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폭탄 협박, ‘VPN 추적 난항’에 장기전 조짐
'모방 범죄' 우려도…대인고 이후 인천공항·동방중 등 잇단 테러 협박
꼬리 밟았더니 “모른다” 발뺌…본인 인증 허술한 119 시스템도 악용
![사이버 범죄 일러스트 [사진 = 경인방송 DB]](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1/551718-1n47Mnt/20251021194003319ggdn.png)
[앵커]
최근 인천 지역 학교와 공항 등을 대상으로 한 테러 협박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경찰이 전담팀까지 꾸려 수사에 나섰지만, 협박범이 가상사설망 VPN을 통해 신원을 숨기면서 추적에 난항을 겪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수사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김예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오늘(21일) 오전 인천 서구 대인고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119안전신고센터에 접수됐습니다.
지난 13일부터 줄곧 이어진 협박 신고가 다시 등장한 겁니다.
신고자는 "이전의 협박 글은 수사력 분산을 위한 것이었다"며 "학교 내부 7곳에 폭탄을 설치했고 이번엔 진짜다"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경찰은 형사·사이버·여성청소년계 등 30명으로 구성된 전담 대응팀을 꾸려 협박범을 추적하고 있지만, VPN 우회 등으로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VPN은 단말기와 가상 서버 사이의 통신을 암호화해 실제 이용자의 IP를 숨길 수 있는 기술로, 최근들어 정보 보안 목적으로 일반인의 사용도 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술 특성상 추적이 까다로워 수사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황석진 /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VPN 서버를 트게 되면 적어도 4군데, 5군데 이상 경유해서 오는 경우도 상당히 많거든요. 그러면 계속 공조를 해야 되거든요. 기존 IP를 추적해서 그 현지(경유한) IP 쪽에서 다시 물어봐야 되잖아요. 그쪽에서 또 받고, 또 물어보고, 또 받고…범인은 뭐 시간이 지나면 특정이 될 수는 있겠지만 아마 추적하는 데는 생각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릴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실제로 협박범은 지난 16일 "VPN을 다섯 번 우회했으니 못 잡을 것"이라며 조롱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수사가 길어지면서 비슷한 내용의 협박 신고 또한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19일에는 인천 논현동 동방중학교와 인천공항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어제(20일) 오후엔 인천공항 항공기 납치 협박 글까지 올라왔습니다.
사회적 불안을 조장하면서도 잡히지 않는 모습에 일부는 '모방 심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미선 / 동양대 경찰범죄심리학과 교수 : 장난이나 재미를 위해서 하는 경우들도 있을 거고, 어쨌든 통제감이나 권력감 같은 것도 느낄 거 같아요. 경찰과 소방관들이 출동을 해가지고 쩔쩔 매는 모습들을 보면서…그러면 이제 따라하는 사람들이 생기는데 그들 역시도 장난을 통해서 이슈화되는 것들에 대해서 굉장한 호기심을 때문에 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신고 체계 상의 허점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대부분의 협박은 119안전신고센터를 통해 이루어졌는데, 최근까지는 이름과 전화번호만으로도 신고가 가능했습니다.
허위 신고가 잇따르자 소방청은 본인 인증 절차를 복원했지만, 휴대전화 인증 등 2차 인증이 없어 타인의 명의로 신고가 가능한 상황입니다.
실제로 지난 주말 접수된 학교·공항 협박의 신고자 신원도 확인됐지만,
모두 "내가 신고한 게 아니다"며 부인했습니다.
[소방청 관계자 : 한 5년 전에는 인증 절차가 있었는데, 간소화 서비스로 없앴어요. 그런데 허위·거짓 신고가 늘어나니까 (급하게) 다시 복원시켜서…(추가) 검증 절차를 넣기 위해서 현재 개발이 진행 중입니다.]
지난 3월 신설된 '공공협박죄'는 불특정 다수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를 가하겠다고 협박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수사와 행정력이 낭비되는 허위 신고.
강력한 처벌과 함께 제도적 보완이 시급해 보입니다.
경인방송 김예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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