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삼일 한재상 파트너 “같은 PRS라도 다 자본 아냐... 회계 해석이 성패 가른다”

주가수익스와프(PRS)의 회계 처리 문제가 자본시장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대기업들이 잇달아 수천억원에서 수조원 규모의 자금을 PRS로 조달하면서다.
기업은 PRS가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처리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나, PRS는 거래마다 기초자산과 약정 및 권리·의무가 달라 일괄적인 해법을 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명료한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섣부른 획일화가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이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최근 ‘구조화 회계센터’를 발족했다. 구조화 금융은 전통적 금융에 파생계약과 특약을 결합해 자금을 설계하는 것을 뜻한다. 조선비즈는 지난달 30일 센터를 이끄는 한재상 파트너를 만나 PRS의 회계 처리 방식, 자본성 판단에 있어 고려할 사항 등을 짚었다.
─구조화 금융이란 무엇이며, 전통 금융과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가.
“구조화 금융은 자금 수요자와 공급자가 새로운 약정을 체결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전통 금융이 보통주 발행, 사채 발행, 차입 등에 한정되는 것과 달리, 구조화 금융은 여기에 파생 계약 등 다른 구조를 섞은 것이다. 주가수익스와프(PRS) 역시 이러한 파생 계약의 한 형태다.
M&A시 태그얼롱(tag along), 드래그얼롱(drag along)과 같은 약정들도 넓은 의미에서 구조화 금융의 영역에 포함된다. 금융사와 기업은 각자의 필요에 따라 이 구조들을 조합하므로, 똑같은 계약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다."
─PRS가 자본이냐 부채냐를 놓고 시장에서 갑론을박이 있지 않나. 명확한 회계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게 왜 어려운지.
“각 금융사와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특정 조건의 수용 가능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개별 거래마다 판단이 다르게 나올 수밖에 없다. 내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딱 떨어지는 가이드를 만들기는 어렵다.
만약 가이드가 나온다면, 일정한 가정하에 ‘이러한 상황이면 이렇다’는 식의 예시 형태로 제공해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 일률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가이드는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국제회계기준(IFRS) 역시 원칙을 정해놓고 예시를 드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규칙이나 해석이 있는지.
“지금도 시장에서 정해진 룰은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한다. 회계기준원이나 금융감독원의 질의회신을 보면 그동안 꽤 일관성 있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금융상품과 관련된 PRS의 경우 부채성이 강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금융상품’이라는 게 뭘 의미하는 건가.
“주식을 예로 들어보겠다. 일반인들은 모든 주식을 금융상품이라고 보지만, 회계사가 말하는 금융상품은 ‘유의적인 영향력이 없는’ 20% 미만의 주식을 의미한다. 지분을 20% 넘게 보유한 관계기업 투자는 별도의 기준서를 적용받으므로 금융상품이 아니다. 즉 어떤 기준서를 적용받느냐에 따라 회계 처리 판단이 달라진다.
회계 기준상 20%를 넘으면 다른 반증이 없는 이상 유의적인 영향력이 있다고 보고, 50%를 넘으면 지배력이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A사가 B사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담보로 PRS를 한다면, B사 지분은 회계상 금융상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PRS를 부채로 봐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반면 A사가 B사 지분을 30% 갖고 있다면 A사가 B사에 유의적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PRS는 금융상품이 아니며 자본성이 강해진다.)"
─일부 기업의 경우 20%가 훨씬 안 되는 지분을 담보로 PRS를 했는데도 자본으로 인정받았다.
“그래서 구조화된 내용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금융상품의 PRS라고 해서 100% 부채는 아니라는 게 바로 그런 뜻이다.
부채는 기본적으로 회계 기준상 계약상의 의무를 의미한다. 금융상품은 이 계약상의 의무를 ‘위험과 보상’ 위주로 판단한다."
─20% 미만의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PRS여도 자본으로 분류하려면 어떤 조건들이 필요할까.
“PRS는 파생 계약이며, 그 대상이 되는 기초 자산의 변동성을 발행자가 수취하는 구조다. 가격 변동만 헤지(hedge)한다.
만약 배당 등 중간 수익을 투자자가 가져가서 투자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구조로 설정돼 있다면 헤지는 불가능하다. 투자자는 실질적으로 위험과 보상에 노출돼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상대적으로 자본성이 더 강하다고 판단할 여지가 있다."
─PRS에는 신주 발행 방식과 구주 거래 방식이 있는데, 회계 처리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신주를 발행하면서 PRS 구조를 만들 경우, 발행사 입장에서 ‘신주가 자본이냐 부채냐’가 관건이 된다.
