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빚더미 청춘… ‘불법사금융예방대출’ 절반이 2030
취업난에 20대 연체율 33% 달해
3년 시한 종료 앞 연장 목소리도
저신용 취약계층에게 최대 100만원을 빌려주는 ‘불법사금융예방대출(불사예대)’ 누적 대출액의 절반가량을 청년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연체율도 청년층이 가장 높다. 고용 불황이 이어지며 구직을 포기하거나 실패한 청년들이 많아진 영향이란 지적이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불사예대 누적 대출금의 45.4%를 2030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30대가 23.4%(595억원)로 가장 많고, 20대이하가 22.0%(559억원)로 뒤를 이었다. 이용 건수도 30대와 20대가 각각 22.9%, 22.0%로 가장 많았다.

이처럼 청년이 예방대출의 ‘최대 이용자’이자 ‘최대 연체자’가 된 이유로는 취업난이 꼽힌다. 취업에 실패한 청년들이 빚으로 연명하다 결국 불사예대까지 받게 되고 이마저도 갚지 못하는 처지라는 것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달 청년층 고용률은 45.1%로 1년 전보다 0.7%포인트 낮아지며 17개월 연속 하락을 이어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후 약 16년 만에 최장 기록이다. 당시 비경제활동인구 증가, 경기 부진 등 여파로 청년층 고용률은 2005년 9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51개월간 하락했다.
청년 고용 악화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지만 한시 사업인 불사예대는 2026년 3월 종료될 예정이다. 불사예대 종료를 앞두고 정부는 ‘서민금융안정기금’ 신설 등을 통한 프로그램 연장을 논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품의 지속성을 위해선 종전처럼 은행의 선의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정세은 충남대학교 교수(경제학)는 “불사예대가 지속성을 가지려면 꾸준한 재원마련 방안이 필요하다”며 “공공적 성격을 지닌 은행이 이윤의 일정부분을 고정적으로 출연하고 정부도 보태는 식으로 해야한다. 은행 자체가 정부의 발권력 등의 지원과 국내 소비자에 의해 이윤을 창출하는 조직인데 이 정도의 사회 기여는 의무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창민 의원은 “불법사금융예방대출의 재원이 고갈되면 불법사금융이라는 지옥으로 떨어지게 된다”며 “이 나라의 가장 가난한 청년들과 서민들의 금융이 천문학적 수익을 내온 은행들의 적선에 전적으로 맡겨져 있는 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금융당국은 재원을 안정시킬 대책을 시급히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그동안 불사예대 재원 마련의 주체였던 은행 업계는 불사예대의 연장이 달갑지 만은 않은 분위기다. 대출자들의 도덕적 해이나 성실상환자의 상대적 박탈감 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은행 업계 관계자는 “배드뱅크 출연 같은 사업들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 사실 여기저기서 청구서를 받아든 금융권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마냥 개선의 여지가 없는 사람들에게 마냥 퍼주는 것은 ‘도덕적 해이’만 불러온다. 불사예대 대출자를 선정할 때 상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출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토로했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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