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지고 찢기는 혈관의 수난, 경고도 없다

임승재 2025. 10. 2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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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불가 ‘대동맥 질환’ 4년새 환자 40% 급증
고령화·서구화된 식습관 등 위험요인
손상 뒤 48시간내 비수술땐 50% 사망
흡연력·가족력 있다면 정기검진 필수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오래된 수도관이 녹스는 것처럼 혈관도 나이가 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혈관이 늘어나서 찢어지거나 터지고, 또는 막히는 것을 ‘대동맥 질환’이라고 한다.

혈관은 우리 몸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다. 특히 대동맥은 심장의 좌심실에서 시작되는 가장 큰 혈관이다.

대동맥 질환은 크게 ‘대동맥류’와 ‘대동맥박리’로 구분된다.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심장혈관병원장 류상완 교수(심장혈관흉부외과)는 “대동맥류는 혈액을 온몸으로 전달하는 대동맥이 풍선처럼 늘어나 정상보다 1.5배 이상 넓어진 것을 의미하고, 늘어난 대동맥의 안쪽 벽이 찢어지거나 터진 상태를 대동맥박리라고 한다”고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집계한 국내 대동맥류와 대동맥박리 환자는 지난해 4만3천565명으로, 2020년(3만1천44명)보다 40.3% 급증했다.

류 교수는 “최근 대동맥류가 급증한 이유는 정밀 영상검사의 확대로 조기 진단 사례가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인구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만성질환·흡연 등으로 혈관질환 환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통 대동맥이 찢어지거나 터지면 10명 중 4명은 병원에 도착하기 전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특히 대동맥은 터지고 1시간마다 사망률이 1%씩 상승하고 48시간 내 수술을 받지 않으면 50%가 사망한다”고 했다.

대동맥류는 증상이 거의 없다. 한번 늘어난 대동맥은 시간이 지나도 다시 줄어들지 않으며, 언제 대동맥박리나 파열증이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진과 건강한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류 교수는 혈관 질환 위험 요인으로 만성질환, 비만, 흡연·음주, 스트레스 등을 꼽으며 “조기 검진과 함께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혈관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류 교수는 이어 “최근에는 영상의학의 발전으로 CT 혈관조영술이나 혈관초음파를 통해 한번의 촬영으로 뇌혈관, 대동맥, 말초혈관 일부를 검사할 수 있다”며 “만약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거나 흡연력이 있는 65세 이상, 혈관질환 가족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혈관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임승재 기자 i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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