반면 구주를 거래하며 PRS를 하면, 즉 A사가 이미 발행된 주식을 갖고 있다가 제3자에게 PRS 계약을 맺고 팔면, 발행사와 관계없이 ‘A사의 매각 거래가 진성 매각이냐 차입 거래냐’를 따져야 한다."
─신주 발행 시 PRS를 자본으로 볼 수 있는 구체적인 요건은 무엇인가.
“PRS에서 신주는 보통주가 아닌 상환전환우선주(RCPS)나 전환우선주(CPS) 등 메자닌 형태로 발행하는 게 대부분이다.
CPS의 경우 전환권이 자본 요건을 충족하는지 봐야 한다. 전환가액과 전환 수량이 정해져 있어야 자본 성격이 강해진다. 반면 정해져 있지 않으면 부채 성격이 강해진다.
RCPS의 경우는 ‘상환권에 자본 요소가 있는지’를 추가로 판단해야 한다."
─RCPS에 관해 더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을지. 상환권에 자본 요소가 있다는 게 무슨 뜻인가.
“만약 상환권이 발행사(기업)에 있으면, 발행사가 상환을 미룰 권한이 있으므로 자본 성격이 강해진다. 반면 상환권이 투자자에게 있으면, 발행사가 상환 요구를 받을 수 있으므로 부채성이 강해진다.”
─최근 상장사들이 PRS의 자본 회계 처리를 위해 상환권을 발행사에 두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 반면 상장을 준비하는 스타트업 등은 투자 유치 시 대부분 투자자에게 상환권이 있다. 이 때문에 스타트업이 IFRS로 전환하면 상환권이 부채로 분류되며 재무 구조가 악화하는 경우가 생긴다. 상장 후 자본이 유입되면 상환이나 전환을 통해 이 문제를 해소하는 게 일반적이다.”
─일관적인 원칙을 만들기보다 IFRS 정신에 따라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보는가.
“그렇다. 회계 기준 자체는 일관적이며, 회계법인이나 금감원의 해석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만약 가이드가 나와 ‘이건 되고 저건 안 된다’고 규제하면, ‘되는’ 구조만 계속 적용하는 쏠림 현상이 심화할 것이다.
이 구조가 또다시 파생되면서 결국 개별적인 판단이 다시 필요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총수익스와프(TRS)의 대안으로 PRS가 나왔는데, TRS는 이제 쓰이지 않는 추세인가.
“TRS는 부채로 회계 처리되고 특수목적법인(SPC)의 연결 이슈도 발생하는 등 재무 구조 개선 효과가 작기 때문에 거의 사장돼 가는 분위기다. 자본으로 회계 처리되거나 매각 거래로 처리돼야 재무 구조 개선 효과가 있는데, TRS는 효용성이 떨어진다.”
─PRS 외에 요즘 주목받는 구조화 금융 수단이 있는지.
“PRS는 구조화 금융의 수단 중 하나일 뿐이다. 예를 들어 트렌치(선순위·후순위)를 나눠 펀드 등 비히클(vehicle)을 만든 뒤 의사 결정 체계를 달리해서 구조화 금융을 할 수도 있다. 결국 어떤 기초자산을 갖고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에 대한 아이디어 싸움이다.
또 어떤 ‘기초 자산’을 활용할지도 중요한 문제다. 기초 자산은 금융상품, 관계기업, 종속기업 지분뿐 아니라 부동산이 될 수도 있다."
─부동산을 기초 자산으로 한 구조화 금융의 사례는.
“부동산을 소유한 회사 주식을 발행하고 PRS 구조를 짜면, 그 주식 가격 변동이 결국 부동산 가치 변동에 연동되도록 할 수 있다.
최근 정부에서 미분양 물건 해소를 위해 추진하는 기업구조조정 리츠(CR리츠)가 구조화 금융의 비히클로 활용되고 있다. 건설사가 미분양 물건을 CR리츠에 넘겨 유동화하는 구조화 금융이 몇 군데서 실제로 진행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의 구조화 회계 센터가 가진 강점은.
“구조화 거래는 회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딜의 진행 자체가 어렵다. 많은 사람이 M&A 등 ‘딜’ 개념으로 접근하지만, 첫 시작은 회계가 돼야 한다.
경쟁사에는 아직 이런 센터가 없는 것으로 안다. 우리 센터는 장기간 구조화 금융 관련 업무를 담당해 온 시니어 파트너 및 디렉터들로 구성돼 있다.
차별성은 이제까지 쌓아 놓은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와 경험, 노하우에서 나온다. 구조화 거래는 회계, 딜, 세무의 3박자가 잘 갖춰져야 하는데, 삼일회계법인은 이 모든 분야에서 신뢰할 수 있는 최고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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