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 비위 사례, 5년간 ‘137건’ 적발…‘타인 명의 보험 영업’ 30%로 최다

변문우·정윤성 기자 2025. 10. 2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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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법 유형 1위는 ‘타인 명의로 보험 모집’ 40건…고객 개인 정보 유출 가능성도
‘특별이익 제공’ 31건, ‘대필 서명’ 28건…보험 불완전 판매에 소비자 보호 비상
금감원 보험사 감사 횟수는 2년 새 ‘반토막’…23년 35회→올해 현재 기준 18회
김상훈 의원 “금융당국서 보험사 대상 감독 업무를 강화해 소비자 피해 줄여야”

(시사저널=변문우·정윤성 기자)

금융감독원 전경 ⓒ연합뉴스

최근 5년간 금융감독원이 보험사 대상 감사에서 적발된 보험설계사 위법 사례가 137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법 유형별로는 '다른 설계사 명의로 보험을 모집'한 사례가 약 30%로 가장 많았다. 설계사 개인이 불법 수수료를 취득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고객 개인 정보를 외부로 유출할 가능성도 다분한 셈이다. 여기에 '대필 서명'과 '상품 설명의무 위반' 등 불완전 보험 판매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이처럼 보험 불신과 고객 정보 보안 위기가 커지고 있지만 금융감독원 차원 보험사 감사 횟수는 2023년 35회, 2024년 22회에 이어 올해는 10월 중순까지 18회에 그치며 줄어드는 추세로 확인됐다. 이에 정치권에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들을 적극 이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서도 관련 '통합관제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제도적 개선 방안을 현재 검토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삼성화재-한화생명, 설계사 위법 적발 '15건'으로 최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 보험검사1·2·3국으로부터 제출받은 보험사 대상 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0~25년 9월까지 보험사별로 총 137건의 보험설계사 비위 사례가 적발됐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38건, 2021년 31건, 2022년 9건(보험검사3국은 검사 미실시), 2023년 28건, 2024년 10건, 2025년(9월 기준) 21건으로 나타났다. 사례마다 연루된 보험설계사 개인의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보험사별로 보면, 손해보험사의 경우 삼성화재가 15건으로 위법 사례가 가장 많이 적발됐고 이어 DB손해보험 9건, 메리츠화재 7건, 한화손해보험 6건, 현대해상 5건 등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한화생명 15건, 신한라이프 11건, 삼성생명 8건, 동양생명 8건, 교보생명 7건 등으로 확인됐다.

위법 유형별로 보면 '다른 설계사 명의로 보험을 모집'한 사례가 4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에 대한 금융감독원 차원의 제재 내용도 천차만별이었다. 업무정지 30일 조치는 물론, 과태료도 적게는 20만원부터 많게는 3500만원까지 부과됐다. 보험업법 제97조 1항에 따르면 보험설계사는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있어 다른 모집 종사자의 명의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

일례로 삼성화재 소속 보험설계사였던 A씨는 지난 2020년 9월 실손의료비보험 등 6건의 보험계약을 다른 보험대리점의 설계사 명의로 모집 처리했다. 그 대가로 A씨가 챙긴 불법 수수료는 자그마치 1320만원에 달했다. 결국 그는 금융감독원 감사에서 적발돼 과태료 400만원을 물게 된 바 있다.

해당 유형 외에도 보험 계약자의 보험료를 대납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특별이익 제공' 사례도 31건에 달했다. 보험업법 제98조는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보집에 종사하는 자는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에 특별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하겠다고 약속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금품 제공이나 보험료 대납 등이 특별이익 제공에 해당한다.

'자필서명 미이행(28건)', '보험 상품 설명의무 위반(20건)' 등 보험 불완전 판매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현행 보험업법에선 보험설계사 등 보험 영업에 종사하는 자는 보험 체결 또는 보집과 관련해 반드시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자필서명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보험료 유용 12건 ▲허위·가공의 보험계약 5건 ▲보험계약대출금 유용 1건 ▲보험설계사 부정 등록 1건 순으로 나타났다.

ⓒ시사저널 양선영

금융당국, 보안 리스크에 '통합관제시스템 구축' 등 검토

보험설계사들의 위법 행위가 다수 적발되면서 소비자 보호에 경고등이 들어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업계에 따르면, 설계사가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보험을 모집하거나 대필 서명을 진행할 경우 고객의 개인정보가 보험설계사뿐만 아니라 업계 관계자나 제3자에게 유출될 가능성도 다분하다는 우려도 있다. 이는 심각한 금융 피해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이처럼 보안 리스크가 여전히 이어지는 가운데, 김상훈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의 보험사 대상 감사 횟수는 2023년 35회(생명보험사 대상 18회-손해보험사 대상 17회)로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지난해 22회(생명보험사 대상 11회-손해보험사 대상 11회), 올해는 10월15일까지 18회(생명보험사 대상 6회-손해보험사 대상 12회)로 줄어드는 추세로 확인됐다.

정치권에선 금융감독원이 제 역할을 다해 보험사 기강을 바로잡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훈 의원은 시사저널에 "금융당국은 반복되는 보험설계사 비위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제도 보완에 나서고, 보험사 대상 감독 업무를 강화해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당국에서도 소비자 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와 함께 금융·보험권 보안 강화를 위한 단기 조치를 추진하고 제도적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시사저널에 밝혔다. 구체적으로 ①보안체계 미흡으로 중대한 보안사고 발생 시 사측에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물론, ②공시를 강화하거나 ③보안 위협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 및 전파하는 통합관제시스템 구축을 방안으로 꼽았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취임 직후 핵심 과제로 "보험 불완전 판매를 근절하는 등 소비자 보호에 힘쓰겠다"며 "보험상품 전 주기에 소비자 보호가 구현되도록 내부통제 강화와 조직문화 조성이 필요하다. 당국에서도 소비자 보호를 위한 주요 과제들을 내년 초까지 빈틈없이 정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 역시 시사저널에 "보험사의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확실한 제재를 통해 시장 질서를 바로 잡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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