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석 경사 순직한 영흥도 꽃섬, 옹진군 ‘출입통제구역’ 추진
인천해경에 ‘해루질 제한’ 요청
주민 의견 수렴, 지정여부 결정
문경복 군수 “사고 예방에 온힘”

해양경찰관 고(故) 이재석 경사가 해루질을 하던 외지인을 구조하고 숨졌던 인천 옹진군 영흥도 꽃섬(길마도) 일대에 야간 해루질을 제한하는 방안(9월15일자 1면 보도)이 추진된다.
인천 옹진군은 영흥면 꽃섬 인근 내리 갯벌에 대한 ‘출입통제구역’ 지정을 이달 초 인천해양경찰서에 요청했다고 21일 밝혔다.

해경은 영흥도 주민 의견 등을 수렴해 내리 갯벌에 대한 출입통제구역 지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출입통제구역의 최종 고시까지는 2~3개월이 소요된다.
출입통제구역은 ‘연안사고 예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안전사고 우려 지역에 해경이 지정·고시한다. 전국에 있는 28곳의 출입통제구역 대부분이 해루질과 낚시로 인명피해 사고 등이 발생한 지역이다.
출입통제구역으로 지정이 되면 일몰 후 30분부터 일출 전 30분까지 어업인과 비어업인 모두 갯벌에 들어갈 수 없다. 또 주의보 이상 기상특보 발효 시 갯벌 출입이 제한된다. 이를 위반하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현재 수도권 내 출입통제구역은 인천 중구 하나개해수욕장과 경기 안산시 구봉도 주변 갯벌 등 2곳이다. 이 지역은 모두 과거 해루질로 인한 인명피해 사고가 다수 발생한 뒤 출입통제구역으로 지정됐다.
이번에 출입통제구역 지정이 추진되는 내리 갯벌은 해루질을 하는 외지인들이 수도권에서 가장 많이 찾는 장소 중 하나다.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 밤에도 100~200명의 외지인이 내리 갯벌에 들어가 꽃게와 소라 등을 채집한다.
내리 갯벌에서는 안전사고도 계속 발생 중이다. 지난달 11일 오전 3시30분께 인천 옹진군 영흥면 꽃섬 인근 내리 갯벌에서 중국 국적의 70대 남성이 해루질 중 고립됐다. 당시 영흥파출소 소속 이재석 경사는 자신의 부력 조끼를 그에게 주고 혼자 헤엄쳐 나오다가 실종돼 결국 숨졌다.
앞서 2023년 6월 8일에는 새벽에 해루질을 나간 60대 외지인 1명이 내리 갯벌에서 고립돼 꽃섬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18년에도 같은 유형의 사망 사고가 났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내리 갯벌에서 발생한 연안사고는 총 12건에 달하며 대부분 꽃섬 인근 갯골 등에 집중됐다.
사고가 발생한 꽃섬 주변은 갯골과 줄등(갯벌에 생긴 언덕)으로 지형이 이뤄져 밀물 때 수위가 높아지는 것을 인지하기 어렵다. 특히 야간 시간대 진행하는 해루질 특성상 갯벌에 조금만 물이 차도 해안가로 가는 길을 찾기 어렵다는 게 지역 어민들의 설명이다.
영흥도 어민들은 뒤늦게나마 내리 갯벌 일대에 출입통제구역 지정이 논의돼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임병묵 영흥수협 조합장은 “꽃섬 뒤쪽 항로에는 간조 때도 물이 차 있고, 안쪽으로는 갯골과 줄등이 있는 구조여서 야간에는 바닷물이 들어오는 걸 눈으로 인지하기 어렵다”며 “그동안 수차례 출입통제구역 지정을 요청했다. 안타까운 안전사고가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해경과 옹진군에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문경복 옹진군수는 “해경에 출입통제구역 지정을 강력히 요청해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조경욱 기자 imj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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