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관 26명’ 개혁안에 “의견낼 것”…與, ‘4심제’ 시동

이혜영 기자 2025. 10. 2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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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법원장, 재판소원 입법 추진 관련 “내부적으로 충분히 더 논의”
정청래·김병기 등 與 지도부, 재판소원 담은 헌재 개정안 공동발의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10월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원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회가 선언되자 법사위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왼쪽 위는 조 대법원장의 이석에 반대하며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든 규탄 팻말 ⓒ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의 사법 개혁안에 대해 사법부의 입장을 적극 개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번 개혁안에서 재판소원에 대한 부분은 담지 않았지만, 지도부를 필두로 강경파 의원들이 입법에 시동을 걸면서 속도전을 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 대법원장은 21일 대법원 청사 출근길에 전날 발표된 민주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의 사법 개혁안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에 "공론화 과정에서 사법부 의견을 충분히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 간 옥상옥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는 지적에 대해 조 대법원장은 "내부적으로 충분히 더 논의한 뒤 얘기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민주당 사개특위는 전날 국회에서 대법관 증원(14명→26명)을 골자로 한 5대 사법 개혁안을 발표했다. 

여당 안에 따르면, 대법관은 법안 공고 1년 후부터 매년 4명씩 3년에 걸쳐 12명을 증원해 3년 후 '26명 체제'를 완성하게 된다. 대법관 증원이 일단락되면 대법원은 '6개 소부'와 '2개 연합부' 체제로 운영된다. 중대 사건을 최종 판단할 때는 연합부 대법관 과반 동의로 대법관 전원의 3분의 2 이상이 참여하는 합의체를 구성해 판결할 수 있도록 했다.

법관 평가에는 외부 평가를 반영해 대한변호사협회(변협)의 법원 인사에 반영하기로 했다. 근무 성적 평가와 자질 평정 중 후자에 변협이 추천한 각 지방변호사회의 법관 평가를 포함하는 방식이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을 다양화하면서도 법원행정처의 영향력은 줄인다. 추천위원을 10명에서 12명으로 늘리고, 사법부 몫인 법원행정처장 대신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포함된다. 또 전국법관대표회의 추천 법관을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늘리고 지방변호사회 회장 과반수가 추천하는 변호사 1명도 추가된다.  

법원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허용해 헌법재판소가 사법부 판결을 검토하는 '재판소원'은 이번 5대 과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사실상 '4심제' 구조가 되는 재판소원 입법을 '당 지도부 안'으로 추진한 뒤 공론화를 거쳐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사개특위 소속인 김기표 의원은 전날 재판소원 내용을 담은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공동발의 명단에는 정청래 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일제히 이름을 올렸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감 대책 회의 후 5대 사법개혁안에 대해 "11월 말까지 (입법을) 마무리하겠다"며 재판소원제 도입 문제에는 "시한을 못 박지는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기간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최대한 빠르게 하려고 노력하겠다는 정도로 받아들여 달라"고 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10월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사법개혁안 발표에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법원 소속 법원행정처는 대법관 증원과 법관평가제도, 재판소원 도입 문제와 관련해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법원행정처는 앞서 민주당 사개특위에 낸 의견서에서 "대법관 수를 과다하게 증가시키는 개정안은 재판연구관 인력 등 대규모 사법자원의 대법원 집중 투입으로 인해 사실심 약화의 큰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천대엽 행정처장(대법관)은 지난 13일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3심까지 와서 돈이나 시간을 들일 여력이 안 되는 서민 입장에선 '1심, 늦어도 2심에서는 판결이 확정될 정도로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서민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 아니냐' 하는 관점에서, 그쪽에 최대한의 사법자원을 투입해야 한다는 게 저희의 기본적 생각"이라고 답했다.

천 처장은 재판소원과 관련해서도 "근본적인 문제는 재판의 신속한 확정과 권리 구제에서 치명적인 문제가 생긴다는 점"이라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금도 수많은 사건이 1·2·3심에서 올라오는데 이런 사건들이 조기에 확정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사건들에 대해 헌법상 기본권을 재판소원 사유로 삼는다면, 결국은 잠재적으로 모든 사건이 재판소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고, 무한정으로 재판 확정이 늦어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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