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분 느려도 요금은 똑같다”… KTX 운임체계 ‘시간가치 제로’ 도마 위

황재승 기자 2025. 10. 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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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의원 “국민 상식 배치… SRT는 정차역 할인 적용, KTX만 예외”
▲ 권영진 의원(국민의힘·대구 달서구병).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KTX 운임체계의 불합리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동일한 노선에서 소요시간이 최대 38분까지 차이가 나도 같은 요금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병, 국토교통위 간사)은 지난 19일 대전 코레일 본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KTX는 동일한 노선 안에서 소요시간이 최대 38분이나 차이가 나더라도 동일한 운임을 받고 있다"며 "국민의 시간가치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불합리한 운임체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코레일 자료에 따르면 서울~부산 KTX 운임은 5만9800원으로 동일하지만, 정차역 수에 따라 가장 빠른 2시간 18분 열차와 가장 느린 2시간 56분 열차 간 소요시간 차이는 38분에 달했다. 용산~목포 KTX 노선도 가장 빠른 2시간 23분 열차와 가장 느린 2시간 50분 열차 간 27분 차이가 났지만 운임은 5만2800원으로 동일했다.

권 의원은 "국민들은 당연히 '더 느린 열차는 조금 싸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단 한 푼의 차이도 없다"며 "시간 차이에 대한 합리적 반영이 없는 운임체계는 국민 상식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SRT는 정차역마다 0.2%의 할인을 적용하는 '정차역 할인제'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이 제도를 통해 149억원의 운임 할인 효과가 국민들에게 돌아갔다고 권 의원실이 밝혔다.

실제로 경부선 SRT 운임은 소요시간에 따라 최대 600원, 호남선 SRT 운임도 최대 200원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었다. 평균적으로 전체 노선에 0.8% 수준의 정차역 할인이 반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권 의원실 추산 결과, KTX에 SRT와 동일 기준으로 정차역 할인을 적용하면 △KTX 경부선 600원(소요시간 38분 차이) △KTX 호남선 500원(27분 차이) △KTX 경전선 400원(22분 차이) △KTX 동해선 200원(23분 차이) △KTX 전라선 300원(24분 차이)의 요금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권 의원은 "KTX가 SRT와 동일한 정차역 할인제를 적용했다면 최근 3년간 약 507억원의 국민 편익이 추가로 발생했을 것"이라며 "코레일이 적자 구조에 놓여 있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운임 현실화 문제와 공정한 요금체계 마련 문제는 별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권 의원은 "공기업으로서 코레일은 국민의 시간가치와 편익을 반영한 합리적인 운임체계를 마련해야 하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단순히 거리 기준만 볼 것이 아니라 시간 기준을 함께 고려하여 운임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