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흔든 건 사명감" 경찰이 된 뮤지컬 배우의 새 다짐[인터뷰]
코로나19로 공연길 막히자 경찰에 도전
전북청 경찰의 날 행사 등서 공연 선보여
![[전주=뉴시스] 강경호 기자 = 지난 19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권명재 김제경찰서 경장이 뉴시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5.10.21. lukekang@newsis.com](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1/newsis/20251021080140975lxyz.jpg)
전북 김제경찰서에는 다소 특별한 이력을 가진 경찰관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뮤지컬 배우를 지망했다 경찰의 길로 들어선 김제경찰서 형사팀 권명재 경장이다. 이젠 뮤지컬 배우가 아닌 형사로써의 본분을 다하는 권 경장을 뉴시스가 21일 제80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직접 만났다.
[전주=뉴시스]강경호 기자 = "경찰로서는 국민에게 신뢰받는 경찰이 되고 싶고 뮤지컬적으로는 제가 힘들 때 나를 위로해주는 분야로 됐으면 좋겠어요."
전북 김제경찰서 형사팀에서 근무 중인 권명재 경장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경찰이라는 직업을 생각하지 않았다. 백제예술대학교에서 뮤지컬을 전공한 권 경장은 대학 졸업 이후 서울로 상경해 뮤지컬 배우라는 꿈을 키워나가고 있었다.
그는 "대학 졸업 후에 큰 작품은 아니지만 전북문화관광재단에서 주최한 '홍도'라는 작품에서 남자 주인공의 아역 역할을 맡았었다"며 "뮤지컬 배우를 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도 반대하긴 했지만 제가 너무 완강했다. 제가 공연을 하고 있을 때 어머님도 공연을 보러 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신 없을 악재가 권 경장을 덮쳤다. 코로나19 대유행(펜데믹)으로 인해 대면 접촉이 불가능해지면서 공연들 역시 모두 문을 닫게 된 것이다. 그때 권 경장의 친구가 그에게 "경찰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제안을 건넨 친구 역시 함께 뮤지컬 배우의 길을 걸었다 경찰로 진로를 바꿨다.
자유로움과 창의성을 추구하는 예술계와 완전히 반대된 경찰 공무원을 제안받자 그 역시 당연히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의 맘을 흔든 것은 경찰의 '사명감'이었다. 시민들을 구하고, 범죄와 최일선에서 싸운다는 경찰이라는 직업에 대해선 지원 당시부터 지금까지 늘 그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또 뮤지컬 배우를 준비하기 위해 해왔던 발레도 체력시험에 도움이 됐고, 우연히 시험 역시도 조건이 완화된 만큼 그에겐 최적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그는 "체력적인 면에서는 뮤지컬을 하면서 발레와 같은 운동을 기본적으로 하다 보니 크게 어렵진 않았다. 필기시험도 제가 시험을 치를 때 영어 과목이 사라지면서 조금 호재가 많았다"며 "친구도 조언을 해줬지만, 경찰이라는 것이 또 제가 봤을 땐 너무 멋있는 직업이다. 범죄와 싸우고 타인을 구하는 멋진 직업이라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한 경찰 생활도 매번 순탄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말 김제에서 발생한 '어머니가 아들을 목졸라 살해한 사건'에 출동했던 권 경장은 당시를 떠올리면서 마음이 크게 아팠다고 회상했다. 당시 아들을 살해한 어머니는 생활고가 이중, 삼중으로 겹쳐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경장은 "당시 어머니가 생활고를 겪었다고 들었다. 돈이라는 게 정말 흔히 말하는 종이조각이지 않느냐. 그 종이조각 하나 때문에 자식을 죽여야 한다는 게…조금 안 믿겼고, 비극적이기도 하고. 많이 (마음이) 아팠다"며 "또 경찰이란 게 시체가 발견되면 가장 먼저 가서 (시체를) 봐야 하고, 냄새도 맡고 (궂은 일을) 해야 하니 정말 힘든 직업이긴 하다"고 말했다.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경찰 일을 계속해온 권 경장은 어쩔 수 없이 서서히 뮤지컬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됐다. 그러던 중 다시 뮤지컬이라는 것을 자신이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주변의 추천을 받아 동료들 앞에서 자신의 재능을 뽐낼 수 있도록 공연을 준비한 것이다.
![[전주=뉴시스] 지난해 10월21일 전북 전주시 전북경찰청에서 진행된 경찰의 날 행사에서 권명재 김제경찰서 경사가 뮤지컬 '데스노트'의 한 대목 공연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권명재 경장 제공) 2025.01.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1/newsis/20251021080141166qsnh.jpg)
그렇게 찾아온 지난해 전북경찰청 시무식과 경찰의 날 당일. 권 경장은 뮤지컬 복장 대신 제복을 입고 무대에 섰다. 과거처럼 모든 게 준비된 무대는 아니었지만, 그 곳에서 권 경장은 최선을 다해 노래를 열창했다.
권 경장은 "저를 좋게 봐줬던 경감님 한 분이 제가 뮤지컬을 전공한 걸 알아서 시무식 때 한 번 좋은 재능을 보여달라고 해서 시무식 무대에 서고, 그게 잘 되서 경찰의 날에도 무대를 섰다"며 "겪어왔던 무대와는 달랐지만 그래도 무대에 서서 공연할 때 느낌이 너무 좋았다"고 회고했다.
아직 권 경장은 뮤지컬에 대한 꿈을 놓진 않은 듯 했다. 경찰과 뮤지컬 배우라는 두 마리 토끼 사이 고민하던 그는 최근 한 방송사에서 진행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원했다는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경찰이라는 직업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그는 "만약 운이 좋아서 (오디션에) 붙었다고 해도 저는 경찰을 계속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예술계에 소위 '수명'이라는 것이 짧기도 하고 경찰이라는 더 중요한 일을 제가 하고 있으니 앞으로 이 일을 계속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경찰로서는 다치지 않고 정년까지 잘 마무리하면서 동료들에게 피해주지 않는 경찰이 되고 싶고 대외적으로는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경찰이 됐으면 한다"며 "뮤지컬은 내가 힘들 때, 직장생활이든 삶이든 그럴 때 나를 위로해줄 수 있는 분야로 남기고 싶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luke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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