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화의 글로벌AI] AI, 데이터 학습에서 생성으로… ‘AI 자동실험’ 주목
LLM, 학습가능 정보 모두 소진
“실험·데이터·루프 설계 전진을”

최근 인공지능(AI) 산업은 ‘학습 데이터의 확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챗GPT, 제미나이, 앤스로픽, 클로드 등과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성능을 끌어올리는 시기가 지나가고 있다는 인식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학습할 데이터량이 거의 소진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로 인해 향후 더 나은 모델 성능을 위해서는 단순히 더 많은 ‘인터넷 데이터 학습’이 아니라, 생성형 AI가 직접 실험을 수행하고 그 결과로 나오는 데이터를 새롭게 학습에 투입하는 방식, 즉 ‘AI과학’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특히, 이 흐름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스타트업이 전 오픈AI 부사장 리암 피더스와 전 구글 딥마인드 연구원 출신의 에킨 더그스 추벅이 공동 창업한 ‘피리어딕 랩스’(Periodic Labs)다. 테크크런치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이 스타트업은 투자 제안 단 며칠 만에 3억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고, 10억달러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피더스는 챗GPT 출시 전 사후 학습(Post-training) 연구 및 개선을 책임졌던 인물이다. 추벅은 구글 딥마인드에서 재료과학 및 머신러닝 연구를 수행했던 핵심 연구자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은 7개월 전 만나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왔다. 두 사람은 “LLM은 이미 인터넷 텍스트 학습에서 강력한 역량을 갖추었고, 재료과학 등 물리·화학 시스템에서 로봇 실험과 기계학습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진 지금이 창업 적기”라는 공감대를 갖게 됐다.
두 사람이 제시한 비전은 구체적이다. 실험 로봇을 활용해 분말 합성 등 새로운 재료를 실제로 만들 수 있다는 기술적 준비가 갖춰졌다고 판단했다.
기계학습 기반 시뮬레이션이 복잡한 물리·화학 시스템을 모델링할 수 있을 만큼 효율·정밀도가 개선된 점도 창업을 부채질 했다. 즉 LLM이 결과를 분석하고 경로 수정을 제안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험 → 데이터 생성 → AI 학습 → 새로운 실험 설계의 ‘피드백 루프’를 구성할 수 있는 ‘자동화된 과학실험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피리어딕 랩스가 구체적으로 초기 집중하고 있는 과제는 반도체 물질 합성, 반도체 칩 설계 및 제조공정 개선 등 ‘하드웨어와 소재’ 영역이다.
이는 단순히 텍스트나 이미지 데이터를 학습하는 모델을 넘어서, 물리적 세계에서 실험을 통해 데이터를 창출하고, 이를 AI가 학습해서 다시 실험을 설계하는 순환(loop) 과정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AI의 학습을 위해 ‘더 큰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AI 스스로 ‘새로운 데이터 생성 및 활용’으로 나아간다는 의미다.
미국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는 최근 데이터·AI·머신러닝 관련 2025년 주요 트렌드 보고서에서 “비정형 데이터(unstructured data)를 어떻게 확보하고 활용하느냐가 앞으로 AI의 핵심 과제”라고 지목했다. 보고서는 단순히 ‘모델을 학습시키는 것’에서 ‘실험-데이터-루프를 설계하는 것’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AI 산업 트렌드에 따라 엔비디아, 오픈AI, 구글 등 주요 AI 플레이어들은 “인터넷 데이터가 고갈 상태에 이르렀고, 합성 데이터(synthetic data)를 활용하는 것이 대안”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AI과학’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이는 AI 자체가 실험을 설계하고 데이터를 생성하며, 다시 학습하고 또 실험하는 연구 사이클의 자동화·고속화 개념이다. 과거에는 과학자가 데이터를 모으고 논문을 쓰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로봇·시뮬레이션·AI가 함께 돌아가는 새로운 방식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피리어딕 랩스가 그 선두주자로 치고 나아가고 있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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