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사 제안받아 캄보디아 갔더니…감금하고 '성인방송' 강요"

류원혜 기자 2025. 10. 21.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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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서 감금됐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한국 여성이 '현지 통역 일자리' 제안을 받고 현지로 향했다고 밝혔다.

21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30대 여성 김민하씨(가명)는 지난해 4월 '현지에서 일본어 통역을 구한다'는 제안에 캄보디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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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거리 상가에 중국어와 크메르어가 혼재된 간판들이 붙어 있다./사진=뉴스1

캄보디아에서 감금됐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한국 여성이 '현지 통역 일자리' 제안을 받고 현지로 향했다고 밝혔다.

21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30대 여성 김민하씨(가명)는 지난해 4월 '현지에서 일본어 통역을 구한다'는 제안에 캄보디아로 향했다. 김씨는 국내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면 나오는 단역 배우 겸 모델이었다.

프놈펜 인근 공항에 마중 나온 교민은 김씨에게 "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거짓이었다. 차로 4시간 걸려 도착한 곳은 시아누크빌 바닷가 근처에 있는 아파트였다.

김씨가 가족들에게 '잘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보내자마자 남성 3명이 방에 들이닥쳐 휴대전화를 달라고 요구했다. 김씨가 저항하자 이들은 팔을 꺾고 휴대전화와 여권을 빼앗았다. 김씨를 데려온 교민이 범죄 조직으로부터 500만원을 받고 김씨를 팔아넘긴 것이었다.

주어진 일은 '성인 방송'이었다. 김씨는 요구에 따라 카메라 앞에 앉아 옷을 벗고 시청자들에게 후원금을 구걸했다. 다음 날에는 실적표가 벽에 붙었다. 목표액에 못 미치면 욕설과 폭행이 돌아왔다. 옆방에선 드문드문 "살려주세요"라는 비명이 새어 나왔다. 김씨는 종일 불이 꺼지지 않는 방에서 카메라 불빛만 바라보며 버텼다고 한다.

김씨는 한 달 뒤 극적으로 구조됐다. 가족이 받은 '도착 인증샷' 한 장이 단서였다. 가족들이 김씨를 찾아 나섰고, 현지에서 20년째 거주 중인 교민이 사진 속 바다와 섬 위치를 추적해 시아누크빌 일대를 한 달간 수색했다. 그는 평소 알고 지내던 현지 경찰과 함께 건물을 급습해 김씨를 구했다.

19일 오후(현지시간) 김씨가 감금됐던 시아누크빌 건물 입구에는 여전히 경비원으로 추정되는 중국인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휴대전화를 보는 척하며 주변을 관찰했다.

현지에서 범죄에 연루된 한국 청년 대다수는 남성이지만, 김씨처럼 여성도 적지 않다. 지난해 캄보디아 '로맨스스캠'(연애 빙자 사기) 조직에 납치됐다가 가까스로 탈출한 30대 남성 정민수씨(가명)는 "조직원 150명 중 납치된 5명 정도가 여성이었다. (남성 조직원이) 대본을 써주면 통화는 여성 대역이 했다"고 전했다.

시아누크빌 교민들은 "중국은 수년 전부터 캄보디아 경찰과 공조해 자국민 대상 범죄 조직을 직접 단속해 왔지만, 한국 정부는 여전히 느리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은 2019년부터 캄보디아 정부와 협력해 현지 피의자를 송환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캄보디아 경찰과 함께 시아누크빌 한 리조트를 급습해 약 700명을 붙잡았고, 4월에는 130명을 송환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치어 퍼우 캄보디아 경찰청 차장이 지난 2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스캠(온라인 사기) 범죄 대응과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전담 경찰관) 설치 방안 등을 논의하기 앞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사진=경찰청 제공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지난 20일 치어 퍼우 캄보디아 경찰청 차장과 양자 회담을 진행, 양국 간 24시간 핫라인을 설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핵심 의제였던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처리 전담 경찰관) 구축은 합의하지 못했다.

지난 8월 깜폿주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경북 예천군 출신 대학생 박모씨(22) 시신에 대한 한국 경찰과 현지 당국의 합동 부검 결과 장기 적출 등 시신 훼손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시신은 두 달 넘게 프놈펜 턱틀라 사원 내 안치실에 보관돼 있었다. 유해는 21일 국내로 송환된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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