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6~27일, ‘제1회 동물보호의 날’ 행사가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10월 4일을 ‘동물보호의 날’로 공식 지정한 것을 기념하는 이 행사에서는 동물복지 향상을 위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할 것을 다짐하며 ‘동물복지 헌장’을 선언했다.
(일러스트 프리픽)
올해부터 매년 10월 4일은 ‘동물보호의 날’로 기념할 예정이다. ‘세계 동물의 날(World Animal Day)’인 10월 4일에 맞추어 우리나라도 ‘동물보호의 날’을 정하자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된 지 8년 만이다. 지자체별로 치러 오던 기념 행사를 정부가 주도해 공식화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동물보호 캠페인을 확산시키자는 취지다. 그간 법안이 등장하고 사라자기를 반복하다, 이번 정부 들어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국정 과제에 넣은 점이 기념일 제정에 힘을 보탠 듯하다.
‘제1회 동물보호의 날’ 주제는 ‘동물 보호에서 복지로의 대전환’이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보호’와 ‘복지’는 어떻게 다를까? 동물 ‘보호’는 동물을 인간의 관리 아래 있는 ‘소유물’로 보고, 그들의 ‘생존’에 필요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먹고 자고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게 돕는 활동들이다. 일정 부분 수직적이고 제한적인 개념이다. 반면에 ‘복지’는 그보다 확장적이고 수평적이다. 행복을 추구하는 ‘주체’로 동물을 전제하는 것이다. 단순히 생존의 차원을 넘어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그들이 받는 고통을 최소화하고 보다 나은 환경에서 안락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돌보는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인권’에 준하는 개념이라 하겠다.
소유물 아닌 ‘행복을 추구하는 주체’로 전제
이 개념은 이미 1978년 국제 연합(UN)이 ‘세계 동물권 선언’을 통해 “모든 동물은 고통을 느끼는 존재로서 존중받아야 한다”고 발표하며 처음 천명되었다. 이후 2009년 유럽 연합(EU)이 동물을 인간과 마찬가지로 ‘감각이 있는 존재’로 규정하는 동물복지 헌장을 선언하면서 농장동물과 실험동물, 반려동물 등 모든 동물에 대한 복지 기준이 마련되었다. 이날, 우리나라 역시 헌장을 통해 ‘동물은 단순한 소유물이 아니라 생명체’라 선언하고, 동물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공식적으로 약속한 것이다. 정부 차원의 헌장 선포가 동물 관련 정책을 세우고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가늠자 역할을 해 주지 않을까 기대한다.
톨스토이는 “동물을 대하는 태도는 곧 인간을 대하는 태도”라고 말한 바 있다. 마하트마 간디는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 동물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동물의 생명과 권리를 인간의 그것과 나란히 보는 시선이 과연 동물에게만 좋을까. 보호받는 존재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아가는 환경이면 그 속에 살아가는 인간의 삶은, 더 물을 것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