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실수'는 옛말, 한국 기업 57% "중국 기술에 따라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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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조기업 세 곳 중 두 곳은 중국에 기술 경쟁력을 따라잡히거나 추월당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 삼아 '가격 경쟁력만을 가진 중국산', '대륙의 실수'라는 비아냥 섞인 평가를 받던 중국이 기술 혁신을 거듭해 양질의 제품으로 한국 제조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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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경쟁력 한국이 중국에 앞서 응답
2010년 89.6%→2025년 32.4%

국내 제조기업 세 곳 중 두 곳은 중국에 기술 경쟁력을 따라잡히거나 추월당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 삼아 '가격 경쟁력만을 가진 중국산', '대륙의 실수'라는 비아냥 섞인 평가를 받던 중국이 기술 혁신을 거듭해 양질의 제품으로 한국 제조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제조기업 370개 사를 대상으로 '한·중 산업 경쟁력 인식'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국 경쟁 기업과 비교해 기술 경쟁력이 앞선다'고 답한 기업은 32.4%에 그쳤다고 21일 밝혔다. '기술 경쟁력 차이가 없다'(45.4%)거나 오히려 '중국이 앞선다'(22.2%)는 응답이 상당수였다. 2010년 같은 내용의 조사에서 기업 10개 중 9개(89.6%)가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중국보다 높다'고 응답한 점을 고려하면 15년 새 국내 기업 57%가량이 중국 기술에 따라잡히거나 추월당했다는 얘기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이번 설문에 응답한 기업 전체가 15년 전에도 참여한 건 아니나 대·중소기업 비중, 업종별 비중, 질문은 같아 기업 체감도를 평가하는 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압도적이다. 한국 제품의 상대적 단가 체감도를 물은 질문에 응답 기업 84.6%가 "우리 제품이 중국산에 비해 비싸다"고 답한 반면 "비슷하다"(13%) "한국산이 저렴하다"(2.4%)는 소수였다. 이 중 "중국산 제품이 국산보다 30% 이상 저렴하다"고 응답한 기업이 과반(53%)이었다. '중국산이 30%이상 저렴하다'는 응답은 디스플레이(66.7%), 제약·바이오(63.4%), 섬유·의류(61.7%)에서 많이 나왔다.
실제로 세계무역기구(WTO) 산하 기관인 국제무역센터(ITC, International Trade Center) 자료에 따르면, 중국산 반도체(메모리, HS코드 854232) 가격은 한국산의 65% 수준, 배터리(리튬이온 축전지, 850760)는 73%, 철강(두께 10mm 초과 후판, 720851)은 87%, 섬유·의류(면제품, 610910)는 7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AI·반도체 등은 나눠먹기식 말고 과감한 투자를"

한국이 강점으로 여겨 온 제조 속도도 이번 조사에서 "중국이 빠르다"(42.4%)는 응답이 "한국이 빠르다"(35.4%)를 앞질렀다. 기업들은 중국 산업 성장으로 3년 내 '한국 산업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감소할 것'(69.2%), '한국기업의 매출도 줄어들 것'(69.2%)을 우려했다.
대한상의는 한·중 간 기술 역전의 원인을 중국의 정부 주도 막대한 투자 지원과 유연한 규제에서 찾으며 "한국도 상대적으로 미흡한 정부 지원, 성장을 가로막는 폐쇄적 규제 환경, 기업 성장에 따라 (지원과 혜택이 축소되는) 역진적 지원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인공지능(AI), 반도체, 배터리 등 대규모 자금이 수반되는 첨단 혁신 산업이라도 '나눠먹기'식이 아니라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메가 샌드박스를 활용해 일정 지역은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투자 기업 모두에 규제를 대폭 완화해 산업 경쟁력을 키울 때"라고 주장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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