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 잡는 VAR?…오점만 남겼다

박효재 기자 2025. 10. 21.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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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대구iM뱅크파크에서 열린 K리그1 대구FC vs 강원FC의 경기 중 전광판에 VAR로 페널티킥 체킹을 안내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대구, 강원전서 PK 2번 취소
김병수 감독 “신뢰 떨어진 상태”


제주-전북전 오심한 판독심
징계없이 복귀하며 더 논란


막판 치열한 순위싸움 한창
리그 전체 공정성 흔들릴 수도


대구FC 김병수 감독이 K리그 비디오 판독(VAR)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판정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항의는 자제했지만, 제도 운용의 신뢰 문제를 정면으로 꺼내며 현장 지도자들의 불만을 대변했다. 문제는 최악의 오심을 낸 보조 비디오 판독심(AVAR)이 단 한 경기 만에 복귀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구는 18일 대구iM뱅크파크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3라운드에서 강원FC와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점 27점으로 11위 제주SK와의 격차를 5점으로 좁혔지만 최하위는 벗어나지 못했다.

대구는 이날 전반전에만 두 차례 페널티킥을 얻었지만 VAR 검토 끝에 모두 취소됐다. 0-2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페널티킥 기회를 잡지는 못했다.

경기 후 김병수 감독은 판정 자체에 대한 비판은 자제했다. “VAR이 신뢰가 많이 떨어진 상태이긴 하다. 하지만 사실 VAR이라는 건 불공정한 걸 공정하게 하도록 만든 것이다. 그렇기에 판단은 충분히 잘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주심의 판정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신뢰가 많이 떨어진 상태”라는 표현은 현장에서 VAR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얼마나 누적됐는지를 보여준다.

김병수 감독의 발언이 더욱 무게를 갖는 이유는 바로 전 라운드에서 벌어진 오심 사태 때문이다. 지난 3일 제주SK와 전북 현대의 32라운드 경기 후반 40분, 전북 전진우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제주 장민규에게 명백히 발을 밟혔지만 이동준 주심은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비디오 분석실에서 이 장면을 재검토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주 비디오 판독심(VAR)과 AVAR 모두 주심의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서 온필드 리뷰 권고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1-0으로 앞서던 전북은 추가 골 기회를 잃었고, 후반 추가시간 동점 골을 허용하며 승점 2점을 날렸다. 거스 포옛 전북 감독이 소셜미디어에 “Not penalty, Not VAR, Not words(페널티도 아니고, VAR도 안 보고, 말도 안 된다)”라며 공개 항의에 나섰다.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는 14일 프로평가패널회의에서 이 장면을 오심으로 인정했다. 이동준 주심은 33라운드 배정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정작 당시 보조 비디오 판독심(AVAR)을 맡은 심판이 단 한 경기 만에 17일 전북-수원FC전 부심으로 배정됐다. 주심은 제외됐지만 명백한 오심에 관여한 비디오 판독 요원은 아무런 징계 없이 즉각 복귀했다.

협회 심판위원회는 “당시 VAR실도 주심과 같은 견해를 보여 온필드 리뷰를 권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VAR 시스템은 주 비디오 판독심이 영상 판독을 주도하고, AVAR이 실시간 경기 모니터링과 다른 각도 화면 관리로 지원하는 구조다. 주심이 놓친 명백한 오류를 찾아내 교정하는 것이 존재 이유인데, 제주-전북전에서는 비디오 분석실 전체가 주심의 오판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

시즌 막판 순위 경쟁은 단 한 번의 오심으로도 완전히 뒤집힌다. 전북의 우승 경쟁뿐 아니라 대구, 제주 등이 치열하게 싸우는 강등권 탈출 경쟁에서도 이런 판정이 나온다면 리그 전체의 공정성이 흔들린다.

김병수 감독의 우회적 비판과 오심 관여 심판의 즉각 복귀가 맞물린 33라운드는 K리그 VAR 신뢰도 추락의 현주소를 보여줬다. 협회가 오심 인정만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VAR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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