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8조 쏟았는데 절반 실패… ‘기업 구조조정’ 금융 손실 눈덩이

김지현 기자 2025. 10. 2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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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국책은행이 지난 10년 동안 부실 위기에 놓인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약 28조 원의 자금을 투입했지만 경영 정상화에 성공한 기업은 10개 중 4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화기업 부실을 조기에 정리하고 산업 재편을 성공시키려면, 정부가 업계 주도의 자율 구조조정 및 금융권 자금 지원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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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간 자금회수율 41%뿐
국책은행 비중이 87.9% 달해
회생 가능성 낮아도 자금 투입
잇단 파산·청산에 손실만 커져
석화 정상화 ‘골든타임’ 임박
“정부 구조조정 제도개선 시급”

주요 시중·국책은행이 지난 10년 동안 부실 위기에 놓인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약 28조 원의 자금을 투입했지만 경영 정상화에 성공한 기업은 10개 중 4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이 막대한 자금을 수혈하고도 경영 정상화에 실패하는 기업이 상당수라는 것이다. 적자 누적에 공멸 우려가 커진 석유화학업계가 빠르게 자구안을 내놓지 않으면 금융회사 손실만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이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기업 구조조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올해 8월 말까지 10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SC제일·씨티·산업·IBK기업·수출입은행)이 자율협약과 워크아웃을 통해 구조조정을 완료한 기업 278개 중 157개(56.4%)가 경영 정상화에 실패했다. 대기업은 구조조정 기업 30개 중 7개만 실패했지만 중소기업은 248개 중 150개가 사실상 파산·청산, 회생 절차를 밟는 등 실패율이 60.5%에 달했다.

은행권이 기업 구조조정에 투입한 자금은 총 28조1299억 원에 달하지만 8월 말 기준 회수금액은 11조5589억 원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체의 87.9%를 투자한 국책은행 중 산은, 기은의 회수율이 각각 36.1%, 34.0%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수익성 중심인 시중은행과 사정이 다르긴 하지만 회생 가능성이 극히 낮은데도 무리하게 가치를 평가해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전철이 반복되고 있다.

정부가 사업 재편을 유도 중인 석유화학업계가 자구안 마련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 경영 정상화 골든타임을 놓치고 금융권 손실만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17개 은행 및 정책금융기관은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 주도로 협약을 체결, 채권금융기관 자율협의회가 채권액 기준 75% 이상 동의하면 자금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석화기업들은 연말까지 나프타분해설비(NCC) 생산능력을 270만~370만t 줄일 방침이지만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석화업계의 자구노력을 전제로 정상기업의 구조혁신을 지원하는 것이 협약의 골자”라며 “석화업계 사업재편계획 수립이 늦어지면서 금융권 자금 지원 규모도 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석화기업 부실을 조기에 정리하고 산업 재편을 성공시키려면, 정부가 업계 주도의 자율 구조조정 및 금융권 자금 지원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도, 채권은행도 책임지고 싶지 않으니 법정관리 단계에 이르러서야 채권 조정에 나서고 산업은 이미 망가진 상태가 된다”며 “채권은행 입장에서도 인센티브 없이는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추 의원은 “글로벌 통상환경 급변으로 인한 산업구조 대전환에 대비해 현행 구조조정 제도가 얼마나 실효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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