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결혼 장려'를 넘어 '관계망 형성'으로-만남 주선 사업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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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 위기 속에서 지자체들이 내놓는 저출산 대응책 가운데 '청년 만남 주선 사업'이 확대 추세에 있다.
경남 진주시가 2011년부터 전국 최초로 시작한 이래, 전국 각지로 확산된 이 사업은 미혼 청년들에게 만남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결혼과 출산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청년 만남 주선'이 아니라 '청년의 사회적 관계망 형성 지원'으로 사업의 이름을 바꾸고 목표를 확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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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 위기 속에서 지자체들이 내놓는 저출산 대응책 가운데 '청년 만남 주선 사업'이 확대 추세에 있다. 경남 진주시가 2011년부터 전국 최초로 시작한 이래, 전국 각지로 확산된 이 사업은 미혼 청년들에게 만남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결혼과 출산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개인적·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청년들에게 만남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결혼 장려'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일과 학업, 주거 문제로 관계 맺기 어려운 청년들에게 지역사회가 나서서 새로운 인연의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은 사회적 자본의 회복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커플이 성사되어 결혼에 이르는 사례도 분명히 있다. 비록 소수의 결혼이라도, 지역 인구 감소가 심각한 상황에서 이러한 사례는 지역공동체 회복의 상징으로서 의미가 크다. 또한 도내 거주 청년들 간의 교류를 유도하거나 타지역 청년의 정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인구 유입 효과도 기대된다. 나아가 '만남 주선 사업'은 청년들의 사회적 관계망 형성을 돕는 장기적 전략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문제점 또한 명확하다. 참가자 선발 과정이 엄결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직원, 고소득층 청년 등이 주로 참가하는 현실은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진다. 또한 경제적 어려움, 불안정한 일자리, 주거비 부담 등 청년 세대의 구조적 문제를 외면한 채, 결혼이라는 결과만을 강조한다면 '보여주기식' 정책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욕구가 높아진 시대에 여전히 혼인 중심의 '정상가족'만을 강조하는 정책은 청년 세대의 가치관과 어긋난다. 다른 어떤 지자체보다 경상북도는 이철우 도지사가 먼저 비혼출산 지원의 중요성을 천명한 정책 기조와도 충돌할 수 있다.
실제 효과 측면에서도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경남 진주시의 '썸데이 진주'는 2011년부터 운영되어 왔으나, 2025년 상반기 기준 참가자 대비 커플 매칭률이 3% 미만으로 나타났다. 예산 투자 규모에 비해 실질적 성과는 낮으며, 결혼이나 출산으로 이어지는 직접적 효과를 입증할 근거는 부족하다.
따라서 '만남 주선 사업'을 저출생 대응의 대표 정책으로 내세우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저출생을 야기하는 구조에 대한 「저출생과의 전쟁」을 외치는 경상북도의 총괄적 전략 범위에서 이 사업은 구조적 요인과 싸우는 전투가 아니다. 결혼과 출산을 막는 본질적 요인은 주거, 일자리, 돌봄, 젠더 불평등 등에 있으며, '만남 주선'은 그 결과를 보완하는 사업으로서 의미를 가질 뿐이다.
따라서 사업 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청년 만남 주선'이 아니라 '청년의 사회적 관계망 형성 지원'으로 사업의 이름을 바꾸고 목표를 확대할 수 있다. 청년들이 결혼 이전에 관계를 맺고, 친구를 사귀며, 지역사회 속에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사회적 관계망 형성을 지원하는 것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다. 예컨대 소셜 다이닝, 지역 축제, 단체 여행 등 공동체 기반의 사회적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확장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이는 결혼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러운 사회적 관계 맺기와 정주를 유도할 수 있다.
또한 사업 효과를 둘러싼 논쟁을 해소하기 위해, 만남 주선 사업 실태와 효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커플 매칭률을 포함하여, 프로그램 참여를 통한 사회적 관계망 확장과 청년의 정주 의향 등을 다각도로 평가해야 한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청년 사회적 관계망 형성 및 가족 구성 지원 사업」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면, 청년이 기꺼이 살고 싶어하는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정재훈 경북행복재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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