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충돌사고 급증’ 인천공항, 안전 경고음

김주엽 2025. 10. 2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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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배수로 주변 습지에 다수 서식
법적 관리·시설물 개선 미흡 등 지적
공사, 건천화·옥외 배전반 이설 준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전경.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의 최초 원인으로 조류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이 지목된 가운데 인천국제공항도 버드 스트라이크 위험성이 커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항공안전 취약분야 관리실태 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공항 활주로 이착륙 경로에는 남·북측 주배수로가 있다. 배수로 주변에는 습지가 조성돼 있어 조류가 다수 서식하고 있다. 콘크리트 포장 작업이 대부분 이뤄진 남측과는 달리 북측 배수로에는 3.5㎞의 습지 하천이 있어 조류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인천공항공사가 진행한 ‘인천공항 북측 주배수로 조류서식 영향성 및 개선방안 검토용역’ 결과를 보면 지난해 용역팀이 7차례에 걸쳐 북측 배수로에 서식하는 조류를 조사해 보니 93종, 3천948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남측 배수로에서 발견된 조류(63종·2천51마리)와 비교하면 종이 다양하고, 개체 수도 많다. 인천공항 항공기 이착륙 경로에 있는 남·북측 배수로의 조류 개체 조사가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공항에서 발생한 조류 충돌 사고는 2022년까지 매년 50여건 수준에 머물렀으나, 2023년 139건, 지난해 236건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인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조류 충돌 사고 968건 중 40% 가까이가 2023년과 2024년 발생한 것이다.

감사 보고서는 “공항시설법과 항공안전법에 따라 비행장과 비행장 주변 등에서 항공기와 조류 또는 야생동물의 충돌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서식지를 관리해야 하는데, 관련 조치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항공기 착륙 과정에서 활주로를 이탈할 경우 충돌할 수 있는 시설물도 착륙대 주변에 설치돼 있어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착륙대는 항공기의 활주로 이탈 사고에 대비해 설치하는 안전지대다.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무안국제공항은 착륙대 끝단에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가 설치돼 있어 사고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인천공항에도 제1·2활주로 주변 착륙대에 옥외 배전반이 설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곳에 있는 옥외 배전반은 활주로에 착륙하는 항공기의 진입각도 정보를 제공하는 무선설비인 ‘GP’와 기상장비에 전원을 공급하는 시설로, 부러지기 쉽고 낮은 구조로 돼 있지 않아 항공기와 충돌하면 동체 손상 위험이 크다고 감사 보고서는 지적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조류 서식을 막기 위해 습지를 없애는 건천화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돼 설계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며 “옥외 배전반의 경우 현재 이설 공사를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엽 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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