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선의 ‘강경 보수’…초선 때 “총리 맘대로 전쟁 사과 곤란”

김기범 기자 2025. 10. 21.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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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는 누구
아베와 ‘여자 아베’ 2014년 9월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와 다카이치 사나에 총무상이 도쿄 총리관저에서 각료회의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교도연합뉴스
무라야마 담화 발표 1년 전에
“침략 표현 적절치 않아” 설전
아베 내각서 총무상 등 중용
보기 드문 비세습 여성 정치인

“마음대로 (일본을) 대표해 사과하면 곤란하다.” “침략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21일 일본의 사상 첫 여성 총리로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총리가 과거 논란을 초래했던 발언들이다. 그가 일본이 일으켰던 전쟁에 대해 어떤 역사관을 가졌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내용이다.

32세였던 1993년 처음 중의원에 무소속으로 입성한 다카이치 총리는 1961년 나라현에서 태어났으며 고베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1996년 자민당에 입당했으며 중의원에서 10선 경력을 쌓았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노선을 따라 ‘여자 아베’로 불려온 다카이치 총리는 2006년 1차 아베 내각에서는 내각부 특임장관을, 2014년 2차 아베 내각에서는 여성 최초로 총무상을 맡았다. 경제안보담당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으며 일본 정계에서는 보기 드문 비세습 여성 정치인이기도 하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 내에서도 우익 성향이 강한 인물이다 보니 주변국을 자극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례가 많다. 그는 1994년 10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선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에게 “(총리가) 50년 전 정권을 단죄해 전쟁을 지지했던 납세자나 고귀한 생명을 바친 이들이 한 일을 잘못이라고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나”라고 질의하기도 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1995년 종전 50주년 총리 담화를 통해 현직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식민지배에 대한 사과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 때문에 다카이치 내각의 외교 정책이 이시바 시게루 전임 총리에 비해 매파적인 방향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임박한 외교 일정을 고려했을 때 당분간은 주변국의 분위기를 살피며 온건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주요국 정상들과 대면하게 된다.

일본 대내적으로는 헌법 개정, 외국인 불법체류자 대책 등 안보 사안과 관련해 변화가 예상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총재 선거 기간 헌법에 자위대를 명기하는 방향의 개헌을 공약하고 외국인 혐오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특히 우익 정당인 일본유신회가 새로운 연립 파트너가 되면서 우경화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일본유신회는 연정 협상 과정에서 헌법 제9조 개정에 관한 양당 협의회 설치, 3대 안보문서 조기 개정, 방위 장비 수출 제한 규정 대폭 완화, 외국인 위법 행위 대응 등이 필요하다고 자민당 측에 제안했다. 헌법 제9조는 전쟁과 무력 행사의 영구 포기, 육해공군 전력 보유 및 국가 교전권 부인의 내용을 명시했으며 3대 안보문서에는 방위력 강화 방침이 담겼다.

경제 정책과 관련해 다카이치 총리는 돈 풀기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그는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확대와 금융 완화를 줄곧 주장해왔고 당 총재 선거 기간엔 후보 5명 중 유일하게 적자 국채 발행도 용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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