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하게 사랑했다”…홍경, ‘굿뉴스’에 미치다 [인터뷰]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5. 10. 2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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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만 7kg 증량·외국어 과외…죽기 살기로 준비”
“설경구·류승범·전도연 쓰리샷 직관…경이롭고 신기했죠”
배우 홍경. 사진 I 넷플릭스
“정말로 정말로 뜨겁게 사랑했어요. 지독할 정도로. ‘고명’이란 캐릭터를, ‘굿뉴스’란 작품을요.”

베일을 벗자마자 호평 세례다. ‘굿뉴스’도, 홍경(30)의 연기에도.

21일 오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이 같은 분위기에 “평소 반응을 많이 살펴보는 편은 아니지만, 뜨겁게 호응해주고 있다고 들었다. 감사드리고, 안심도 된다”며 수줍게 웃었다.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감독 변성현)는 1970년 실제 발생한 ‘요도호 항공기 납치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감독은 이 황당무계하면서도 비극적인 실화를 블랙코미디라는 장르적 틀 안에서 재해석하며, ‘진실’과 ‘거짓’, ‘국가’와 ‘개인’의 의미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김포공항 평양 위장 작전’이라는 실화의 긴장감 넘치는 틀 위에, ‘조작된 뉴스’와 ‘권력의 거짓말’이라는 주제를 얹어 날카로운 풍자를 담은 블랙 코미디로 완성했다. 제목인 ‘굿뉴스(Good News)’ 역시 반어적인 의미다. 겉보기엔 성공적인 작전처럼 포장된 ‘좋은 소식’ 이면에 숨겨진 조작과 진실의 부재​.

극 중 엘리트 공군 중위 서고명 역을 연기한 홍경은 “작년에 출연 제안을 받았고,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매혹됐다. 캐릭터에도 굉장한 호기심을 가졌다”며 “고명이라는 인물이 가진 야망 같은 게 내 마음 속에도 있기 때문에 그의 뜨거운 서사에 공감이 갔고, 일면 닮아있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배우 홍경. 사진 I 넷플릭스
“물론 처음 든 생각은 ‘이 친구가 왜 이럴까’였어요. 닮은 면만 있는 건 아니니까요. 그래서 이 친구가 충돌하는 지점들에 대해 그 진짜 마음이 뭘까에 대한 의문이 생길 때면 감독님과 세밀하게 이야기를 나눴죠.”

서고명은 출세에 대한 욕망을 지닌 군인으로서, 야망과 신념 사이에서 갈등하게 되는 인물이다. 진실과 거짓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는 예측 불가한 전개 속 인물들 간의 날 선 감정이 맞서는 가운데 그 중심에서 내내 확고한 제 색깔을 낸다. 홍경은 군인으로서의 거칠고 단단한 외면부터 흔들리는 내면의 이상과 고뇌의 섬세함까지 고명을 디테일하게 표현해냈다.

그는 “감독님의 요청으로 몸무게는 7kg 정도 건강하게 근육 위주로 증량했고, 일본어와 영어 공부도 해야 했다”며 “살이 잘 찌는 체질이 아니어서 운동과 식단을 굉장히 철저히 했고 생각보다 어려웠다. 언어 적인 부분도 매주 3~4번씩 수업을 받았다. 죽기 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색깔의 생생하고도 강렬한 캐릭터들 사이에서 가장 현실성 있는 인물임에도 이들과 잘 어울리면서, 시청자에게도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그게 가장 중요한 과제였거든요. 다행히 기간이 비교적 충분했기 때문에 마냥 겁만 먹지 않은 채 대비해 신나게 뛰어들 수 있었죠.”

배우 홍경. 사진 I 넷플릭스
함께 호흡을 맞춘 설경구·변성현 감독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리 없다.

홍경은 먼저 설경구에 대해 “어린 시절부터 선배님의 필모를 다 보고 자란 만큼 꿈만 같았다.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설렜고, 나와 비슷한 나이에 선배님이 하신 연기를 보면 경이롭단 생각밖엔 안 든다”면서 “그런 선배님이 단 한 순간도 의심 없이, 나를 믿어주셨기에 다양한 가능성을 마음껏 탐구할 수 있었다. 선배님의 보호막 아래 신나게 춤을 췄다”고 얘기했다.

설경구가 자신에 대해 ‘집요한 배우고 진짜 서고명 같았다. 술도, 담배도 안하고 작품 생각만 하는 배우였다’고 말한 것에는 “이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정말 컸다. 그 어떤 인물보다도 굉장한 연대 의식과 호기심, 열정을 느꼈다. 함께 하는 선배님들을 보면서 그게 점점 더 극대화 됐던 것 같다”며 수줍게 웃었다.

그러면서 “전도연·류승범을 뵐 때도 마냥 신기했다. 신비로움 그 자체였다. 세 분의 모습을 보면서, 말 그대로 전설의 뮤비스타들을 한 자리에서 보며 경이롭더라. 뭔가 실감나지 않는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설경구 선배님과는 말보단 연기적인 공감·정신적 연대로 많은 걸 나누고 느끼고 배웠던 것 같아요. 류승범 선배님은 연기 외적으로도 저라는 사람이 일과 일상·행복에 대한 균형을 찾을 수 있도록 따뜻한 말씀을 많이 해주셨고요. 후배로선 이보다 더 감사할 수 없는 배움의 현장이었죠.”

변성현 감독에 대해서는 “집요하고도 유하고, 활짝 열려 있는 분”이라며 “뜨겁고 열정이 넘치셨다. 끊임 없이 시도하고, 부딪히고, 도전하는데 조금의 망설임이 없으셨다. 엄청난 에너지였다”고 했다.

사진 I 넷플릭스
끝으로 자신의 ‘굿뉴스’를 묻는 질문에는 “기다렸던 ‘굿뉴스’가 세상에 나왔다는 것, 좋은 영화를 관객으로서 만났을 때”라고 답했다.

그는 “사람은 한가지 모습만 있진 않다. 때로는 많은 일들이 왜곡되거나 단정짓게 되는 경우도 많고. 그런 점에서 나부터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려고 하고, 그 마음으로 연기하려고 하고, 그런 다면적인 인물·작품을 좋아한다”며 “보이는 것 그 이면에 뒷통수를 때리는 지점을 사랑하기에, 그런 면에서 ‘굿뉴스’는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고 깊은 애정을 보였다.

“벌써 몇 번을 봤는지 몰라요. 제 연기에는 물론 아쉬움이 남지만 작품 자체에는 굉장히 만족해요. 보면서 더할 나위 없이 좋았어요. 세대로 막론하고 연대할 수 있는 지점들, 뜨거운 메시지, 가슴을 건들이는다양한 감정들을 각자의 해석으로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제 입으로 말하기 민망하지만 이번 작품 만큼은 확신해요. 분명히 만족하실거라고요.(웃음)”

지난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는 1970년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을 그렸다. 홍경 설경구 류승범이 호흡을 맞추고, 전도연이 특별 출연했다. ‘불한당’, ‘킹메이커’, ‘길복순’ 등을 연출한 변성현 감독의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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