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인기' 파크골프 우후죽순···남는 건 예산 부담?
하천 훼손·풍수해 피해 등 '난점'
참여율 감소세…게이트볼 전철 우려
“수요·환경 고려한 운영 전략 필요”

노인 여가 활성화를 명분으로 지자체들이 앞다퉈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면서 환경 훼손과 막대한 풍수해 복구비라는 부작용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파크골프에 대한 유행이 줄어들면서, 과거 유행했던 게이트볼장처럼 관리 부담만 남은 '골칫거리'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출국 절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일 대한파크골프협회 등에 따르면 광주에는 ▲동구 1곳 ▲서구 2곳 ▲남구 1곳 ▲북구 3곳 ▲광산구 3곳 등 총 10곳(180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이 운영 중이다. 전남은 ▲목포 7곳 ▲영암·나주 3곳 ▲곡성·무안·담양·보성·영광·순천·장성·해남 2곳 ▲완도·광양·구례·진도·장흥·함평·화순 1곳 등 총 36곳(649홀 규모)으로 집계됐다.
파크골프는 '공원(Park)에서 즐기는 골프(Golf)'라는 뜻으로, 비교적 작은 공과 채를 사용해 신체 부담이 적고 규칙이 단순하며 이용료도 저렴하다. 접근성이 좋아 고령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인기를 얻었고, 지자체들도 앞다퉈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다.
광산구는 기존 서봉·임곡 파크골프장에 이어 내년 2월까지 5억9천만원을 투입해 운남동 604-1번지 일원에 9홀 규모 '운남파크골프장'을 조성한다. 무안군도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30억원을 들여 영산강 하천구역 내 유휴부지에 36홀 규모 '늘어지 파크골프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기존 덕흥·서봉 파크골프장도 각각 9홀에서 18홀, 36홀에서 45홀로 규모가 확대됐다.
문제는 이들 시설의 상당수가 하천변에 조성돼 환경오염과 풍수해 피해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하천·습지·녹지 훼손은 물론, 잔디 관리 과정에서 농약·비료가 사용될 경우 수질오염 우려도 크다.

박 의원은 "현재 마련된 509곳의 파크골프장 중 절반 넘는 258곳이 하천부지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기후위기로 인한 집중호우 피해가 폭증하는 만큼 파크골프장 점용허가 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자체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시설도 곳곳에 난립하고 있다. 실제 서구 금당산 보전녹지지역에 무허가로 설치된 파크골프장은 지난 15일 서구청에 의해 강제 철거됐다.
지자체들이 트렌드에 따라 너도나도 파크골프장을 조성했지만, 유행이 꺼질 경우 관리 부담만 남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나라살림연구소가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생활체육조사를 재구성한 자료에 따르면 파크골프가 국내에서 대중화되기 시작한 2020년 이후부터 2023년까지 파크골프 주이용층인 60대와 70세 이상 연령대의 평균 골프 참여율은 ▲2020년 각각 4.7%·1.1% ▲2021년 6.8%·1.0% ▲2022년 10.7%·2.6% ▲2023년 5.6%·0.9%로, 2022년을 정점으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시적으로 급등했던 참여율이 불과 1년 만에 유행 이전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2000년대 전국적으로 크게 유행했던 게이트볼장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게이트볼은 한때 어르신 스포츠로 각광받으며 관련 시설도 꾸준히 증가했으나, 파크골프 유행으로 이용자가 줄어들며 전국 곳곳에서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실태조사를 벌인 제주도의 경우 124곳 중 32곳(25.8%)이 폐쇄 또는 운영 중단 상태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양적 확대'가 아니라 '질적 관리'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송진호 나라살림연구소 객원연구원은 "최근 자연환경 파괴, 주민 공원 및 휴식 공간 침범, 잦은 홍수, 상수원 오염 우려 등의 문제가 심화하고 있어 지역 경제활력 및 노인 건강증진 등 효과도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적절한 수준을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기대수요와 예상 이용객에 대한 현실적인 재점검과 수요 변화를 고려해 장기적인 운영에 대한 운영 계획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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