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스피 3800’ 반도체 착시와 구조적 불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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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800선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자금의 60% 이상이 반도체 섹터에 집중되며, 한국 증시는 사실상 '반도체 지수'로 움직이고 있다.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은 여전히 둔화세이며, 내수는 고금리와 물가 부담 속에 위축되어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을 'AI 반도체 ETF'처럼 매매하며, 자금 유입은 구조적 성장보다 단기 테마에 기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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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800선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10월 20일 장중 한 때 3826.71까지 치솟았고, 종가 기준 3814.69로 마감했다.
불과 열흘 전 3600선을 넘은 이후 다시 200포인트 이상 상승하며 한국 증시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셈이다.
그러나 화려한 숫자의 이면에는 냉정한 현실이 숨어 있다. 이번 상승은 ‘경제 전반의 회복’이라기보다 ‘소수 대형주의 급등’이 만들어낸 착시에 가깝다.
이번 랠리의 중심에는 여전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다. 두 기업의 시가총액은 코스피 전체의 30%에 육박하며, 최근 한 달간 지수 상승분의 70% 이상을 이끌었다.
외국인 자금의 60% 이상이 반도체 섹터에 집중되며, 한국 증시는 사실상 ‘반도체 지수’로 움직이고 있다.
반도체가 오르면 지수는 오른다. 그러나 자동차, 철강, 유통, 건설 등 대부분 산업은 제자리걸음이다.
이 불균형은 실물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은 여전히 둔화세이며, 내수는 고금리와 물가 부담 속에 위축되어 있다.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고, 청년 일자리와 자영업 부채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대기업은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수많은 중소기업은 원가 상승과 수요 부진으로 버티기조차 어렵다. 지수는 3800을 넘어섰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는 여전히 2600 수준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태성 새로운충주포럼 상임대표. [사진=아이뉴스24 DB]](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1/inews24/20251021160946362snkg.jpg)
이번 상승은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와 글로벌 AI 반도체 투자 확대라는 외생적 요인이 만든 결과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을 ‘AI 반도체 ETF’처럼 매매하며, 자금 유입은 구조적 성장보다 단기 테마에 기반한다.
반도체 급등이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라기보다, 글로벌 테마에 따른 전술적 매매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언제든 방향이 바뀔 수 있는 유동성 장세인 셈이다.
물론, 이번 상승이 완전히 허상인 것은 아니다. 반도체 산업은 한국 제조업의 심장이다.
기술력과 생산능력 측면에서 세계 최상위권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력은 명백한 실체다.
문제는 그 과실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정 산업의 독주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없다.
이제 한국경제의 과제는 ‘집중’에서 ‘균형’으로의 전환이다. 반도체의 성과가 자동차, 2차전지, 바이오, 콘텐츠 산업으로 이어지고, 내수·고용으로 확산될 때 비로소 지수의 상승이 실질적 성장을 의미할 수 있다.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지역 균형산업 육성, 혁신 생태계 조성이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자본시장의 구조 개편도 필요하다. 투자 자금이 특정 대형주에만 쏠리지 않도록, 혁신기업 상장 활성화·기술금융 확충·지역 펀드 조성등 분산 메커니즘을 강화해야 한다.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이 증시를 통해 성장 자금을 확보하고, 지역 기반 기업이 산업 생태계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때 비로소 ‘K-증시’의 체력이 단단해진다.
코스피 3800은 숫자 이상의 상징성을 갖는다. 그러나 숫자가 곧 본질은 아니다.
진정한 강세장은 특정 산업의 폭등이 아니라, 다수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균형의 결과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지수의 환호’가 아니라 ‘구조의 회복’이다. 반도체의 빛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때, 코스피 3800은 착시가 아닌 실체로 완성될 것이다.
이태성 새로운충주포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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