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휴대전화 비밀번호 기억났다는 임성근···특검 “오히려 증거인멸 정황”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과 수사외압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구속영장 청구를 하루 앞둔 지난 20일 이명현 특별검사팀에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제공했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 2년여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특검팀 수사를 받으면서 휴대전화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특검은 21일 임 전 사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청구서에 이런 정황을 담아 증거인멸 가능성을 강조했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연 브리핑에서 “(지난 20일) 구속영장 청구 전망에 대한 보도가 나오자 (임 전 사단장이) 급하게 특검에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찾았다’고 연락해 온 부분까지 (영장 청구서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임 전 사단장에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군형법상 명령위반 혐의를, 최진규 전 해병대 포병 11대대장에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 20일 밤 입장문을 내 “오늘(20일) 새벽 2시30분에 기적적으로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확인했다”며 이를 특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해 1월 압수수색을 통해 임 전 사단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했지만 20자리 가량인 임 전 사단장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풀지 못했다.
특검은 임 전 사단장이 영장 청구 직전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제출한 것이 오히려 그간 수사 과정에서 고의로 비밀번호를 감춘 정황이라고 본다. 특검은 영장 청구서에 그가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제출해오지 않았던 점 등을 비롯해 증거인멸, 진술회유 정황 등을 담았다. 정 특검보는 “이를 어떻게 볼지는 법원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특검보는 “임 전 사단장은 휴대전화 비밀번호가 기억이 안 나 풀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며 “휴대전화를 특검에 제출하면서 비밀번호를 알 수 없으니 ‘풀어달라’ 요청했고, 특검이 풀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휴대전화를 임 전 사단장에게) 돌려줬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후인 이날 오후 3시쯤 특검 사무실을 찾아 휴대전화 실물을 제출했다. 다만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임현경 기자 hyl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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