이를 낮은 범죄율의 핵심 요인으로 꼽는다. 싱가포르 법무부는 앞서 “사법적 태형은 특정 범죄자와 다른 잠재적 범죄자가 향후 범행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하는 억제 기능을 수행한다”고 주장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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